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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론 일반│결과보고서- 2015바다미술제(I장)

김성호

2015바다미술제 결과보고서(I장)


보다 ― 바다와 씨앗(See ― Sea & Seed) 


전시감독 김성호



서론

바다미술제는 1987년 시작되어 2000년 이후 부산비엔날레에 통합되었다가, 2011년부터 독립 개최되어 오고 있는 대표적인 자연 환경 예술제이다.
《2015바다미술제》는 이전의 행사 장소였던 해운대해수욕장, 광안리해수욕장, 송도해수욕장을 거쳐 올해 새롭게 다대포해수욕장에서 9월 19일부터 10월 18일까지 한 달간의 일정으로 개최되었다. 부산에서 비교적 문화 소외 지역으로 평가되는 부산의 서쪽, 그리고 대중에게 덜 알려진 다대포해수욕장은 새로운 실험의 장소였다고 평가할 수 있겠다. 이곳에서 전시감독이 초대한 16개국 34인(팀)-한국 19인(팀), 해외 15인(팀)-의 작가들은 감독이 제시한 ‘보다 ― 바다와 씨앗(See ― Sea & Seed)’라는 주제 아래 다양한 장르의 출품작들을 선보였다. 아울러 축제 행사와 각종 이벤트들을 통해 지역민의 참여를 이끌며 특수한 공간인 바다를 장으로 삼는 국제전의 새로운 모델을 창출하고자 시도하였다. 
관람객의 접근성이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를 불식하고 올해 행사에는 20만 명을 크게 상회하는 관람객을 유치하며 30일간의 여정을 마쳤다. 
2015 행사의 전반적 개요는 다음과 같다
〈표1〉 2015바다미술제 개요


I. 추진 경과 


I-1. 새로운 행사 장소와 전시감독 체제   
이번 행사는 해운대해수욕장(1987, 88, 93, 95, 2000, 02, 04, 06), 광안리해수욕장(1989, 90, 91, 92, 2008, 10), 송도해수욕장(2011, 13)에 이어 새롭게 마련된 다대포해수욕장에서 개최되었다. 행사를 위한 제반 여건들이 갖춰진 장소성으로부터 이탈하여 바다미술제의 실험성과 야외 예술제라는 특성에 부합하는 새로운 장소를 모색하는 과정 속에서 첫 번째 실험이 송도해수욕장에서 진행되었다면, 이번 행사의 다대포해수욕장은 두 번째 실험이 된다고 하겠다.
관건은 기존의 장소들이 관람객의 접근이 용이하고 해변이 상권으로부터 가까운 곳에 위치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러한 접근성을 결여한 다대포해수욕장은 처음부터 염려의 대상이 되었다는 점이다. 특히 평소 관객의 유입이 이전의 장소보다 현격히 떨어질 뿐 아니라, 지하철 개통역시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이고, 주위의 상권도 해변 사이에 최근 조성된 공원이 가로 막고 있어 접근이 용이하지 않아 예상 관객 참여율이 저조할 것으로 예상되었다. 
그러나 이전의 장소들이 다양한 문화예술 행사가 개최되는 장소로 이미 사용되고 있어 바다미술제 고유의 차별적 장소성으로 각인되기에는 한계를 가지고 있었을 뿐 아니라, 이미 제반 여건이 갖춰진 환경 속에서 실험적인 예술제를 펼치는 것에 대한 비판적 고찰도 있었던 차, 다대포해수욕장이 전격 새로운 장소로 결정되었다. 여기에는 문화적 수혜를 많이 입지 못했던 서부산권에 문화예술 행사 개최함으로써 다대포 지역을 중심으로 관광 및 경제의 활성화를 도모하고자 하는 관의 정책도 한몫을 했다. 
다대포 지역은 다른 해수욕장과 달리 특별한 공간적 특성을 지닌 것으로 파악되었다. 특별한 공간성으로 꼽히는 첫 번째 특징은 드넓은 백사장과 천혜의 자연 환경을 지닌 해수욕장이라는 점이다. 143,000㎡(길이 900m, 폭 100m)에 이르는 드넓은 모래사장과 더불어 해안에서부터 300m의 바다까지도 1.5m 안팎인 얕은 수심을 지닌 넓은 바다는 다대포의 독특한 지점이다. 여기에 습지와 모래사장이 한데 어우러진 독특한 지형, 부산의 다른 해수욕장들과 달리 상권으로부터 이격된 공간적 특성은 천혜의 자연 조건을 갖춘 해수욕장으로 평가받기에 족하다. 두 번째 특징은 타 공간성과 별리된 전시 장소로서의 특성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는 점이다. 구체적으로 관객이 다대포해수욕장 중앙에서 바다를 보고 섰을 때, 앞에는 드넓은 남해가, 뒤에는 고층 아파트들이, 좌측에는 이전에 섬이었으나 현재는 육지로 연결된 몰운대가, 우측에는 남해와 낙동강이 서로 만나는 바닷물과 민물의 접점 공간이 에워싸고 있는 물리적 공간의 특성을 지닌다. 이러한 거주 및 상업 공간과 이격된 공간성은 집중도 높은 전시를 구성하기에 안성맞춤이다. 
그러나 다대포해수욕장의 이러한 장점에도 불구하고 전시 장소로서의 부적합한 면모 역시 없지 않았다. 이 부분은 문제점과 개선점에 관한 항목에서 자세히 살펴보기로 한다. 
2015바다미술제에서는 2011년 부산비엔날레로부터 독립 개최된 이래 2013년에 다시 도입한 전시감독제를 계승했다. 먼저 전시감독후보추천위원회로부터 전시감독 후보자 16명을 추천(2015. 2. 6~2. 10)받았고, 이들을 대상으로 1차 전시감독후보선정위원회를 거쳐 후보자 총 7인을 선정하였다. 이후 해당 후보자에게 통보하여 심사에 참여할 기획안 작성 및 제출(2015. 3. 23, 18:00 마감)을 고지하고, 2차 전시감독후보선정위윈회에서 후보자가 제출한 전시기획서 심사를 통해 최종 후보자 3명을 선정하였다. 이후 조직위원장의 최종 승인을 거쳐 4월 3일 전문 전시기획자인 김성호 독립큐레이터(미술평론가, 미학예술학 박사)를 2015바다미술제 전시감독으로 확정, 고지하였다. 김성호 전시감독은 2014금강자연미술비엔날레 전시총감독, 2008창원아시아미술제 전시감독 등을 역임하며 정형화된 전시 공간뿐만 아니라 자연 환경 속에서 전시를 기획한 경험이 있다. 


