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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회 오프닝 우아하게 즐기기 (상)

김달진

인사동 화랑가는 크기에 비해 대단히 많은 화랑들이 밀집해 있고 또 전시도 그만큼 많기에 한국 미술의 메카로 불리워진다. 이러한 인사동 화랑가는 매주 수요일 활기를 띤다. IMF체재의 어려운 상황 속에도 전시회는 꾸준히 열리기 때문이다.

미술은 주로 전시회를 통해서 창작내용을 사회에 알리게 된다. 작가는 자신의 전시에 많은 사람이 와서 작품을 보아주기 원하므로 전시기간을 알리는 초청장이나 팜플릿을 미리 발송한다. 그리고 당일 간단한 음식을 준비해 손님을 접대한다. 때로는 전혀 예상하지 않은 단골 불청객(?)이 우아하게 요기를 하고 사라지지만, 작가에게는 좋은 날이니 뭐라고 할 수도 없다. 대형전시회는 오픈 행사에 더욱 신경을 많이 쓴다. 미리 초청장을 보내고 전화로 참석여부를 확 인하고, 테이프 커팅 인사에게는 부탁해 승낙을 받아낸다. 테이프 커팅 인사는 국립현대미술관장, 한국미술협회이사장, 한국화랑협회회장 등을 필수로 생각하고 상황에 따라 문화부장관, 문화예술 진흥원장, 예술의 전당 사장, 예술원 회장, 원로작가 이대원, 김흥수 등을 선호한다. 예술계 주요 인사를 모시므로 그 전시회를 돋보이게 만들고 서로 만나 인사도 나누고, 안부를 묻고 눈도장도 찍는다. 순간 고급 사교장이 제공되는 셈이다.

그런데 대형전시회이건 대관전람회이건 그리고 초청받았건 우연히 갔건, 일반인들에게 오프닝 행사는 자못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최근 들어 이러한 의식을 만들어 가는 데에는, 어려운 미술도 작용했지만, 텔레비 젼 등 매체에서 왜곡되어 비추어진 화가들의 비정상적인 모습도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으리라 생각된다. 하지만 실상 화가들은 오히려 순수하고 겸손하고 또 가장 일상적인 생활방식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다. 다는 아닐지라도 내가 만난 화가들은 거의 그렇다. 그러기에, 앞서도 말했지만, 많은 화가들는 자신의 작품을 감상해주는 것에 대해 매우 고마운 마음을 가지고 있다. 전시회 오프닝을 우아하게 즐기는 방법 중 첫 번째는 ''당당한 마음''을 가지는 것이다. 전시회 오프닝은 말그대로 오픈된 행사다. 그리고 작품을 보아주는 당신이야말로 이 행사의 주인공이다. 그리고 차려진 음식을 맛있게 그리고 분위기를 맞추어 주면서 먹고 마셔주는 것도 예의다.

사실 오프닝이 어느 정도 무르익으면 누구나 먹는다. 작가도 먹고 평론가도 먹고 큐레이터도 먹는다. 조촘조촘 쌓여나가는 오프닝 행사 경험 속에 당신은 미술문화에 보다 한발 더 다가서고 있을 것 이다. 또한 작가에게 따뜻한 격려의 말도 잊지 않는다. 당신이 작가를 잘 모르듯, 작가도 당신에 대해 잘 모른다. 작품을 보고 참 마음에 드는 작품이네요 내지는 이런 색을 어떻게 생각하셨어요 같은 말은 작가에게 큰 힘이 된다. 그도 저도 할 말이 없으면 참 좋은 전시입니다. 수고 많이 하셨습니다라고 해보는 것은 어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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