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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론 일반│토론문_융복합예술의 현황과 전망IV

김성호

토론문


김성호(미술평론가)

박은주 부회장님께서 주신 아래의 문제제기들을 통해서 융복합예술 개념과 관련한 저의 논의를 검토해보고자 합니다.  

1. 기본개념의 정리 : 김성호 (5분)
①- 종합예술과 통합예술은 다른가?             
②- 통합예술과 복합예술은 어떻게 다른가?
③- 복합예술과 다원예술은 다른가?             
④- 복합예술과 융합예술은 어떻게 다른가?
⑤- 통섭예술과 융합예술은 다른가?  
- 지정토론자 질의와 답변 및 의견개진(5분)       
- 일반 질의와 답변(5분)
 

①- 종합예술과 통합예술은 다른가?
제게는 토탈아트(=종합예술)와 현대예술(=통합예술)에 대한 질문처럼 보입니다. 
즉 장르의 문제에서 예술이 다른 것들과 분권화되기 이전의 토탈아트(=종합예술)과 분권화된 된 근대예술(=장르별 예술), 그리고 분권화로부터 다시 통합을 시도한 현대예술(=통합예술)로 개념 해설이 가능해 보입니다. 
토탈아트(=종합예술)란 무용, 음악, 공연, 미술, 체육, 삶, 종교 등이 분리되지 않았을 뿐 아니라 분리에 대한 인식조차 무의미했던 원시 시대의 '총체적 예술'로 볼 수 있겠으며, 통합예술이란 장르별 분권화가 일어난 근대예술(=장르별 예술)다시 통합되는 현대예술(=통합예술)로 정리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따라서 저의 견해로는 양자는 결국 근본적으로 다른 개념으로 정리가 가능하겠습니다.  


②- 통합예술과 복합예술은 어떻게 다른가?
저로선 두 개념이 어떻게 다른지에 대해서 설명할 수 없습니다. 
두 개의 다른 표기는 결국 동일한 콤플렉스(complex)라는 용어로 만난다고 생각합니다. 분리에 대한 합(合), 이산(離散)에 대한 결집, 해체에 대한 회복과 같은 의미의 영어 '콤플렉스'는 한글의 '통합'이나 '복합'과 같은 개념으로 정리될 수 있는 것으로 생각합니다.  
이러한 차원에서 '통합/복합'은 미술사가 크라우스(R. Krauss)가 그녀의 논문 '확장된 영역에서의 조각'에서 사용했던 '콤플렉스(complex)'의 개념과 같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아래의 크라우스가 만든 그림을 보면, 맨 아래 조각(sculpture)이 비풍경(not-landscape)과 비건축(not-architecture)을 만나 최종적으로 풍경(landscape)과 건축(architecture)으로 확장하는 단계를 설명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그림에서 이 단계를 풀이하는 맨 오른쪽 상단의 '통합/복합(copmplex)'이란 용어를 유념하여 살펴보면 될 것 같습니다. 
따라서 저는 양자를 결국 같은 개념으로 보고 있습니다.  


③ 복합예술과 다원예술은 다른가?             
저는 두 개념이 동일하게 현대예술을 지칭하는 용어이지만, 개념의 근원은 다른 곳에서 출발하고 있는 것으로 생각합니다. 
복합예술은 앞서 ②항에서 살펴본 대로, 장르별 분리로부터 실행된 통합 개념, 즉 공간 개념이 시간 개념 속에서 진보적 진행을 해 온 '현대예술'을 지칭하는 것이지만, 다원예술은 양자의 발전적 개념이 끝나는 곳에서 잉태한 '현대예술'을 지칭한다고 생각합니다. 
달리 말해 '복합예술'이란 현대에 이르기까지 진행되어 온 분리된 것들의 재회(再會)이자 뒤섞임의 현대예술이지만, 아서 단토(A. Danto)의 견해 식으로 '다원예술'은 '복합예술'이 완성되는 시점에서 '거대 서사(master narrative)의 종말'을 선언한 현대예술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일견 복합예술 뒤에 다원예술이 오는 순차적 개념으로 인식되기도 합니다만, 그러한 차원이기 보다는 본질적으로 양자는 다른 패러다임 속에서 정의되는 예술개념으로 생각합니다. 즉, 족보/계보가 있는지 혹은 없는지에 관한 패러다임 말입니다. 
따라서 '복합예술'은 족보/계보를 인정하는 현대예술이지만 '다원예술'은 족보/계보와는 무관한 채 언제나 동시대를 지칭하는 현대예술이라고 정의할 수 있겠습니다.  
 