I-2. 주제 선정 
선정된 김성호 전시감독이 당시 제안했던 주제는 ‘보다 ― 바다와 씨앗(See ― Sea & Seed)’이었다. 바다와 씨앗이라는 상생할 것 같지 않은 둘의 만남을 꾀하는 이 주제는 다대포해수욕장의 공간성에 대한 키워드이자 은유이며, 예술과 사회에 대한 우리의 지속적인 질문을 풀어 가는 화두이자 은유로 구상되었다. 즉 바다미술제가 처음 개최되는 다대포 해수욕장에서 문화예술의 ‘씨앗이 발아한다’라는 희망을 가시화한 것이었다. 이 주제를 개념화하면 다음과 같다. 

〈표2〉 주제 소개와 해설

상기의 도표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2015바다미술제》 전시 주제인 ‘보다 ― 바다와 씨앗(See  ― Sea & Seed)’은 다음의 의미들로 제시되었다. 다대포(SEA)의 수평적( ― ) 전시 공간에 예술의 씨앗(SEED)을 뿌리는 《바다미술제》에 미술인들은 물론이고 모든 시민들이 함께 하고(&), 예술 향유의 기쁨을 나누는(&) 관람으로 기꺼이 초대(SEE)한다. 이 행사를 통해서 ‘그리고(&)’의 관계 지형이 다대포로부터 모든 곳으로 확산되길 기대하는 바람을 담고자 한 것이었다. 달리 말해 이곳에서 사람과 바다, 예술과 지역, 미술가와 시민들이 따뜻한 관계를 만들고 확인하는 네트워크의 관계 지형이 펼쳐지길 기대하는 것이다. 주제 작명에 있어서도 ‘씨〔si:〕, 씨〔si:〕, 앤〔&, n〕, 씨드〔si:d〕’라는 발음상의 유사성과 운율을 고려하여 대중에게 쉽게 주제어가 각인되도록 고려하였다. 
이 주제는 작가 섭외 및 선정을 위한 대외적 기획 취지문에 반영하기 위해 여러 차례 주제문으로 확대 재생산되는 과정에서도 변화 없이 일관되게 유지되었다. 이 주제와 관련된 주제문은 다음과 같은 소주제 문구들과 함께 대외적으로 최종 고지(6. 16)되었다: ①다대포 해수욕장, 예술의 씨앗이 발아하다, ②국내·외 원로 및 신진 작가들이 참여할 실험적인 현대미술 전시, ③반지하와 고원을 활용한 ‘상상발굴프로젝트’. 


I-3. 전시 구성
상기의 대주제와 소주제 문구들은 전시 구성에 있어서의 섹션 구성과 연동되었다. 실제화될 수 있는 전시의 뼈대를 상상으로 만들고 밑그림을 그리는 작업으로, 이것에 기초해서 출품작의 유형들을 작가 섭외 이전에 그려볼 수 있었다. 
올해의 전시 주제인 ‘보다 ― 바다와 씨앗(See ― Sea & Seed)’은 새로운 장소인 다대포해수욕장의 공간성을 분석한 결과이이다. 즉 새로운 전시 공간에 예술의 씨앗인 작품을 전시하여 새로운 예술이 창조되고 발아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번 2015바다미술제는 전시감독이 초대한국내외 작가들이 만드는 ‘본전시’와  뉴질랜드의 한 기업(Peter Lynn Kites Ltd)이 참여하는‘특별전’으로 구성되었다. ‘본전시’는 크게 컨테이너를 활용한 실내 전시와 야외 전시로 구분되었다. 개념적으로는 1)산포하는 씨앗, 2)발아하는 씨앗-상상발굴프로젝트, 3)자라는 씨앗, 4)자라는 바다라는 4개의 섹션으로 구분했다. 이러한 소주제 구성은 산포되고 발아하여 자라는 씨앗과 바다라는 각각의 스토리텔링에 따라 ‘자연의 순환적 성장’의 내러티브를 구현하기 위한 것이었다. 
그것을 도표화하면 다음과 같다. 

