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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론 일반│이원일의 큐레이팅에 있어서의 제4세계론_탈식민주의를 중심으로(개요)

김성호

이원일의 큐레이팅에 있어서의 4세계

- 탈식민주의를 중심으로




김 성 호(미술평론가)




. 서론

. 아시아인이라는 타자와 탈식민주의

. 아시아현대미술과 탈식민주의: 2개의 전시로부터

. 탈식민주의의 실천: 전유와 경계에서의 번역

. 탈식민주의의 실천: ‘동질의 세계화에 대항하는 가산혼합으로서의 전유

. 4세계론의 실천: ‘다맥락성터무니없는 시공간

. 결론




I. 서론

본 연구는 고 이원일 큐레이터(1960. 11. 2. ~ 2011. 1. 11.)의 생전의 전시기획을 연구한다. 이 논문은 특히 연구자가 이미 한 차례 발표한 바 있는 한 연구를 잇는 후속편이자, 이원일의 실제적 큐레이팅을 구체적으로 분석하는 최종 연구의 바로 전 단계로 기획된 것이기도 하다. 이전 연구는 이원일의 큐레이팅에서 실제로 실현된 적 없었던 주제인 ‘창조적 역설’을 전체 큐레이팅을 관통하는 주요한 주제의식으로 살펴보는 기획이었다. ‘창조적 역설’이란 주제는 그가 2009년 모마(MoMA/뉴욕PS1)의 아시아현대미술전시였던 ≪스펙터클(Spectacle)≫전에서 선보일 주제의식이었으나 기금 조성과 후원자 확보의 문제로 전시가 연기됨으로써 끝내 실현되지 못했는데 연구자는 이 개념을 상기의 논문에서 그의 생전의 큐레이팅을 관통하는 거시적 주제의식으로 분석, 평가했다. 
이원일의 큐레이팅과 관련하여 두 번째가 되는 이번 연구에서는 그가 아시아인의 정체성으로서 해외의 국제전을 기획하는 가운데 필연적으로 맞닥뜨렸던 탈식민주의(Post-Colonialism) 담론에 대한 그의 ‘인식과 주제의식’ 그리고 ‘실천적 큐레이팅 방법론’이 무엇이었는지를 탐구한다. 그는 생전에 한국인 혹은 아시아인이라는 자신의 정체성을 세계무대에서 큐레이팅으로 문제제기하면서 한국과 아시아 작가들을 해외에 소개하는 일에 주력해왔다. 그의 활동 시기에 국내에서도 논의되기 시작한 세계화(globalization)를 대면한 탈식민주의 담론과 그만의 독자적인 해석은 그의 큐레이팅을 유지하는 주요한 문제의식이었다. 
연구자는 그의 탈식민주의적 큐레이팅의 실천이 도달한 지점을 ‘제4세계(The fourth World)’로, 그것에 관한 개념을 ‘제4세계론(The fourth World theory)’로 정의하고 그것에 이르는 과정을 탐구한다. 이러한 연구의 목적을 위해서 ‘아시아 중심의 국제전’과 ‘국제전에서의 아시아적 주제’를 두루 아우르면서, 그가 기획한 국제전을 면밀히 살피는 한편, 그가 작성한 전시 카탈로그 서문, 인터뷰 내용들을 검토할 것이다. 그럼으로써 그의 큐레이팅에 담긴 ‘제4세계론’이 구체적으로 무엇인지, 또한 그것이 어떻게 탈식민주의 담론과 관계하는지, 그것의 영향 관계는 어떠한지를 살펴볼 것이다. 마지막으로 이러한 주제의식이 그의 큐레이팅에서 구체적으로 어떻게 구현되었는지 면밀히 살펴볼 것이다. 
이러한 연구 과정을 통해 본 논문이, 그의 큐레이팅에서 차지하는 ‘제4세계론’이라는 주제의식이 어떠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지를 살펴보는 일과 그것이 오늘날 전시기획의 장에서 어떠한 의미론적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를 심층적으로 연구하는데 있어, 소기의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본론 생략)


