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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에서 온 편지 (2)

김달진

현재 김달진(가나아트센터 자료실장)님께서는 한 달간 프랑스 파리 씨떼데자르에 머물면서 미술관 순례, 작가 탐방과 영국, 이탈리아, 독일을 둘러볼 예정입니다.
가나아트센터는 1996년부터 국내 작가들의 국제적인 안목을 높이고 미술문화 발전을 도모 하고자 지원작가를 심사하여 파리 씨떼데자르 공간을 이용하도록 운영해 왔습니다. 이 곳은 한 작가가 6개월 정도를 사용하는데 그 동안 10여명의 작가가 지원을 받아오고 있습니다.


**대영박물관

시계를 잘못보아 샤워를 하고 나와 보니 그제야 3시20분. 워드작업하다 노트르담역으로 갔다. 로드역에서 내렸지만 노선을 몰라 어느 사람이 친절하게 유로스타 타는 곳까지 앞장서서 안내해주었다. 찾기가 어려웠을텐데 정말 고마웠다. 6시37분 새벽 기차라 좌석이 텅빈상태였다. 좌석이 가운데로 향해 놓여있어 우리가 앉은 좌석은 열차가 뒤로 달리는 셈이었다.

회색시트가 깔린 의자가 깨끗함을 더해주었고 천정에도 같은 색의 시트가 이어졌다. 짐 놓는 곳이 이중으로 밑에는 작은 짐, 위에는 큰 짐을 놓고 입구에 큰 짐을 넣을 수 있게 배려되어 있었다. 좌석별 작은 조명 장치가 있었고 앞의자에 붙어 있는 판을 내려 자기 앞에 책상처럼 활용이 가능하다. 이 유로스타는 프랑스 영국을 해저터널로 잇는 열차로 3시간 정도 소요된다. 차창 밖으로 이어지는 넓은 들판에 사진 속에 본 집 모양들이 스쳐 지나갔다.런던 워터루역에 하계훈씨가 소개한 홍영인씨가 나와 있었다. 그는 서울대 조소과와 동대학원을 나와 영국 골드 스미스에서 석사를 마치고 작품 활동을 하는 작가로 3년되었다고 했다. 우리나라나 미국과 다른 교육시스템이 마음에 든다고 말하며 물가가 파리보다도 비싸고 힘든다고 했다. 우리가 머무는 민박 집은 2존에 위치하고, 그곳에서 여장을 풀고 한국 사람들을 만나니 반가웠다. 전철의 지붕이 둥근 형태를 이루어져 원기둥이 이어진 것 같고, 좌석은 옆으로 놓여져 있으며 6명이 앉게 구별되어 있다. 가운데 통로 폭이 너무 좁아 중간에 사람이 서 있을 수 없다. 시내를 벗어나 교외로 빠지니 우리 시골역을 갈 때처럼 흔들리는 그런 기분이었다.

먼저 영국이 자랑하는 대영박물관을 갔다. 시내에 있었고, 길에서 박물관 중앙입구까지는 가까운 거리였다. 안내브러셔가 별도 없다고 해 방문가이드를 샀다. 대형 원형룸의 도서관 Reading Room은 그 자체만도 훌륭한 구경거리였다. 박물관의 구성은 3동으로 구획되고 총 94개 전시실을 가졌다. 소장 전시품은 이집트, 그리이스&로마, Ancient Near East, 유럽 중심에 아메리카, 아시아(한국, 일본)가 포함되었다. 자연채광을 활용하고 어떤 작품은 명제표에 점자표시까지 되어 있었고, 바닥에 고정명제표를 밖아 놓은 게 있었다. 17번방에는 그리이스 신전을 부분 재현해 놓음으로 규모를 짐작케 하였다. 신전의 기둥, 많은 대리석 조각, 이집트 조각품, 공예품...끝없이 이어지는 유물들의 보고였다. 관, 시체, 뼈까지 진열되고 화폐의 역사, 시계의 역사만을 모은 전시방도 있다. 의외였던 것은 유럽 미국 20세기 공예품을 작가사진까지 곁드린 작은 코너 전시방도 있다. 루브르박물관과는 달리 회화는 없는 셈이었다.

67번 방 The Korea Foundation Gallery는 입구에 현대작가 회화: 서세옥, 윤형근 / 판화:배운성, 박수근, 하동철 / 도예: 원대정, 김익영, 조정현, 신상호, 박영숙 / 서예: 서희환 작품이 전시되었다. 우리 미술의 역사를 시대별로 신라, 고려청자, 고려 금속공예, 고려 목판, 조선백자 등을 조금씩 선보이는 수준이었다. 이곳에 자금지원과 작품 몇점을 대여해준 한빛문화재단 한광호박사를 작은 사진과 함께 밝혀 놓았다. 유리창에 한옥 창살을 덧 부쳤고, 한쪽에 한옥 사랑채를 재현한 韓英室이 한국의 한 면모를 보여주었다. 92-94번방 일본은 훨씬 넓은 공간에 차와 관련된 것, 일본화 대형병풍을 수복과정을 함께 보여주는 것, 많은 우끼요에, 무사들과 관련된 것 등이었다. 특히 17세기 江戶시대 검은 진열장 2개에 12점이 놓여져 있으며 조명을 받아 섬뜩이는 칼날을 느꼈다. 관람을 끝내고 나올 때 내리는 비는 발 길을 재촉해 주고 있었다. [3월9일, 금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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