〈표3〉 전시 구성

이러한 전시 구성을 실천하기 위해서 수차례의 현장 답사와 다대포해수욕장의 물리적 공간을 분석하고 역사를 리서칭하는 작업을 병행했다. 이러한 결과를 토대로 출품 작가를 섭외하면서  해수욕장에 이르는 산책로와 입구를 비롯한 전시장 주변뿐만 아니라 해변과 바다의 공간을 활용하여 다대포해수욕장을 새로운 예술의 공간으로 변모시키고자 시도했다. 
  

I-4. 출품 작가 섭외
이후 전시감독은 이전부터 구두 섭외를 해오던 과정을 이어서 주제문을 포함하여 공식적인 초대 문서를 가지고 본격적인 작가 섭외를 진행했다. 이 작가 섭외 과정은 대략 6월에 전체적 윤곽을 그릴 수 있게 되었지만, 초청된 작가의 일정과 초청작 조율의 불가피한 상황으로 인해 몇몇 작가가 출품 작가 명단에서 갑작스럽게 빠지게 되는 등 변수를 포함하여 최종적으로 작가의 섭외가 완료된 것은 8월이었다. 전시감독은 34인(팀)의 최종 출품 작가보다 25명이 더 많은 총 59명의 작가들에게 초청을 통한 섭외의 과정을 거쳤는데, 최종적으로 출품 작가가 되지는 못했지만, 공식적으로 초청했던 25인 작가의 명단은 다음과 같다. 
주세균(한국, 1980), 이지연(한국, 1979), 부산대 대학원 팀(한국), 스펜서 튜닉(Spencer Tunick, 미국, 1967), 라르스 빌크스(Lars vilks, 스웨덴, 1946), 넬레 아제베도(Nele Azevedo, 브라질, 1950), 브루스 먼로(Bruce Munro, 영국, 1959), 우펀 랩(Urfun Lab, 인도), 왕지에(Wang_JIe, 중국, 1966), 파트리시아 피치니니(Patricia Piccinini, 호주, 1965), 추바사 카토(Tsubasa Kato, 일본, 1984), 아른 퀸즈(Arne Quinze, 벨기에, 1971), 듀안 플랫모(Duane Flatmo, 미국, 1957), 황용핑(Huang Yong Ping, 프랑스, 중국계, 1954), 레안드로 에르리크(Leandro Erlich, 아르헨티나), 오즈 게메오스(Os Gemeos, 브라질, 1974) 닐스 우도(Nils Udo, 독일, 1937), 미첼 그랩(Michael Grab, 캐나다, 1984), 테오 얀센(Theo Jansen, 영국, 1948), 카주야 이와키(Kazuya IWAKI, 일본, 1967), 마리나 아브라모비치(Marina Abramovic, 유고, 1946), 토시코 마리우치 마카담(Toshiko Mariuchi Macadam, 캐나다, 일본계, 1940), 우르스 피셔(Urs Fischer, 스위스, 1973), 조코 뒤 아비안토(Joko Dwi Avianto, 인도네시아, 1976), 이므란 쿠레쉬(Imran Qureshi, 파키스탄, 1972) 그 외 예상 출품 작가로 목록화한 10여 명의 추가 작가들을 최종 섭외 단계에서 제외했다. 
상기의 작가들 중 대다수는 다른 전시 일정이 예정되어 있어 초청을 수락하지 못했으나 일부 작가의 경우는 초청 수락 단계에서 혹은 초청을 수락하고 출품작 논의를 진행하는 단계에서 여러 가지 이유로 최종적으로 참여하지 못한 경우도 있었다. 예를 들어 상기의 한국 작가들의 경우 출품작의 보험 문제, 초대 내용과 다른 예산 계획의 문제, 전시 임박한 상황에서의 늦은 섭외에 따른 작가의 거절 등 최종 불참과 관련한 이유는 다양하다. 해외 작가의 경우, 섭외 후반 단계에서 지나친 금액의 작가비(Artists’ fees)를 요구하는 경우도 있었다. 또한 섭외를 진행하다가 발생하는 추가 지원 금액의 지원을 요청하게 될 경우, 섭외가 불발된 경우도 있었다. 촉박한 일정 탓에 비자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결국 참여가 불발된 경우도 있었고, 어떤 경우는 이미 섭외된 작가가 아랍 국가의 테러 대상 인사로 거론되어 부득이하게 안전상의 이유로 섭외를 취소해야만 하는 경우도 있었다. 또 다른 경우로 이미 대외적으로 참여 작가 명단이 1차적으로 확정 발표된 이후에 작가의 장기 체류 지원이 걸림돌이 되어 참여가 결렬된 적도 있었다. 그러나 대부분의 경우는 참여 의사가 있었음에도 해당 작가가 이미 예정된 다른 전시 일정을 조율하기 어려워서 참여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 경우는 감독 선정이 조금 일찍 되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을 낳는 대목이었다. 예상 참여 작가의 섭외가 불발될 경우는 국가별 배분과 출품작 유형의 배분을 엄밀히 가늠하면서 섭외를 이어나갔는데, 섭외 자체가 녹록한 일은 아니었다. 
우여곡절 끝에 최종적으로 8월에 출품 작가를 다음처럼 최종 확정하기에 이르렀다. 

