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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현대미술의 시원전''에서 아쉬움

김달진

국방부가 지난 5월 기무사를 외곽으로 이전한다는 최종 방침에 따라 그 곳에 국립현대미술관을 건립하겠다는 거론이 유력시 되고 있다. 과천의 국립현대미술관은 멀다. 한번 가려면 큰 마음을 먹어야 한다. 6월21일 서울대공원역에서 내려 자동발매기에서 700원짜리 티켓을 사고 순환버스를 탔다. 이 버스는 20분 간격으로 매시 정각, 20분, 40분에 출발한다. 오후 3시 40분차를 탔는데 혼자였다. 미술관 입장료 700원은 1996년 10월에 500원에서 인상된 금액으로 문예진흥기금이 포함되어 있으며 사립미술관 관람료 2천원에 비하면 낮다.

미술관 입구에서는 한국현대미술의 시원전을 알리는 깃발들이 꽂혀져 있었다. 신록의 짙푸르름을 나타내는 녹색계열의 깃발은 계절을 나타내는데 시원했다. 이 전시회는 7월27일까지 열리는데 한국근현대미술사 정리를 위한 기획전의 일환이다. 전시 구성은 해방이후 1950년대에서 1960년대 사이에 이루어진 추상미술을 비롯한 다양한 개성적인 양식적 시도와 집단적 미술운동 등 초기 한국의 모더니즘 미술을 유화, 수묵채색화, 조소 분야를 모두 포괄하여 조명하는 전시이다. 지난 3월 호암갤러리에서 열렸던 '한국과 서구의 전후 추상미술:격정과 표현전'에서 앵포르멜 한국 주요작가 25명을 미리 보여주어 김이 좀 빠진 셈이 되었다. 하지만 이 전시는 초창기 현대미술의 다양한 양상을 보여주는 113명의 200여점을 모은 대형 전시이다. 워커힐미술관 소장의 해당 좋은 작품들이 어떤 사유인지 전시장에 없어 아쉬움이 남는다. 상설전시장에 걸려있는 전혁림의 '화조도 1954년'도 전시 대상작이 분명한데 누락되었다. 이번 전시를 통해 평소 대하기 쉽지않은 한국화의 추상작품과 오브제 도입작품, 조소의 철조 용접작품을 만나는 것은 수확이다.

지금은 구상작품을 하지만 과거는 추상작품을 했던 작가의 색다른 작품도 볼 수 있다. 관람객들은 이런 추상화를 감상할 때는 화면에 대상이 없어 당혹스럽게 생각하는데 어떤 형상이나 메시지를 잡으려고 애쓰지 말고 물감의 두께, 색채의 배열, 혹은 캔버스 전체내의 균형 등 형식적이고 물질적인 측면에 주의를 기울여 그 감각적인 특성을 즐기려고 하는 것이 좋은 감상법이다. 그 당시의 암울하고 궁핍한 시대상을 알고 있으면 이해에 도움이 된다. 전시 브러셔가 국문판 외에 영문판이 준비되어 있었다. 전시 도록에 작가 약력을 보면 작고자를 현재 한국미협 고문(고화흠), 1976년 작고자를 생존작가로(장석수), 이름 한문오자 (이승택), 현재 교수로 재직하고 있는 몇 사람을 역임했다로 표기하는 등 너무 부실하다. 언제까지 시간이 없다거나 인턴의 핑계로 돌릴 수는 없지 않은가? 도록은 연구결과물이고 전시회의 얼굴이다. 전시장에 안내문이 있지만 부족하고, 연표, 당시의 팜플렛, 기사, 포스터, 사진 등 자료를 함께 보여주었으면 더욱 입체적인 전시가 됐을 것이다. 7월21일 학술행사로 김영나, 최태만 씨 발표가 예정되어 있다. 원형전시실은 외국작가 작품 중심으로 전시되고 현대미술사에 자리매김한 작가들이 많이 있었다. 그러나 작년에 작고한 세자르, 금년에 작고한 조지 시걸, 박현기가 생존작가로 되어 있다. 국립현대미술관은 교육의 장이기도 한데 이런 일도 바로 파악하여 표기가 요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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