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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달라져야 한다 - 언론기관 미술사업(1)

김달진

언론기관들이 주최하거나 후원하는 미술전시회가 늘고 있다. 웬만한 규모의 미술행사에 언론기관이 끼어있지 않으면 오히려 이상할 정도이다. 그만큼 언론기관은 매체가 가지는 파급력을 이용하여 성공적인 전시회를 뒷받침해 주고 있다. 그래서 대부분 국내의 유명작가전이나 유물유적전들이 이러한 전시회의 주종을 이룬다.
 
미술판에 뜨거운 매스컴 바람
조선일보사가 주최한 아! 고구려 전은 93년 11월 18일부터 12월 26일로 예정했던 것이, 연장되어 94년 1월 15일까지 국립현대미술관에서 49일간 43만8천8백10명이 관람하여 하루평균 8천9백55명이 입장했다. 그 여세를 몰아 대전 한림갤러리 36일간 13만1천여명, 광주 시립미술관 36일간 44만 9천여명, 인천 문화예술회관 34일간 57만2천여명, 부산 리베라백화점 42일간 1백50만5천여명, 대구 문화예술회관 38일간 47만4천여명이 관람해 2백35일간 총 관람인원은 3백58만여명이었다. 우리나라 총인구 가운데 12명중 1명이 관람한 셈이다. 또한 작년 11월부터 미국 피바디 에섹스박물관에서 소장하고 있던 100년전 한국풍물을 보여주는 유길준과 개화의 꿈 전을 국립중앙박물관에서 개최했으며 계속해서 인천에서 전시중이고, 금년에는 이승만과 나라세우기 전을 예술의 전당에서 가졌다.
한국일보사는 작년 창간 40주년기념사업을 내세워 줄리아나 아트갤러리의 호앙 미로 종합전 을 특별후원하였고 동아그룹과 중국 돈황대벽화전 을 주최했다. 이 전시회도 서울에 이어 대전․울산․부산․대구로 이어졌다. 또 금년 새로 1회 한국일보 청년작가초대전 개최를 발표했는데 이는 개인전 팜플렛을 토대로 평론가들이 작가를 선정하여 전시회를 열고 시상한다는 내용이다.
동아일보사는 작년 8월부터 진시황 서울전 을 주최하였는데,이 전시는 KBS문화사업단과 (주)거손이 주관하여 구 민속박물관에서 3개월 장기 전시회를 마치고 부산시립박물관, 광주시립민속박물관으로 이어졌다.
그 밖에 KBS는 지난 4월까지 4개월간 고구려특별대전 을 구 민속박물관에서 가졌고,삼성미술문화재단은 중앙일보와 KBS를 내세워 작년 앤디 워홀 전 , 금년 장욱진 전을 열고 있다. 중앙일보사는 MBC와 국립중앙박물관과 함께 알타이문명전 을 주최하고 (주)거손 주관으로 3개월간의 전시회에 돌입하였다.
한편 국립현대미술관은 93년 휘트니비엔날레서울전 을 조선일보사와 공동주최하더니, 작년에는 한국현대도예30년 전을 동아일보사와, 까르띠에재단소장품 전을 조선일보사와 가졌다. 예술의 전당 한가람미술관은 작년 조선일보사와 한국현대사진의 흐름 전․ 프랑스 현대유리공예 전․ 서울풍경의 변천 전을, 동아일보사와는 음악과 무용의 미술 전을 그리고 현재 조선일보사와 칸딘스키와 러시아아방가르드 전을 개최중이다. 한국미술협회는 서울국제현대미술제 를 한국일보사 그리고 MBC와 가졌다. 작년 월간 미술세계는 미술세계 선정작가상 을 마련하여 3명에게 창작지원금을 각 1천만원씩 시상한다고 발표했다.
이처럼 미술판과 그 전시를 매스컴에서 주도하는 현상황에서 한번쯤 미술계를 뒤돌아보고 오늘의 상황을 제대로 직시하는 것은 필요한 일이라 여겨진다.
 