〈표4〉 출품 작가


I-5. 예산 계획과 실행 
2015년 행사의 예산은 16억원이다. 이 중 전시 예산은 6억이며, 출품 작가 초청 및 작품 제작 지원비는 대략 2억원이다. 그런 면에서 전시감독이 총 예산 대비 운영할 수 있는 예산은 매우 적은 부분이라 하겠다. 국제전으로서는 비교적 적은 전시 예산 범위를 준수하고 초대 작가별 편차를 줄이기 위해서 일정 부분 예상 금액보다 적은 금액의 범주를 정하고 섭외에 임했다. 대개의 본전시에 참여하는 국내 작가들에게는 일부 작가를 제외하고는 평균적으로 500만원에 해당하는 지원금으로 운송 및 작품 제작비 등 모든 비용을 충당해 줄 것을 요청했다. 더불어 섹션 2에서 컨테이너 내부에 출품하는 국내 작가들에게는 평균적으로 250만원을 지원하였다. 몇 작가는 작품 특성에 맞춰 평균 금액을 훨씬 상회하거나 반대로 그것에 훨씬 미치지 못하는 금액으로 지원하는 등 편차를 두고 차등 지원하기로 하였다. 
해외 작가의 경우는 조각이나 설치에 장기간을 요하는 거대 규모의 작품들을 초청했을 경우에는 작품 구상안을 제출하게 하고 국내 업체를 통해 실제 제작을 대행해 주는 방식을 거치기도 했는데, 이 경우 대개 1,000만원 내외의 범주의 지원을 계획했다. 다국적 그룹인 VGABS의 경우, 개별 작가들에게 지원하는 작품 제작비는 수십만원 이내였지만, 〈상상염전〉을 구현하기 위한 작품의 틀을 제작하는데 1,000만원 이상이 투여되기도 했다. 해외 작가의 경우 협찬을 받는 경우라 할지라도 체리 피커 등 설치를 위한 장비 지원비가 막대하게 발생하는 경우도 있어서 대개 국내 작가에 대한 평균 지원비를 훌쩍 넘는 경우가 많았다. 게다가 해외 작가들은 대개 개막식 참여를 조건으로 섭외 과정에 들어갔기 때문에, 왕복 항공비 및 국내 체류비 지원 항목이 발생하기에 국내 작가 대비 전체적으로는 지원비가 상회하였다.  
그러나 해외 작가 중 평균치를 상회하는 작가를 제외할 경우, 개별적 지원에 있어서는 대개 설치나, 개념적 프로젝트 성향의 작가들을 초대하여, 조직위에서 평균 금액 이내의 작품 재료 등을 구입하여 지원하는 것이 다수였다. 예를 들어 조나단 포어맨(영국)의 경우는 자연물을 가지고 행하는 퍼포먼스와 개념 지향의 작업으로 초대되었기에 주위의 자연물을 사용하였으며 작가에게 지원되는 왕복 항공비 및 체류비 외에는 작품 지원 예산이 거의 사용되지 않았다. 관객 참여 사진 작품으로 구성되는 앤디 드완토로(인도네시아)의 경우에도 작가의 국내 입국이 작가의 사정상 불가능했기에 아주 적은 예산으로 작품 제작을 할 수 있었다. 페르난도 알바레즈 페레즈(스페인)의 경우에도, 풀, 돌, 흙 등 자연물을 사용하여 최소한의 재료를 구입하여 지원하였고 부족한 부분은 주위 환경에서 가능한 자연 재료를 활용하여 지원하기도 했다. 또한 루드위카 그라지나 오고르젤렉(폴란드)의 경우 애초의 계획으로 사용될 예정인 체리 피커를 사용하지 않는 공간으로 변경 진행되어서 예산을 줄일 수 있는 것으로 다행이었다. 
한편, 제작 지원비 중 현물 협찬이 가능한 부분들은 기업에 협찬을 의뢰해서 진행하기도 했는데, 마티아 루리니(이탈리아)와 사라웃 추티옹페티(태국), 축제동의 컨테이너의 경우 ㈜조광페인트에서 페인트 협찬을 받은 것이 대표적이다. 2013년 ㈜한진해운으로부터 협찬을 받아 조직위의 재산이 된 컨테이너 7동은 이번 행사를 위해서 요긴하게 사용되었지만, 원래 계획했던 10개 동의 컨테이너에 대한 현물 협찬이 올해 이루어지지 않아 유휴 및 휴식 공간에 대한 설계는 접고 기존의 재산인 7동의 컨테이너를 활용한 작품 공간으로만 활용했다. 이러한 까닭으로 설치팀 휴식 공간, 창고 등의 필요에 의해 20피트의 컨테이너 3동은 따로 대여를 해야만 했다.     
한편, 이번 행사에서 출품작에 대한 제작 지원비는 작품 제작에 들어가는 재료 및 제반 비용과 운송비를 포함하는 범주에서만 운용되었다. 전시감독은 이번 행사에서 작가에 대한 지원비라는 차원에서 작가의 창작 노동에 대한 비용인 작가비(Artists’ fees)를 최소 금액이라도 마련하고자 했으나 이전까지의 관례에 따라 실행하지는 못했다. 다만 해외의 국제 행사 사례나 국내 몇 국제행사에서 진행되는 최근 사례에 비추어 전향적인 작가 창작에 대한 노동비 개념에 대한 지원 방향성이 정착되어 나가기를 기대한다. 
아울러 이번 행사에서는 제작 지원비의 범주에 맞추어 최소한의 예산으로 기획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돌발 변수 등의 요건으로 몇몇 항목에서 예산이 초과된 부분이 있었다. 예상되는 예산 편성과 예산의 실제적 집행에 있어 발생되는 괴리를 최소화하기 위해 철저하고 정확한 예산 편성이 무엇보다 주요하겠지만, 계획된 예산과 집행된 실제가 다르다고 예산 편성 자체에만 책임을 묻는 것은 기획 자체를 매우 경직되게 이끌어 감으로써 행사 자체를 그르치게 할 가능성마저 내재한다고 하겠다. 따라서 변수가 가득한 기획의 창의성을 살리고 초과될 수 있는 예산을 탄력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해당 예산 항목이 편성될 필요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아울러 이러한 무리수와 변수를 방지하기 위해서 무엇보다 주요한 것은, 국제전의 위상에 맞는 전시 기획을 위해서는 전체 예산 대비 전시비, 특히 작품 제작 지원비의 비율을 높여야 할 것으로 파악한다. 


