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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평│김은지展 / 디지털과 최신 유물

김성호

평가: 김은지 개인전 - 디지털과 최신 유물

 김성호(Kim, Sung-Ho, 미술평론가)

(아트 프로젝트 평가 의견)
이 사업은 작가 김은지의 개인전(2019.5.25.~2019.11.30., 오픈 스쿨)과 예술가 7인이 함께 참여하는 전시 연계 워크숍(11월 9일(토), 15시)과 아티스트 토크(11월 17일(일) 16시-18시)로 구성된 아트프로젝트였다. 이 사업은 평소 로우테크(low tech)의 도자와 하이테크(high tech)의 디지털 기술을 접목하는 작업에 매진해 온 작가 김은지의 개인전으로 꾸며졌는데, 4차 산업혁명을 재해석하는 방식으로 ‘도자를 통한 유물 제작’을 선보이고자 했다. 다만 애초의 이 목적이 잘 해석되었는지는 의문이다.
개인전 키워드였던 4차 산업혁명, 유물, 도자+가마신 중에서 유독 ‘도자+가마신’에 집중했던 측면이 강하기 때문이다. ‘도자 매체’로 ‘현대 유물’을 제작하는 미술 작업 취지는 개인전에서 일정 부분 드러나나 4차 산업이라는 화두는 그다지 부각되지 못했다. 김은지가 고려하는 4차 산업혁명은 전통 장작 가마가 아닌 전기 가마를 상정하고 있다는 점에서 다분히 사업의 목적의식만이 앞서고 사업이 구체화되지 못한 측면이 있다. 최근의 도자는 산업화의 측면에서 디지털 작업을 거치는 것이 보편화되 상태로 발전해 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단순히 전기 가마를 오늘날 회자되고 있는 4차 산업혁명의 키워드로 해석하는 것은 다소 무리다. 전기 가마를 통한 도자 작업은 오늘날 작가 김은지의 작업에만 해당되는 것은 아닌 까닭이다.
이러한 차원에서 사업 목적을 실현시키기 위해서 작가가 선보인 전시는 일정 부분 목적을 성취하고 있기는 하나, 사업 계획 대비 만족할 만한 수준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애초의 사업명은 <디지털과 최신 유물>이었으나, 실제 사용된 전시명은 <의심 이미지>였다. 디지털이라는 화두가 탈각된 셈이다. 작가의 도예가로서의 특성과 장점은 잘 활용되고 도예가로서의 역량 강화 측면에서의 긍정적인 평가가 가능하겠으나 그것이 성과의 달성 측면에서의 보통 수준의 평가가 가능하다.

 

(지역 기반 프로젝트 평가 의견)
작가의 지역에 대한 관심은 특수한 영역의 것이 아니다. “지역 주민인 작가의 특성을 반영하여 맹목적인 서울 전시에 의문을 제시, 지역적 함의를 담은 전시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사업 계획에서 밝히고 있듯이, 사업 해당자가 고려하고 있는 지역성은 서울에서의 전시가 아닌 안양에서의 전시 정도의 함의로 국한된다.
다만 지역 주민의 문화예술 향유 기회 제공의 차원에서는 워크숍이나 아티스트 토크를 통해서 그 장을 일정 부분 열어두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가 가능하다. 다만 그것의 실현의 차원에서는 좋은 평가를 받기 어렵다. 아티스트 토크에는 참여 예술가 외 소수의 관객만이 참여했을 따름이다.

 

(프로젝트 운영 평가 의견)
애초의 사업 목적이었던 “도자 작업을 제작, ‘유물’로 가치를 인정받아 박물관에 전시되는 구성을 계획하는 개인전”은 제대로 실행되지 않았다. 그보다는 개인전 키워드였던 4차 산업혁명, 유물, 도자+가마신 중에서 ‘도자+가마신’에 집중하는 전시와 워크숍을 구현했다. 아티스트 토크 역시 가마신에 관한 스토리텔링과 의미에 대해 집중했다. “신에게 이 전시를 바칩니다”라는 제목의 전시 취지문에서도 이러한 내용이 강조되었다. “오픈스쿨이 가지고 있는 의미를 확장하여 새로운 박물관 공간을 구성하여 설치할 계획'은 제대로 실현되지 못하고 부수적인 주제가 극대회된 사업이 되었다는 평가가 가능하다. 그런 면에서 이번 아트프로젝트는 계획 대비 실현 정도에서 좋은 평가를 받기 어렵다.
홍보 역시 계획 대비 제대로 실천되지 못한 측면이 있다. 홍보 효과 역시 미미하였다. 아티스트 토크에는 참여 작가 외에 5명도 채 되지 않은 관객만이 참여했을 따름이다. 다만 아티스트 토크를 진행했던 사업자의 매끈한 진행과 가마신에 대한 연구와 성찰은 돋보이는 지점이 있었다.
한편, 비평가에게 비평을 의뢰하고 참여시키는 계획은 실현되었다. 창작에 비평이 개입하는 계획은 평가에 호불호가 있더라도 필히 참여될 필요가 있는 것으로 긍정적인 평가가 가능하겠다.



 
(종합 의견)
이 예술프로젝트는 ‘4차 산업 혁명 + 유물 + 도자 + 가마신’이라는 키워드를 조명하는 작가 김은진의 개인전과 부가되는 워크숍과 아티스트 토크로 구성된 사업이다. 교부신청서의 사업명이 <디지털과 최신 유물>이었으나, 실제 사용된 전시명은 <의심 이미지>였다. 디지털이라는 화두가 탈각되고 가마신이라는 화두가 전면에 등장한 사업이 되었다. 아울러 4차 산업혁명을 전통적인 장작가마가 아닌 전기가마를 사용하는 것으로 국한해서 해설하는 작가의 사업 취지의 정당성도 미약하지만, 그것을 구현하는 유물식 전시 방식도 효과가 미미하였다. 오픈 스쿨의 전시 공간을 극대화하는 공간 연출 방식이 제대로 구현되지 못했다.
지역에 대한 고민은 ‘서울이 아닌 안양에서의 전시’라는 점이 유독 강조되었을 뿐 지역 문화예술 활성화 차원이나 지역민의 소통에 대한 계획과 실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 도자 예술의 대중화와 새로운 담론을 모색하는 이 사업이 ‘4차 산업혁명과 가마신, 유물로서의 도자’라는 애초의 사업 계획을 실행 단계에서 ‘도자 가마신’이라는 방향으로 많은 부분 변경함으로써 신선한 예술적 주제를 내세우고 있음에도 부정적인 평가에 이르게 한 것으로 판단한다.
 
출전/
김성호, 「평가: 김은지 개인전 - 디지털과 최신 유물」, 전시평, 『2019년 경기예술활동지원 - 예술찾기』, 경기문화재단/안양문화예술재단, 자료집, 2019
(김은지 개인전 - 디지털과 최신 유물, 2019. 5. 25 ~ 11. 30, 안양 오픈스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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