이원일, 2007, ZKM



VII. 결론

우리는 지금까지 이원일의 큐레이팅에 있어서의 탈식민주의적 실천이 본 연구자가 정의하는 ‘제4세계론’으로 종착하고 있는 과정들과 더불어 그것이 연계하는 개념들을 여러 차원에서 살펴보았다. 
이원일이 실천하고 있는 탈식민주의의 방법론은 서구로부터 착색된 ‘타자로서의 아시아(인)’이라는 개념을 벗겨내고 아시아가 스스로 주체가 되는 독자적인 정체성 규명에 대한 작업으로부터 시작된다. 초기 큐레이팅에 나타난 ‘아시안 네트워킹’이라는 ‘서구에 대한 단순한 저항의 논리와 실천’으로부터 시작된 그의 탈식민주의 관점은 이내 저항보다 화해, 균형이라는 관점으로 서구/비서구, 문화식민자/문화피식민자의 경계를 와해시키는데 집중되었다.
우리는 그가 독자적으로 찾아 나선 모던 이전의 아시아 본연의 정체성을 ‘혼성’으로 규정하고 논의를 전개했다. 이원일은 동질화를 목적으로 한 ‘세계화’의 숨은 주체를 ‘초국가적 자본주의’라는 가면으로 파악하기보다는 ‘자본이 풍부한 서구적 실체’로 파악한다. 이것에 저항하는 그의 탈식민주의 실천이란 ‘동질화를 도모하는 세계화’를 흩뜨려 놓는 ‘혼성’을 실천하는 것이었다. 즉 그의 큐레이팅은, 서구의 동질화의 전략 자체를 ‘다원주의의 용인’이라는 이름 아래 벌어지고 있는 후기식민주의, 신식민주의에 다름 아닌 것으로 밝히는 실천이었다. 바바(Homi K. Bhabha)가 탈식민주의 실천으로 제시한 ‘혼성성(hybridity)’은 그런 면에서 그의 큐레이팅에서 하나의 실천적 강령이었다.  
이원일의 큐레이팅에서, ‘다문화성, 혼성의 지형도, 문화혼성, 접지, 통합’ 등 무수한 개념들로 나타나고 있는 ‘혼성’에 관한 구체적인 실천적 전략으로 우리는 그의 빛의 생산적인 혼성인 ‘가산혼합’의 개념을 살펴보았다. 아울러 우리는 여기에 에쉬크로프트(Bill Ashcroft)와 동료들의 탈식민주의적 실천 개념인 ‘전유’를 투영해 보았다. 이러한 방식의 연구는 식민종주국의 언어를 사용하되 그것을 해체, 재구성하는 방식으로 식민종주국의 지배이데올로기를 해체하는 ‘전유’가 이원일에게서 탈식민주의적 실천 전략으로 사용되고 있음을 주장한 것이었다. 덧붙여 우리는 이러한 이원일의 글로벌 큐레이팅 전략이라는 것이 본질적으로 ‘서구에게 비서구를 서구의 언어로 소개’하는 탈식민주의적 실천으로서의 번역 행위에 다름 아님을 주장하였다. 
한편, 우리는 서구/비서구, 문화식민자/문화피식민자의 대립의 경계 위, 혹은 경계 언저리에서 펼쳐지는 무수한 가능성의 시공간, 즉 다맥락성의 시공간을 통해서 그가 종국에는 ‘터무니없는 시공간’에 대한 관심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살펴보았다. 우리는 이원일의 이러한 실천적 전환점을 사회경제학적 관점의 개발도상국이라는 개념으로부터 탈주하면서 사회학적 ‘다맥락성’과 물리학적 ‘덧차원(extra dimension)’이 결합된 ‘제4세계’로 정의하고 그것의 ‘유토피아적 융합의 시공간’으로서의 탈식민주의적 의미를 탐구했다. 이원일의 ‘터무니없는 시공간’을 재해석한 우리의 논의인 ‘제4세계’는 그의 큐레이팅에 있어서 ‘우주 공간에서의 전시’라는 상상기획으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그에게 매우 주요한 주제의식임을 밝혀내고자 했다. 특히 우리는 이 부분에서 서구 미술현장에서 아시안 큐레이터로서 경험해야만 했던 여러 가지 고충들이 현실적 장벽으로부터 탈주하는 비현실적인 다맥락성의 공간인 ‘제4세계’에 이르게 한 것으로 파악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상기한 논의들이 도달시킨 우리의 결론은 이것이다. 
우리의 논의에서 ‘제4세계론’이란, 그의 큐레이팅 맥락이 외부의 문제로부터 내면의 문제로, 이상의 문제로부터 경험의 문제로 이동하는 차원에서 고안된 그의 소주제 ‘터무니없는 시공간’을 재해석하는 우리의 작명이다. 그것은 탈식민주의에 대한 이상론이 이원일의 후기 큐레이팅 실제에서 변형되고 일부 신비화되는 방향성으로 전환되고 있는 한 지점을 지칭한다. 이 지점은 연구자의 분석에 따르면, ZKM에서 ≪미술의 터모클라인: 새로운 아시아의 물결(Thermocline of Art: New Asian Waves)≫전을 기획했던 2007년 전후로 판단된다. 이러한 방향 전환은 그를 저항과 극복이라는 논리로부터 화해와 평등을 주장하는 새로운 아시아적 주체의식을 견지한 탈식민주의 큐레이팅의 실천자로 정초시키면서도 ‘포스트모더니즘의 자유주의적 다원주의자’로, 근본적으로는 휴머니즘 옹호자로 정초시키는 또 다른 계기가 되기도 한다. 결론에서의 우리의 마지막 문제의식은, 이원일에 관한 세 번째 논문이 될, 그의 큐레이팅을 실제적으로 분석하는 또 다른 연구에서 진행할 것을 기약한다. 