I-6. 실행 주체의 네트워크와 상호 협력  
전시감독의 기획안이 효율적인 실천을 이루기 위해서는 실천을 지원하는 기획 주체들의 튼튼한 네트워크와 더불어 공동체적 협력이 필요한 것은 물론이다. 올해 역시 이전의 바다미술제에서  선보여 왔던 효율적 조직 구성을 계승했다. 총무, 회계 담당은 물론 전시(지원)팀, 홍보팀의 기존 조직 외에도 준비 기간 중 조직된 설치팀과 축제팀, 그리고 전시 기간 중 조직되는 전시운영팀, 도슨트, 통역, 자원봉사자 등의 인력은 행사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서는 필수적이다. 
특히 2015 행사에서, 집행위원장은 전시감독보다 두 달 가량 뒤늦게 선정되어 이미 진행된 행사의 현황 파악에 어려움이 있었음에도,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전시감독의 행사 준비를 독려해 주었고, 집행처장 이하 오랜 연륜의 전시팀장의 빛나는 역할들은 감독의 기획을 충분히 뒷받침해 주고도 남음이 있었다. 
전시지원팀은 감독 선정 이후 출품 작가 섭외 이후 진행되는 실무를 지원한다는 점에서, 그 인력의 효율적 운영이 관건이었다. 올해 집행위의 오랜 노하우를 통해 전시팀의 인력 배분이 시기 적절하게 이루어졌고, 기존의 전시팀원 2인과 행사가 임박해져 가는 상황에서 보강된 전시코디네이터 3인의 역할들도 빛났다. 이들은 감독이 초대한 출품 작가들이 필요로 하는 여러 가지 제반 사항들을 지속적으로 점검하고 파악해서 감독을 효율적으로 보필해 주었다. 전시팀원과 전시코디네이터는 다음처럼 출품 작가들을 전담해서 일을 진행했다. 다만 팀원과 코디네이터 각 1인이 순차적으로 사임하게 되면서 출품 작가 담당자가 신임 팀원과 코디네이터로 교체되는 일이 불가피하게 생기게 되었다. 이 부분이 해당 작가들에게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을 방해하는 부분이 없지 않았다. 
김정주 축제감독을 보좌하는 축제팀 담당자 1인의 현장 사무실 업무와 더불어 축제를 지원하는 전시팀원 1인과 가이드북 및 카탈로그를 전담하면서 출품 작가 보조 업무도 진행했던 전시코디네이터 1인의 역할도 제 몫을 다해 주었다. 
올해 두 차례 열렸던 작품 설치 자문위원회의 네 위원의 빛나는 역할도 빠뜨릴 수 없겠다. 바다미술제와 부산 조각 현장의 중심에서 활동하고 있는 이들의 오랜 경험은 자칫 간과할 수 있는 위험적 요소들을 미연에 방지하고 각 작가들의 작품 설치에 있어서 안전성을 고려한 최상의 설치 방식에 대한 자문을 아낌없이 전수해 주었다. 
다만, 올해는 전시팀에서 전시감독을 보좌해 여러 가지 전시 실행을 준비하는 단계에서 조직되어야 할 설치팀 구성이 너무 늦어진 감이 없지 않다. 몇 차례 설치팀 인력이 교체되고 행사를 눈앞에 둔 8월 말에야 비로소 설치팀장과 2인의 설치팀원(후에 1인 팀원 보강)이 구성되어 일을 급하게 시작했음에도 설치팀장 이하 팀원들의 몸을 사리지 않는 열정과 책임감 있는 설치 지원 노력으로 전시가 무사히 개막할 수 있게 되었다. 한편, 전시 개막 이후 전시운영팀 체제로 전환되는 가운데 야간 행사장 지킴이에 대한 적절하고 효율적인 인력 배분이 현실적으로 어려웠음에도, 최소의 인력이 자신의 역할 이상을 담당해서 전시를 무사히 마칠 수 있었다. 다만 향후의 행사 진행에 있어서 예측 불가능한 야간 상황에 대해 철저한 대비를 위해 인력 보강을 필히 도모할 필요가 있겠다. 
한편, 전시를 진행해 가는 가운데 사실상 현장의 실행 주체라고 할 수 있는 도슨트, 통역, 자원봉사자 등의 인력은 여러 어려움에도 행사의 성공적 개최를 뒷받침해 주는 역할들을 톡톡히 해주었다. 덧붙여, 사하구청의 여러 도움이 행사 준비와 진행에 있어 활력이 되었음은 물론이다. 이 모든 실행 주체들의 효율적인 네트워크와 상호 협력으로 인해 가능해진 결과라 하겠다. 


