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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미술계 이면 스케치

김달진


2000년 8.15는 우리에게 영원히 기억될 것이다. 남으로 내려오고 북으로 올라간 이산가족들은 그 날 오후 서울과 평양의 상봉장에서 서로를 부둥켜안고 반세기 이산의 아픔을 눈물로 녹였다. 나도 울고 너도 울고, 1,000만 이상가족도 울었고 7,000만 온겨레가 울었다. 보도되는 사진 한 장마다 가슴이 뭉클해졌는데, 앞으로 면회소 설치와 서신왕래 등이 이어져야 겠다.

서울 방문자 속에는 화가 정창모(68세) 씨가 포함되어 있어 많은 관심을 모았다. 그는 전주출신으로 1950년 한국전쟁때 월북하여 만수대창작사 소속으로 인민예술가로 성공한 작가이다. 여기에 맞추어 한겨레통일문화재단이 8월16일부터 22일까지 경인미술관에서 개최할 예정이었던 정창모개인전이 취소되었다. 주최측이 정씨의 개막식 참석을 위해 전시도록을 보여주었는데 몇작품이 자신의 작품이 아니라고 문제를 제기해 무산된 것이다.
신문마다 내용의 차이가 있는데 한겨레신문은 1면에 취소 사과를 알리고 대한매일은 8월17일자 25면에 '전시도록에 실린 50여 작품 중 6점만이 자신의 작품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로 보도했다.

이 작품들은 제3의 경로를 통해 입수한 것으로 밝혔졌는데 작가의 동의없이 비공식 채널로 추진 할 경우 많은 문제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 지난 봄 광주비엔날레 북한미술 특별전에 나온 김관호의 '홍경선' 등도 위작시비에 휘말리는 등 종종 있어 온 일이다. 그러나 그동안 문제가 진위 여부가 확인되지 않았던 반면, 이번에는 작가가 직접 진위를 판정함에 따라 파장이 크다. 현재 북한 미술품이 중국 경로로 많이 들어오고 있지만, 투명한 검증 절차도 없을 뿐만아니라 북한이 외화벌이 차원에서 미술품을 모사품도 양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어느 미술관은 진위가 문제시 되고 있는 북한미술품을 상설전시하고 있다.

월간미술 8월호 표지 2면에 실렸던 <유경채 5주기전 8.16 - 9.15 금호미술관> 전시가 취소되었다. 사연인즉 전시작품을 고루 갖출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1950 - 60년대의 구상, 반추상 계열은 공공미술관들에서 빌려온 7점이 전부였단다. 그러나 유족과 작품을 취급했던 화랑 등을 통해 그 정도 밖에 파악이 되지않은 것은 의문스러운 부분이다. 유경채는 1949년 1회 국전 대통령상을 수상했고 서울대교수로 정년 퇴임하였으며 창작미술협회를 이끌어오며 예술원회원으로 타계하였다. 일부 신문에 생전에 한차례 개인전을 치루었다고 했는데 1983년 개인전(화랑춘추), 같은 해 2인전(진화랑)에 이어 1990년 회고전 성격으로 현대화랑에서 전시를 갖고 도록까지 발간 한 바 있다.

시간을 내서 예술의 전당 <시대의 표현-눈과 손전> 및 <신화전>을 보러 갔다. <눈과 손전>은 사장의 인사말에는 '젊은 평론가 3인을 선정하여, 그들로 하여금 다시 참신한 작가들을 선발하게 하므로써... ' 등의 내용으로 의도한 전시성격을 이야기 하였다.

그러나 김정희(43세)는 미술사가이고 최태만(38세), 박영택(37세)은 미술평론가이다. 그런데 김정희가 선정한 작가는 80년대 민중미술의 50대작가 신학철, 김정헌과 40대 이종구의 여러 전시에서 익히 보아온 작품이 눈에 띄었다. 여기에 오상길의 비디오설치, 60대 금속공예가 작품, 독일에서 거주하는 작가, 한국화 작가 2명, 특정대 교수작가 4명 등을 포함한 모두 13명을 선정했다. 그중 2명은 출생년도도 조사를 못했는지 누락되었다.다양한(?) 작가군이 주제로 내세운 '미술가의 웃음과 비웃음'을 어떻게 표현했는지를 우둔한 관람객에게는 산만해졌다. 이는 20여년간의 경향을 한 틀에 담아내려는데 문제가 있어 보였다. 다른 기획자가 꾸민 젊은 작가들의 90년대나 금년 신작을 보여주는 점과 통일성도 없고 부조화를 이루었다. 이 전시에서 김동원의 관람객이 참여하여 완성되는 작품, 고명근의 지금까지 사진조각에서 탈피해서 신작인 플라스틱에 채색작품, 최우람의 서식지 등은 신선하게 다가왔다.

문화관광부는 지난 7월에 공모한 개방형 직위 국립현대미술관장에 현 오광수관장을 선정 8월18일 발표했다. _이번에 세 사람이 응모했는데 영어시험까지 보고, 이는 공정하게 치룬 것같지만 좋은 모양새가 아닌 것같다. 새로운 사실은 홍익대 미대 수학으로 만 알려진 오관장의 학력이 1984년 미국 패시픽웨스턴대 학사, 1986년 미국 패시픽웨스턴대 대학원 석사가 문화관광부 사이트에 첨부화일로 이력사항이 나와 있었다. 유일하게 인터뷰한 경향신문(8월22일) 내용 중 -국립현대미술관의 가장 큰 기능에 대한 질문에 ' 한국현대미술을 이끌어야 한다, 아시아 중심국으로서의 역할도 중요하다, 미술의 저변확대'로 밝혔다. -가장 어려웠던 일에 대해 '과거에 비해 관장의 영역이 크게 줄었다'는 구체적인 내용이 없어 독자는 오히려 궁금했다.

오랜만에 빈자리가 생겨 많은 관심 가운데 지난 7월에 치른 국립현대미술관 학예연구사 2명은 박수진(숙명여대 미술사학과 출신), 김경운(서울대 고고미술사학과 출신)으로 발표하였다.
이 시험은 특별채용으로 각 학교 추천을 받았는데 53명이 접수해 시험 당일에 10명이 결시했다고 한다. 초창기 공채 학예직들이 11여년만에 몇 명을 두고 국립현대미술관을 모두 떠났는데 외국 연수의 기회, 행정직보다 빠른 승진의 기회 등의 장점을 살려 이들이 자긍심을 갖고 미술관 기둥으로 성장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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