국문 초록

본 연구는 연구자의 기발표 논문인 '이원일의 큐레이팅 연구-창조적 역설(Creative Paradox)'을 잇는 후속편이다. 이 연구는 고 이원일 큐레이터(1960-2011)가 아시아인의 정체성으로서 해외의 국제전을 기획하는 가운데 필연적으로 맞닥뜨렸던 탈식민주의(Post-Colonialism) 담론에 대한 그의 ‘인식과 주제의식’ 그리고 ‘실천적 큐레이팅 방법론’이 무엇이었는지를 탐구한다. 연구자는 그의 탈식민주의적 큐레이팅의 실천이 도달한 지점을 ‘제4세계론’으로 파악한다. 이러한 결론에 도달하기 위해서 연구자는 ‘아시아 중심의 국제전’과 ‘국제전에서의 아시아적 주제’를 두루 아우르면서, 그가 기획한 국제전을 면밀히 살피는 한편, 그가 작성한 전시 카탈로그 서문, 인터뷰 내용들을 검토했다. 
이원일의 초기 큐레이팅에 나타난 ‘아시안 네트워킹’이라는 ‘서구에 대한 단순한 저항의 논리와 실천’으로부터 시작된 그의 탈식민주의 관점은 이내 저항보다 화해, 균형이라는 관점으로 서구/비서구, 문화식민자/문화피식민자의 경계를 와해시키는데 집중된다. 즉 그의 탈식민주의적 큐레이팅은 ‘동질화를 도모하는 세계화’에 저항하는 방법으로 ‘혼성’을 실천하는 것이었다. 이것은 서구의 동질화의 전략이라는 것이 ‘다원주의의 용인’이라는 이름 아래 벌어지고 있는 후기식민주의, 신식민주의 양상임을 밝히는 것이자, 그것에 저항하는 방식으로서의 바바(Homi K. Bhabha)가 탈식민주의 실천으로 제시한 ‘혼성성(hybridity)’을 실천의 전략으로 삼는 것이었다. 
특히 다문화성(Multiculturality), 탈지정학(Post Geopolitics), 혼성의 지형도(Mixed topo map), 문화혼성(Mixed culture), 접지(Ground Connection), 통합(Integration)과 같은 무수한 큐레이팅 개념들로 나타나고 있는 ‘혼성’에 관한 구체적인 큐레이팅의 실천적 전략으로 그는 빛의 생산적인 혼성인 ‘가산혼합(Additive mixture)’ 개념을 제시하는데, 이것을 연구자는 에쉬크로프트(Bill Ashcroft)와 동료들의 탈식민주의적 실천 개념인 ‘전유’를 통해 해설했다. 즉 연구자는 식민종주국의 언어를 사용하되 그것을 해체, 재구성하는 ‘전유’의 방식이 이원일에게서 식민종주국의 지배 이데올로기를 해체하는 탈식민주의적 실천 전략으로 사용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했다. 덧붙여 연구자는 이러한 이원일의 글로벌 큐레이팅 전략이라는 것이 본질적으로 ‘비서구를 서구에게 서구의 언어로 소개’하는 탈식민주의적 실천으로서의 번역 행위에 다름 아님을 주장했다. 
한편, 연구자는 서구/비서구, 문화식민자/문화피식민자의 대립의 경계 위, 혹은 경계 언저리에서 펼쳐지는 무수한 가능성의 시공간, 즉 다맥락성의 시공간을 통해서 그가 종국에는 ‘터무니없는 시공간’에 대한 관심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주목한다. 나아가 연구자는 이원일의 이러한 실천적 전환점을 사회경제학적 관점의 개발도상국이라는 개념으로부터 탈주하면서 사회학적 ‘다맥락성’과 물리학적 ‘덧차원(extra dimension)’이 결합된 개념으로 ‘제4세계’를 작명하고 그것의 ‘유토피아적 융합의 시공간’으로서의 탈식민주의적 의미를 탐구한다. 
‘제4세계’는 그의 큐레이팅 맥락이 외부의 문제로부터 내면의 문제로, 이상의 문제로부터 경험의 문제로 이동하는 차원에서 고안된 그의 소주제 ‘터무니없는 시공간’을 재해석하는 것이다. 제4세계론은 그의 큐레이팅에 있어서 ‘우주 공간에서의 전시’라는 상상기획으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그에게 매우 주요한 주제의식이다. 그것은 탈식민주의에 대한 이상론이 이원일의 후기 큐레이팅 실제에서 변형되고 일부 신비화되는 방향성으로 전환되고 있는 한 지점을 형성한다. 이러한 방향 전환은 그를 저항과 극복이라는 논리로부터 화해와 평등을 주장하는 새로운 아시아적 주체의식을 견지한 탈식민주의 큐레이팅의 실천자로 정초시키면서도 ‘포스트모더니즘의 자유주의적 다원주의자’로, ‘근본적인 휴머니즘 옹호자’로 정초시키는 또 다른 계기가 된다. 

핵심어
이원일, 큐레이팅, 제4세계론, 탈식민주의, 아시아 현대미술, 전유, 번역, 세계화, 가산혼합, 혼성성, 다맥락성, 터무니없는 시공간

* 논문투고일: 2013년 12월 20일 / 심사기간: 2014년 1월 12일-1월 25일 / 최종게재확정일: 2014년 1월 28일.

출전 / 「이원일의 큐레이팅에 있어서의 제4세계론- 탈식민주의를 중심으로」『미학예술학연구』 40집, 한국미학예술학회, 2월. 2014, pp. 249~2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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