I-7. 출품작 설치  
본격적인 바다미술제 준비를 위해서 사직동에 있던 바다미술제 사무국은 9월 1일부터 사하구청이 마련해 준 다대포해변관리공원센터 2층으로 이주해서 그곳에 현장상황실을 꾸렸다. 3층 일부는 설치팀의 현장 대기실 및 숙소로 마련했다. 이곳은 전시 기간을 전후로 한 9월 1일부터 10월 23일까지 사용되었다.  
9월 2일 오전 9시부터 밀양 현장에 보관 중이던 컨테이너를 다대포해수욕장으로 운송을 시작하면서 작품 설치와 전시 개막을 위한 짧지만 고된 대장정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게 되었다. 바다미술제의 현 재산인 40피트 컨테이너 6동과 20피트 컨테이너 2동의 운송을 마치고 난 후 다음 날까지 임대한 20피트 컨테이너 3동(창고용 2, 현장 사무실용 1)을 포함한 총 5동의 운송을 마무리하면서 넓은 다대포 해수욕장의 풍광 위에 컨테이너로 전체 밑그림의 한 부분을 완료하게 되었다. 이 컨테이너들 중에는 출품 작가 이이남의 레이저 아트 장비를 설치함과 동시에 축제동의 배경막으로 사용하게 될 40피트 1동과 축제동, 협찬동으로 구분되는 20피트 2동을 포함한다. 아울러 홍보동과 축제동의 용도로 각각 2대씩 총 4대의 몽골텐트를 설치하고 나서 현장 위의 작은 실내 공간들의 조성을 마칠 수 있었다. 
이처럼 9월 첫 주는 크레인과 궤도포크레인 등 중장비와 전시팀, 설치팀, 홍보팀의 모든 인력 외에도 11명의 설치 지원 인력이 대거 투입됨으로써 현장 설치의 뼈대를 그리는 일에 전력을 다하였다. 
작품 설치 기간(2015. 9. 9∼9. 17)은 물리적으로는 짧은 시간이지만 투여되는 노동력에 비하면 결코 짧지 않은 고된 노동력이 연속되는 시간들이다. 자칫하면 착오나 실수로 인해 이미 정해진 개막 시간 안에 준비를 못 마친 채 개막을 맞게 될 수도 있는 위험이 도처에 내재한 긴장의 시간들이다. 이러한 위험을 미리 예방하고 새로운 돌발변수에 대해 대처하고 예정된 계획을 실현시켜 나가기 위해서 현장상황실에서는 상황들을 지속적으로 점검하는 여러 번의 회의가 이루어졌다. 현장에서는 4일까지의 컨테에너 설치 및 보수, 7일까지의 각 출품작들의 설치 현장에 대한 기초 작업 및 전기 배선 공사 등 출품작들이 현장에 도착하기 전까지의 만반의 채비를 갖추는 일에 전념했다.  
4일부터 현장에서 작품이 제작되기 시작하고 6일부터 출품작들이 현장으로 이동해 들어오면서 본격화된 작품 설치는 다음과 같은 일정으로 진행되었다. 

