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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도 새로운 전시공간 182개처, 역대 최고

김달진

*본 원고의 수치는 2012년 12월 31일 기준입니다.

서울아트가이드 2013년 1월호 발표 후 2개처 추가되었습니다.

 

2012년 한 해 동안 박물관, 미술관, 갤러리 등 전시공간의 변화를 조사한 결과 신규공간은 총 182개처가 새로 개관하였다. 미술시장 불황에도 2011년과 비교했을 때 6곳이 증가한 수치이다. 2011년 176곳, 2010년 144곳, 2009년은 99곳, 2008년은 143곳 2007년은 107곳으로 집계된 바 있다. 최근 10년간의 전시공간 변화를 살펴보면 전반적으로 미술시장 경기와는 다르게 상승선을 그리고 있다.


조사 방법은 서울아트가이드를 기초하여 기타 월간지, 일간지, 웹 검색 등을 통해 새로 생긴 전시공간의 정보를 입수했다. 공간의 성격에 따라 박물관, 미술관, 갤러리, 전시관, 대안공간 등을 기본으로 하고 전시장의 기능을 갖춘 갤러리카페, 아트센터, 체험센터, 기념관, 역사관 등도 포함했다.







전시공간의 지역별 분포를 살펴보면 전체 40%에 해당하는 72곳이 서울 지역에 집중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의 경우 구 단위별로 살펴보면 종로구가 약 40%에 해당하는 29곳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강남구(14), 용산구(7), 마포구(6), 서초구(5), 중구(4), 송파구(2), 구로구·동대문구·동작구·성동구·영등포구(1) 순으로 집계되었다. 2007년부터 강세를 보이던 강남구의 증가 수치는 다소 완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강남구 중에서도 열기가 높았던 청담동은 2010년 8곳, 2011년 9곳에서 2012년 3곳으로 급격한 감소세를 보였다. 경기 침체와 높은 임대료의 부담이 주변지역으로의 분산에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짐작할 수 있다.

서울을 제외한 지역별 분포도를 보면 부산(22), 경기도(17), 광주(14), 대구(8), 경남(8) 순으로 집계되었다. 2011년과 비교해 눈에 띄게 증가한 곳은 광주지역이다. 2003년부터 추진된 정부의 광주 아시아문화중심도시 건설사업이 2014년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완공을 앞두고 본격화되어 광주에 활기를 불어넣으며 궁동 예술의 거리를 중심으로 예향광주로서의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특기할 점은 다른 지역에 전시공간이 많이 늘어서 서울 집중현상이 완화됐다는 사실이다. 2007년부터 서울과 지역의 신규 전시공간 조사결과로 비율을 비교했을 때 2008년 서울 66% 대 지역 34%, 2009년에 60% 대 40%로 격차가 좁혀졌으며, 2010년에 51%대 49%로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하지만 2011년 지역이 59%라는 이례적인 비율로 나타나 전세가 역전되었고, 그 기세를 이어받아 2012년에는 지역이 60%로 전시 공간 수에서 우위에 섰다.






이 같은 결과는 정부가 지방 경제 활성화를 위해 추진하는 문화의 지방 분권화 프로젝트로 덕분에 그동안 지적되어 온 문화예술의 서울 집중 현상이 상당 부분 해소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만큼 지방은 서울과 비교해 역사, 문화적 가치를 지닌 공간을 기념관, 역사관 등으로 탈바꿈해 활용할 수 있는 콘텐츠가 풍부하기 때문으로 볼 수 있다. 또한, 서울의 전시개관율이 꾸준한 증가하던 추세에서 2008년을 정점으로 현저히 낮아짐으로써 상대적으로 지역의 비율이 높아졌다는 점도 간과할 수 없다.


월별로 살펴보면 10월(22)이 가장 많은 전시공간이 개관하였고 7월(21), 5월(19)과 6월(18), 8월(16) 순으로 조사되었다.
공간유형별로 살펴보면 전체 57%에 해당하는 106곳이 갤러리로 조사되었으며 박물관이 29곳, 미술관이 12곳 순으로 집계되었다. 이외에도 기념관(9), 복합문화공간(6), 아트센터(5), 전시관(4), 창작센터(3), 대안공간, 문화관, 역사관(2), 예술회관(1) 순으로 조사되었다. 미술관과 박물관은 서울보다 지역에서 활발하게 건립되고 있다.