외국작가 전시회를 주도
우리 미술계의 기획전시중 외국작가의 전시회도 역시 신문사에 의해 주도되었다. 해방후 본격적인 첫 외국작가 전시회는 1953년 서울신문사 주최로 덕수궁미술관에서 열렸던 벨기에 현대미술 전이 이었는데, 그후 60년까지는 외국전시가 흔하지 않았다. 그러다가 64년에 들어와 동아일보사가 주일브라질대사관과 협력하여 브라질현대판화전 을 열었고,이어 66년에는 중앙일보사가 유네스코한국위원회와 더불어 세계명화전 을 기획하여 인상파에서 현대작품까지 총 40명의 50여점을 선보였으며 이는 지방순회전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1970년대 들어오면 조선일보사에 의해 유럽 특히 프랑스미술이 본격적으로 소개되기 시작했다. 70년에 창간50주년을 맞은 조선일보는 그 기념으로 루브르미술관의 소장품이 포함된 현대프랑스명화전 을 열었는데, 여기에서는 43명에 달하는 작가들의 판화 111점과 타피스트리 20점이 한국관객에게 선보였다. 이어 프랑스현대유화전(71) , 샤갈특별전(71) , 밀레특별전(72) , 피카소특별전(74) , 인상파전(76) , 프랑스도예전(76) , 프랑스18세기명화전(77) , 프랑스미술 영광의 300년전(79) 등 10년간 9건의 전시를 계속해서 선보였다.
한편, 동아일보사는 현대독일미술전(72) , 미국판화특별전(72) , 다다 1916­66년전(73) , 여성­세계사진전(75) , 장대천초대전(78) 을 가졌고, 중앙일보사는 미국현대도자조각전(73) , 반 고흐와 네덜란드 명화전(79) 등을 마련했다.
1980년대 들어서 중앙일보사가 호암갤러리를 개관하여 본격적으로 미술전시회를 유치했다. 84년 아르누보명품전 을 시작으로 하여 독일현대미술전(84) , 루오판화전(85) , 부르델조각전(85) , 피카소걸작전(85) , 프랑스유리예술 100년전(86) , 아프리카미술전(86) , 뉴욕현대미술전(88) 등을 열었다. 그 중 뉴욕현대미술전 은 그동안 전시가 가졌던 유럽 일변도에서 과감히 탈피하여, 미국의 팝아트에서 뉴페인팅까지 14명의 70여점을 보여준 쾌거로 현재도 인식되고 있는데, 이 전시는 그 후 일본에서도 열렸다.
한편, 70년대 비교적 활발한 외국전시를 기획하였던 조선일보사는 80년대 들어서도 라울 뒤피명작전(85) , 로댕전(85) , 19세기 프랑스회화전(86) , 샤갈판화포스터전(88) , 독일 표현주의미술전(88) , 1960년대독일판화전(89) , 알프레드 마네시에판화전(89) 등을 열었다. 그리고 새롭게 서울신문사가 오트볼타미술전(83) 을 열더니, 이어 새사옥 개관에 맞추어서 프랑스 오늘의 작가 6인 초대전(85) 을 선보였고, 같은해 KBS와 공동주최로 앙리 까르띠에 브레쏭사진전 과 윌리엄 터너전 을 개최했다. 여기에 양 방송국도 뛰어들어, KBS는 82년에 피카소도예전 을, 84년에 피카소판화전 을 벌였고, MBC는 82년에 피카소걸작전 , 84년에 달리보석조각전 그리고 85년에 베르나르 뷔페유화걸작전 등을 열어 80년대가 70년대와는 다른 양상임을 확실하게 하였다.
1990년대 들어 외국작가전시회는 약간 주춤해지는 기색을 보인다. 그런 분위기에서도 중앙일보사는 90년에 일랴 하이니히전 ․ 소련현대미술전 ․ 서양회화명품전 을, 91년에는 에르미타쥬 서양명화전 을 가졌고, 92년 들어와서 호암갤러리가 신문사소속에서 삼성미술문화재단으로 인계되어 전시를 기획하게 되었다. 그리고 조선일보사는 90년에 미국추상미술의 신조류전 ․ 장 콕토전 ․ 호주원주민미술전 을, 91년에는 1950년대 독일판화전 스키타이황금전 을 열었다. 그런데 90년대 들어서의 이러한 신문사의 줄어든 전시횟수는, 이제 외국전시회를, 꼭 언론기관이 아니라도,각 미술관이나 화랑에서 할 수 있다는 전환의 기회로 되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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