 〈표5〉 출품작 설치 

위의 도표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그룹 VGABS의 작품 〈상상염전〉이나 마티아 루리니의 벽화 작품 〈파도〉, 도릿 크로시어의 작품 〈대지의 탑〉, 페르난도 알바레즈 페레즈의 작품 〈씨앗들〉 의 경우처럼 현장에서부터 설치되는 작품들은 대개 긴 시간의 제작, 설치 기간을 필요로 했고, 조셉 타스나디의 작품 〈기억의 지속〉과 코넬 오우웬스의 작품 〈바다의 메아리〉의 경우처럼 작가의 작품 설계안을 기초로 제작업체를 통해서 작품 제작을 대행한 경우는 스튜디오에서의 오랜 제작 시간 이후 설치 시에는 대략 이틀 정도의 짧은 시간만이 요청되기도 했다.  
조수 간만의 차이를 통해 가시성과 비가시성의 의미를 탐구한 이명호의 작품 〈다대포 돌〉은 실제의 작품 설치 현장을 확정하기 위해서 다대포해수욕장의 만조기와 간조기의 물때를 지속적으로 관찰하는 일을 필수적으로 거쳐야만 했다. 아울러 간조기 때에만 예상되는 장소에서의 설치 방법론을 실험할 수 있었던 까닭으로 작가는 열 차례에 이르는 현장 탐방의 시간들을 통해 가장 효과적인 설치 가능성을 찾고자 부단히 실험에 실험을 거듭해야만 했다. 이처럼 이명호의 출품작의 경우, 실제의 설치 기간은 짧았지만, 장소를 확정하기까지 오랜 시간을 투여해야만 했다. 루드위카 오고르젤렉의 출품작의 경우에도 물때의 변수가 설치 작업을 하는데 있어서 항상 관건이 되었다. 수면 위로 드러난 바위들 위에 작품을 설치했던 그녀의 작업은 하루 중 간조기 때에만 설치가 가능했던 까닭에 설치에 있어 장기간을 요했다. 이경호의 작품에서처럼 작품 제작에는 무리가 없었으나 비디오 영상 작품을 (구)시설관리공단의 외벽에 투사하는 장비 설치의 어려움으로 인해 설치 기간이 길어진 경우도 있었다. 또한 2차례의 현장 답사 이후 확정된 장소를 급작스럽게 변경해야만 했던 오태원+고은의 콜라보 작업 역시 변경된 장소에 맞추는 작품 계획을 다시 수립하고 진행해야만 했던 관계로 설치에 있어서 장기간이 요구되었다. 
집행위는 출품 작가의 작품 설치를 지원하는데 있어서 작품이 현장에 반입되기 전까지의 터 닦기, 설치 기초 작업, 전기 공사 외에도 현장에 반입한 이후에 중장비 및 기타 장비와 인력의 지원을 통해 바다미술제가 성공리에 개최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했다. 인력 지원에 있어서는 구체적으로 부산 작가들에게는 설치팀 자체에서 지원을 했다. 반면에, 부산 외 국내 작가들에게는 작가가 직접 선택한 어시스턴트 1인에 대한 일정 설치 기간 동안의 인건비를 지원했고, 설치 지원팀에서 1인의 인력을 추가로 지원하는 방식을 채택해 결과적으로 총 2인의 어시스턴트를 지원했다. 해외 작가의 경우는 2인의 어시스턴트 인력을 지원했다. 자문위원 측에서 측면 지원한 신라대팀, 동아대팀, 부산대팀의 어시스턴트 인력은 전공 학생들로 구성된 만큼, 작가들의 작품 설치에 있어 큰 도움이 되었다.   
2015 출품작들은 장르가 다양하고 경우의 수가 모두 제각기였던 까닭으로 개별 작가들마다 공통적으로 적용시킬 수 있는 설치 지원 방식보다는 해당 작가들에게 맞춤형 지원의 방식이 요청되었다. 재료와 공구 준비 그리고 설치 지원 방식의 다양성들로 인해 설치를 완료하는데 어려움이 많았지만, 현장상황실의 상황판에 시시각각 변화되는 정보들을 공유하면서 행사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출품 작가, 전시팀, 설치팀, 홍보팀은 물론이고 사하구청 관계자 및 다대포 해수욕장 관리 사무실 그리고 모든 지원 인력들이 애써 주었다. 