지자체 지역 문화콘텐츠 특성화한 국·공립 박물관·미술관
지역의 역사를 담은 유물 및 문화콘텐츠 전시를 통한 관광홍보 성격을 가진 국·공립 박물관·미술관, 전시관이 많이 생겨났다. 대표적으로, 경기도 오산시는 산업시대에서 문화·예술산업시대로의 전환을 꿈꾸며 은계동에 문화공장오산, 전북 정읍시는 국립공원 내장산 진입부에 정읍시립박물관, 부산 영도구에는 국내 최초의 종합 해양문화 공간인 국립해양박물관, 부산시는 한국전쟁 당시 ‘부산 경무대’로 사용됐던 서구 부민동 대통령관저를 리모델링한 부산임시수도기념관 전시관, 전국 광역시 가운데 유일하게 시립박물관이 없었던 대전시가 유성구에 대전역사박물관, 강원도 인제군에는 (사)내설악예술인협회 회원 10명이 작품을 기증하여 개관기념전을 치른 내설악예술인촌공립미술관, 충남 아산시에는 한국 근·현대 외교의 변천과 아산의 국제 교류를 보여주는 한국외교사전시관, 경북 김천시는 옛 시립도서관을 리모델링한 김천시립미술관, 서울시 송파구는 한성백제사 연구와 2000년에 달하는 서울의 역사를 효율적으로 재조명하기 위한 한성백제박물관, 서울 종로구에는 옛 문화체육관광부 건물을 리모델링하여 개항기부터 오늘날까지의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국내 최초의 국립 근현대사박물관인 대한민국역사박물관 등이 개관했다.
지자체와 국가에서 건립한 국·공립 전시공간은 해마다 늘고 있는 추세이다. 그러나 이에 따른 부작용도 속출하고 있다. 전시공간의 상당수가 전시물 부족과 접근성 문제 등으로 제구실하지 못한 채 세금을 낭비하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막대한 예산을 들여 건립한 박물관의 하루 평균 관람객이 10명이 채 안 되는 곳도 있다. 졸속 건립, 부실한 콘텐츠 구성은 지양하고, 다양한 기획특별전과 프로그램으로 운영의 내실을 다져 지나가다 들르는 관람객이 아닌 일부러 찾아오는 관람객을 유치하는 데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기업 총수가 사비를 출연한 전시공간 및 기업 산하 전시공간
작년과 마찬가지로 기업과 예술, 예술과 경영이 사회적 트렌드를 넘어 시너지 효과를 창출하는 관계로 급부상하면서 기업 산하의 전시공간은 꾸준하게 증가하고 있다. 또한, 기업 운영자의 개인적인 관심과 경영 철학을 바탕으로 설립되는 경우도 있다. 경남은행은 창립 42주년을 맞아 창원시 석전동 본점에 지역민과 지역작가를 위한 무료전시공간인 KNB아트갤러리, AK플라자 수원점은 문화예술공간인 AK갤러리, 광주지역 중견기업인 진아건설은 진월동에 갤러리리채, 광주은행은 대인동 본점에 지역금융의 역사를 한눈에 엿볼 수 있는 KJB금융박물관, 영무건설은 전주 완산구 평화동 영무예다음아파트 내에 뮤즈 예다음 창작스튜디오, 명품 브랜드 베르사체는 성수동에 아뜰리에아키 인 베르사체 홈, 한국경제신문사는 한경갤러리를, 패션유통 전문업체인 슈페리어는 대치동 슈페리어타워에 슈페리어갤러리를, LIG손해보험은 합정동에 LIG아트스페이스 등을 개관했다.
도서출판 한길사의 김언호 대표는 30여 년간 모은 수집품으로 헤이리 예술마을에 한길책박물관을, 시몬느의 박은관 회장은 신사동 가로수길에 시몬느핸드백박물관을, 유니온약품의 안병관 회장은 이중섭의 <황소>를 비롯한 소장품으로 부암동 서울특별시 유형문화재 제26호인 석파정에 서울미술관을 개관했다. 부산에서는 미부주식회사 지영만 대표가 송도에 미부아트센터를 개관 피카소전시를 열었다.

