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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잡지의 역사 100년을 읽다(4)

김달진

미술잡지의 과제

현재 발행 잡지 중 창간시기를 보면 가장 오래 된 SPACE, 월간사진1966년 창간하여 53년의 역사를 가졌으며 201912월호가 통권 SPACE625, 월간사진623호를 기록하고 있다.


미술잡지의 창간하는 사람은 누구인가? 어느 잡지 종사자가 독립하여 더 잘 만들겠다고 창간한 잡지로 미술세계에서 정종현이 미술21, 김남수가 아트코리아, 정영민이 한국미술, 김정희가 art plus, Art In Culture에서 왕인자가 CULTURE OCEAN를 창간했었다. 또는 기존 잡지가 다른 자매지를 창간하지만 단명했다. 미술가가 발행한 잡지로 화가 김홍년이 미술시평, 손교석이 아트라이프, 남궁원이 Artits서예가 박원규가 까마, 송용근이 묵가, 미술기획자 김찬동이 미술과 담론, 미술평론가 김종근이 Auction & Collector, 심상용이 contemporary Art journal, 사진평론가 김승곤이 사진비평, 진동선이 HOW PHOTO를 만들었다. 그렇지만 잡지를 잘 만들어보겠다는 의욕과 현실에서 경영은 쉬운 일이 아니라는 한계를 실감했다. 화랑에서 창간한 현대화랑의 화랑, 명동화랑의 현대미술, 선화랑의 선미술, 가나화랑의 가나아트, 후화랑의 해외미술, 부산 코리아아트의 KOREA ART도 있었다.

미술잡지사는 미술평론을 공모(계간미술, 미술세계, 아트인컬처, 미술평단)하기도 하고, 상을 제정하여 월간미술대상, 미술세계작가상을 시상하기도 하고, 공모전 및 기획전시를 운영하고 출판사업도 겸했다.

 

미술잡지의 경영은 힘들다. 제작비 투입에 비해 독자가 적고 광고확보도 어렵다. 게다가 전문지라는 특이성 때문에 구독해줄 독자는 일정규모를 넘지않는다. 기업광고는 받기어려우며 재정 안정성 확보는 물론 투자를 받기는 쉽지 않다. 언론 자유화이후 잡지등록이 쉬워져 그동안 많은 미술잡지들이 선보였다가 소리없이 사라져간 이유이다. 한마디로 미술잡지의 부침이 심하고 수명이 짧다. 정기간행물로 등록해 놓고도 발행일을 지키지 못하고 합병호를 내거나 건너 뛰기도 한다. 발행일을 지키지 못하고 나중에는 납본용 책만을 만들어 판권을 유지하는 잡지도 있었다. 서점에는 없고 잡지사와 작가 사이만을 오고 가는 잡지도 있어 창간한 지 몇 년이 지났는데도 미술인이 모르는 잡지들이 있었다. 어느 잡지사는 전시회 화집, 팸플릿 제작에서 수입을 얻어 잡지에 투자하는 악순환이 지속된다. 잡지를 바탕으로 전시회를 꾸미기도 한다. 발행목적이 전도되고 부실한 내용은 불신을 낳는다. 잡지의 내용적 특성도 없이 전시 팸플릿 짜집기를 해놓는 잡지도 있다. 그러나 미술잡지 중 질 낮은 잡지를 무조건 매도할 필요는 없다. 신문이 모든 전시회를 수용할 수 없고, 또 유수의 잡지에서도 다루어주지 않는다. 이런 작가군의 홍보와 정보 소통을 위해 그런 매체도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런 잡지도 수요가 있기에 지탱해 나간다.

 

스마트폰 시대를 맞이해 SNS를 비롯한 콘텐츠 플랫폼들이 유행처럼 바뀌어 간다. 그런 변화를 따라잡기 힘겨운 세대가 종이잡지와 신문 구독자로 남아 있을 뿐이다. 더구나 경제 악화, 미술시장의 불황은 미술잡지에 타격을 미친다. 발행인의 입장에서는 광고비없이 요청해오는 협찬이나 무료 광고의 요구, 잡지 무용론을 이야기하는 편견 타파가 과제이다. 미술잡지 자체는 이슈와 담론 제공, 좋은 작가의 발굴 및 작가론, 미술평론가에게 지면 제공 등으로 미술계를 선도하기를 요구받지만 현실은 녹록치 않다. 신문의 미술기사가 대형갤러리와 미술관의 전시 소개, 옥션 예고 및 결과 등에 종속되어가는 판국이다. 미술홍보지보다 공정하고 정확하며 성실한 글을 쓸 수 있도록 미술 저널리즘의 질적 향상과 올바른 비평적 토대가 마련되어야 한다. 잡지는 올바른 사명감으로 뚜렷한 방향과 성격이 드러나야 한다. 상업논리에 함몰되지 않게 미술생태계를 위해 미술잡지의 부흥이 필요한 시점에 직면해 있다.


최근에 한국을 대표하는 교양잡지 하나로 꼽는 월간 샘터가 내년 창간 50주년을 앞두고 201912월호를 마지막으로 폐간될 위기에 놓인 것이 기사 보도 이후 개인 격려금 및 후원금, 우리은행 후원에 힘입어 발간을 지속해 나가게 되었다는 소식을 들었다. 201911월호를 마지막으로 미래가 불투명해진 월간 미술세계소식과 대비해 본다.

()예술경영지원센터는 2018년부터 시각예술 비평가-매체 매칭 지원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처럼 공정하고 정확하며 성실한 글을 쓸 수 있도록 미술 저널리즘의 질적 향상과 올바른 비평적 토대가 마련될 수 있는 미술 전문지에 대한 지원이 더욱 절실하다.

 

: 이 글은 필자가 발표한 졸고 <미술잡지의 역사 60년을 본다> (미술 정기간행물 1921-2008 / 김달진미술자료박물관 발행 2008)를 바탕으로 수정, 추가 보완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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