④- 복합예술과 융합예술은 어떻게 다른가?
복합예술(complex art)과 융합예술(fusion art, convergence art)은 용어가 다르지만 같다고 해도 무방할 만큼 유사한 개념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차이를 이야기해야만 한다면,  복합과 융합이라는 일련의 과정이 야기한 '예술(품)의 결과적 상태'에 관한 문제일 것입니다. 예를 들어 '복합예술'이란 결과를 기대하지 않는 그저 '다른 것들의 뒤섞임과 통합'을 의미한다면, '융합예술'은 그 뒤섞임의 결과가 '어떤 새로운 성질과 상태로 발현되길 기대하는 통합'을 의미하는 것으로 나누어 생각해볼 수 있겠습니다. 
예를 들어 아래는 제가 최근에 발표한 한 논문에서 사용한 비유입니다. 
아래 그림은 피상적으로 보면, '①짬자면'은 복합예술, '②비빔밥'은 복합예술/융합예술, '③폭탄주'는 융합예술로 구분한 것처럼 간주되지만, 제가 제기하는 문제 인식은 따로 있습니다. '무엇이 복합이고 융합이 아니며, 무엇이 융합이고 복합이 아닌가'라는 문제제기 말입니다. 세 경우 모두 어떤 것은 복합예술이고 어떤 것은 융합예술이라고 정의하기는 어렵기 때문입니다. 
제가 생각하는 융복합예술에서의 관건은 세 경우와 완전히 다른 모델에 관한 것입니다. 즉  융복합예술의 새로운 과제란 '예측 불가능한 융복합의 결과'를 기대할 수 있는 무엇이 되어야만 하지 않을까 하는 것입니다. 폭탄주가 맥주와 양주가 만나 새로운 술을 만들어내지만 그것은 이미 예측 가능한 것이기에 우리가 기대하는 융복합의 미래적 과제에는 조금 미흡한 모델일 것입니다. 그렇다면 그것에 관한 새로운 모델이 '따로국밥'이 될 수 있을까요? 그것이 무엇인가에 관해서는 다른 토론자들께서 의견을 주심이 더 낫겠습니다. 

                
                 ①짬자면                        ②비빔밥               ③폭탄주



⑤- 통섭예술과 융합예술은 다른가?  
'통섭'이라는 용어 자체가 윌슨(Wilson)의 컨실리언스(Consilience)를 번역하면서 최재천이 만든 '작위적 합성어'인 탓에 통합이든, 복합이든, 융합이든, 모든 용어와 만나는 개념으로 사용될 수 있겠습니다. 다만 통섭이란 용어가 과학이 중심이 된 대통합을 대외적으로 천명하고 있지는 않지만, '과학적 환원주의'를 내심 의도하는 바가 있었다는 것을 생각해볼 필요가 있겠지요. 반면 융합은 과학 혹은 예술 등의 주도권의 주체가 누구인지에 관한 것에는 관심이 없는 개념이라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양자는 용어의 기원은 다르지만 같은 개념으로 사용되고 있다고 생각됩니다. 즉 통섭예술, 융합예술 양자 모두 오늘날에는 민주적이고, 네트워크적이고 비선형적인 '융복합'을 의미하는 말로 사용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

출전/
김성호,「토론문」, 『계간 예술문화비평』, 특집1 융복합예술의 현황과 전망IV -융복합예술의 이론적 준거를 위한 대토론회,  제12호 봄,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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