때로는 보여주기식의 개관, 전문가가 없는 전시공간의 운영 등 문제와 한계에도 기업이 중심이 된 문화예술 활동은 앞으로 풍요로운 창작 환경과 인프라를 만드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리라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화랑가의 변화, 이전.폐관 전시공간
종로구는 여전히 화랑가 메카로서의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각종 전시를 주도하던 인사동의 화랑들이 주변 지역으로 이동하며 그 자리를 대신한 상업매장으로 정체성을 잃어가는 인사동에 인사동 미술문화 회복을 선언하는 대규모 전시장 아라아트가 들어섰다. 광주시립미술관은 사간동에 서울 분관 갤러리GMA를, 통의동에 갤러리메타포, 평창동에 갤러리평창동, 백자은갤러리 등이 개관했다. 본점을 두고 다른 지역에 분점을 잇달아 개관한 경우도 있다. 갤러리중은 서울 중구 청계천로에 본점을 개관하면서 서초구에 갤러리중 반포점과 경기도에 갤러리중 부천을, 헤이리에 갤러리이레는 동작구에 갤러리이레 대방점을, 수유동에 갤러리자작나무는 사간동에 분관을 개관했다. 12월에 서울 용산에서 개관한 갤러리101은 국제갤러리와 오페라갤러리에서 일했던 서른아홉 동갑내기 갤러리스트 이승민 정혜연씨가 동업으로 개관하여 화제를 모았다.


이전한 화랑으로는 청담동에 ABLE FINE ART NY GALLERY(Seoul)가 종로구 화동으로, 사간동에 있던 갤러리베아르떼가 익선동으로, 청담동 네이처포엠에 있던 오페라갤러리가 도산대로로, 경기도 수원시에 갤러리제이앤제이가 비앙갤러리로 명칭변경을 하고 청담동으로, 안국동에 갤러리송아당이 사간동으로 이전했다.

 

경기침체와 미술 시장의 불황 등 재정난으로 폐관하는 공간도 늘어나고 있다. 6월에는 대구시 동구 봉무동에 갤러리이시아, 8월에는 2005년 개관이래 고미술에서 현대미술을 아우르며 폭넓은 전시를 보여줬던 가회동 청남문화원에 북촌미술관이 폐관했다. 9월에는 평창동에 아트라운지디방, 11월에는 인사갤러리 청담점인 인사갤러리C가 문을 닫았고, 리안갤러리_창원이 리안갤러리 서울점과 통합하면서 폐관했다. 12월에는 16년간 한국야쿠르트 잠원동 사옥 내 문화 공간으로 자리매김했던 갤러리우덕이 아쉽게도 문을 닫았다.  국내 최초 청동기시대의 논 터가 대량으로 발굴된 곳에 2002년 건립된 울산 옥현유적전시관이 개관 10년여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전시관을 찾는 관람객이 급감한데다 문화재청에서 유적 해제 조치가 내려져 폐쇄 결정이 났기 때문이다. 부산에서 화랑의 역사를 대변하던 공간화랑도 서면점을 닫고 해운대점만을 운영하게 되었다.

2013년에 대한 기대
2012년 미술 시장을 정리하면 화랑 전시의 판매 저조 때문에 메이저급 미술관 전시만이 부각되고 나머지는 뚜렷한 기획전 없는 상설전으로 버티며 몸 사리기에 들어갔다. 특히 2012년은 국제적인 비엔날레가 각 지역에서 개최되어 활기를 찾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결과적으로 2010년보다 감소한 관람객 수와 기대치에 못 미치는 성과로 시장에 변화를 가져오지는 못했다. 2013년 미술 시장 초미의 관심 키워드는 미술품 양도세 향방이다. 실질적으로 개점휴업 상태인 미술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화재로 인해 완공이 미뤄진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도 올 하반기에 개관할 예정이다. 여러 악재로 다사다난했던 미술계가 2013년에는 기지개를 켜길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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