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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원로작가전(가칭)"을 개최하자

김달진


우리 미술문화를 활성화시키고 역량 있는 작가들의 창작의욕 고취를 위해 1995년 이래 매년 한 차례씩 올해의 작가전을 개최해 온 국립현대미술관은「2001 올해의 작가」로 권옥연(78세), 전광영(57세)을 선정하여 9월21일 발표했다. 올해부터는 국립현대미술관과 근대미술관 성격의 덕수궁미술관(분관)이 담당해야 할 전시성격에 맞추어, 중진작가 부문(59세 이하)에 전광영씨를 선정하여 과천 국립현대미술관(2001. 6.1-7.30 제2전시실 예정), 원로작가 부문(60세 이상)에 권옥연씨를 선정하여 덕수궁미술관(2001. 11.1-12.30 1,2전시실 예정)에서 각각 전시를 개최하기로 결정하였다.
2001 올해의 작가로 선정된 작가들은 그 동안 주목할 만한 작품활동으로 한국 미술의 발전에 지대한 역할을 한 작가나 국내외적으로 활발한 작업세계를 선보여 그 역량을 인정받은 작가들로 밝혔다.
우선 원로작가로 선정된 권옥연씨는 일본 제국미술학교를 나와 50년대 후반 프랑스 유학을 다녀온 서양화부문의 원로작가로 구상과 비구상을 넘나들었지만, 초기작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독특한 회색톤의 색감을 바탕으로 신비감과 초현실적 분위기의 화풍을 보여준 우리현대 미술의 선구자 중 한 사람이다. 최근 주로 발표하는 여인과 다소 이국적인 풍경의 작품은 애호가의 사랑을 받고 있다.
또한, 전광영씨는 빛에 대한 탐색시기를 거쳐 한약 봉지를 모티브로 한 미니멀하고 물질감이 두드러지는 독창적인 한지작업을 시도함으로써 그 세밀하고 구조적인 공정에 비해 작품에서 풍기는 한국적 정감과 여운은 신비스러운 동양 문화의 정수를 보여주고 있는 중진작가이다. 전씨는 미국 유학후 돌아와 1-2년에 한번 씩 개인전을 열어 왔고, 최근년 미국 아트페어에서 판매 성과가 좋은 작가로 알려졌다.
그 동안 전시를 가졌던 올해의 작가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95년 첫 해는 설치부문의 전수천(48세), '96년에는 무대미술가 윤정섭(46세), '97년에는 회화작업과 설치작업을 병행하는 황인기(46세), '98년에는 한국화분야의 원로인 권영우(72세), '99년에는 한국화 인물분야의 김호석(42세), 그리고 금년 2000년도에는 이영배(44세), 노상균(42세)이 선정되어 11월16일부터 전시를 가질 예정이다. 그러나 1996년 올해의 작가에 무대미술가가 선정된 것에 대해 미술계에 뜨겁게 거센 논란이 있었다. 이 건에 이례적으로 한국미술평론가협회(회장 오광수)에서 성명서까지 발표하고 '미술관이 순수미술에 대한 제 역할도 충분히 소화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미술'자가 들어가는 모든 것을 관장하겠다고 선언하는 것이냐' 에 국립현대미술관(관장 임영방)은 '미술관을 한정된 장르, 작가로 운영하는게 아니라 폭넓게 여는게 사회적 성격의 미술관 역할' 이라는 요지 였다. 여기에 1998년 선정된 70대 원로인 권영우, 금년에 프랑스에서 활동하고 있는 작가를 포함 2명을 뽑았던 것은 안배가 아니냐는 일부에서 이의 제기도 있었다.
그러나 올해의 작가 선정 소식에 미술계는 뜻밖이란 반응을 나타내고 있다. 1995년 처음 '올해의 작가' 제도를 만들었던 배경이 그 전까지 관행처럼 시행되던 '원로 작가 초대전'에 대한 비판 때문이었고, 이를 개선하기 위해 작품성으로 한국미술을 세계 화단에 빛낸 청년 작가들을 제대로 평가하자는 적극적인 뜻이 강했다. 하지만“이번 선정에서의 원로·중진 분리는 전시장 성격과 나이를 맞춘다는 명분을 내세웠지만, 과거로 회귀하는 개악 성격이 짙다”며 “왜 이 시점에서 겨우 5년 남짓 시행해 자리를 잡으려는 제도를 바꾸려는지 분명한 까닭을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미술관 쪽은 “상대적으로 활동이 줄어드는 원로들이 뽑히지 못하는 단점을 보완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보도되었다. <한겨레신문 9.25 >

이번 작가 선정은 개방형 임용관장의 외부에 드러나는 첫 업무인 셈이다. 한 해에 기간과 장소를 달리해 두 번의 올해의 작가전은 혼란스럽고 원로작가는 여건상 최근작만을 모아 보여주기가 어려울 것이다. 그렇다면 구작, 초기작, 대표작 등을 포함하여 보여주는 회고전 형식이 될 것이다. 그동안 올해의 작가전은 작가의 최근작 중심으로 보여주어 왔다. 올해의 작가는 처음 취지대로 중진 또는 젊은작가를 대상으로 하고 원로작가 부문을 별도의 기획전으로 분리하여 출발하는 것을 제의 한다. 이를 테면 '오늘의 원로작가(가칭)'로 그저 나이만 많다고 대접을 받으려는 원로작가가 아닌, 우리 화단에서 명성 뿐인 허상을 떠난 진정한 작품으로 평가한 작가를 선정하여 지표로 보여주자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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