I-8. 전시의 관리 운영, 폐막과 자체 평가   
설치 기간 중의 설치팀은 해체되고 전시 시작일부터 운영팀으로 전환되었다. 소수의 이들이 9월 19일 개막 이후 10월 18일까지의 한 달간의 전시 기간 중 모든 출품작들을 관리하고 관객들을 위한 다종다양한 프로그램들을 무리 없이 운영해 나간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이들 전시운영팀은 작품 관리를 섹터별로 맡아 진행했으며 점심시간에도 근무를 서로 교체하는 방식으로 현장의 담당자를 항상 남겨 놓는 방식으로 만일의 사태를 준비했다. 홍보를 위한 컨테이너와 몽고 텐트를 마련하여 관람객을 위한 안내에도 만전을 다하였다. 이처럼 운영팀, 도슨트, 자원봉사자들의 노력들이 한데 모여 전시의 관리, 운영이 한 달간의 기간으로 진행될 수 있었다. 
한편, 관리의 또 다른 차원에서 설치된 작품이 견고한 재료가 아닌 자연물이거나 연성의 재료로 구성되어 있을 경우에는 각별한 관리가 요구된다. 대표적인 작품 중 하나인 오노 요코의 작품 〈소망나무〉는 소금기 가득한 해변의 모래사장에 설치되었기에 각별한 주의를 요했다. 따라서 이식을 위해 해변의 모래사장을 판 후에는 바닷물의 유입을 막고자 두꺼운 이중 비닐을 장치하고 양질의 흙으로 나무의 뿌리 주변을 채우는 등 안전장치를 충분히 한 후에 나무를 이식했다. 그러했음에도 불구하고 바닷가 해변에 이식된 나무는 일주일이 채 되지 않아 생기를 잃고 나뭇잎을 하나둘 떨구면서 이전의 풍성함을 잃기 시작했는데 바닷가 바로 옆에서 지속적으로 소금기에 노출되어 있었던 원인이 컸다. 아울러 올해 9월의 마지막 날에 닥친 슈퍼문(Super Moon)의 영향 때문에 수위가 높아진 밀물의 여파로 일정 부분 피해를 입을 수밖에 없었다. 올해의 슈퍼문은 해안에는 강풍 주의보를, 해상에는 풍랑 주의보를 발령시켰던 만큼, 그 위력이 대단했다. 
전원길의 작품 〈녹색 수평선〉은 이번 가을 슈퍼문의 가장 큰 피해자였다. 슈퍼문 이전까지는 ‘보리’가 파릇하게 잘 자라고 있었지만, 결국 슈퍼문이 만든 밀물의 피해를 입고서 보리가 서서히 말라가게 되었다. 전시 중반 이후의 시점에 벌어진 사건이라 아쉬운 지점이다. 친탄 우파드야이의 작품 〈생성시키다〉에서 선보인 화분들 속 몇몇 식물들도 지속적으로 물을 주면 관리를 했음에도 시들기도 했다. 자연물인 페르난도 알바레즈 페레즈의 작품 또한 자연물이지만, 잔디, 돌, 모래와 흙으로 구성된 것으로 해풍이 강한 날은 모래가 흩날리는 정도의 변화를 초래했다는 점에서 작품 보존에 관한 큰 어려움은 없었다.
조나단 폴 포어맨의 〈무제〉라는 제명의 해변 드로잉과 돌 쌓기를 지속하는 개념적 퍼포먼스 작업들은 한 작품만 제외하고는 소멸 형의 작업을 처음부터 의도했던 까닭으로 관객들은 그의 한 작품을 제외한 대부분의 작품들을 끝까지 볼 수는 없었다. 그 한 작품이란 커다란 자연목 위에 자연석을 쌓아올린 개념형 프로젝트로, 변형이 이루어졌을 때 설치팀은 지속적으로 원모습으로의 복구를 도모하면서 작품을 관리해 나갔다. 예를 들어 슈퍼문이 발생하고 난 뒤 그의 이 작품에는 해체되고 유실된 부분이 상당했는데, 전시감독과 설치팀은 중장비의 지원을 검토할 겨를 없이 시급히 이 작품의 복구를 실행하기도 했다. 
그룹 VGABS의 〈상상염전〉은 슈퍼문이 지나고 난 후 예측할 수 없었던 커다란 변화를 맞이하게 되었다. 바닷물의 침투로 인한 작품의 손상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명호의 작품 〈다대포 돌〉나 윤영화의 작품 〈유산_항해〉도 슈퍼문이 이끈 밀물의 영향을 받아 파손되었기 때문에 중장비를 사용해서 한꺼번에 복원하기에 이르렀다.  
자연물이 아니어도 종이 코팅으로 된 초상 사진들이라는 연약한 재료를 사용한 앤디 드완토로의 작품 〈100명의 사람들〉은 빗물에 손상되거나 해풍에 낚싯줄이 끊어지는 일이 다반사여서 지속적으로 교체, 관리되어야만 했다. 비록 컨테이너 내부의 작품이었지만 회화 작품이어서 손상 가능성이 제기되었던 최선의 작품 〈나비〉와 그룹 세라에너지의 깨지기 쉬운 도자기들로 된 작품 〈우주_지수화풍〉은 관람객에게 거듭 주의를 요하는 안내를 해야만 했고, 사라웃 추티웅페티의 작품 〈소망, 거짓말 그리고 꿈, 아름다운 신세계〉는 하얀색의 작품들에 손상이 가지 않도록 아예 출입하지 않은 상태에서 작품을 관람하는 것으로 준비되었다. 
특히 레이저 아트를 선보였던 이이남의 작품 〈빛의 움직임으로〉는 야외 전시의 특성상 보험 가입이 되지 않은 상태에서 고가의 장비를 지속적으로 해풍과 야외 공간에 노출시켜 훼손 가능성이 제기되는 만큼, 열흘간의 일정으로 단기간 설치되어야만 했다. 물론 이 부분은 관객들에게 고지되었다. 전시 후반부에 잦은 고장을 일으켰던 이종균의 키네틱아트 〈물고기_쓰레기 탐색자〉도 관객에게 인기가 많았던 만큼, 세심한 관리가 요구되었다. 
한편, 특별전을 꾸며 주었던 피터 린 카이트 엘티디의 대형 연 설치 퍼포먼스 작품인  〈대기의 대양〉은 일주일만 설치되었는데, 대형 연들을 매일 아침 설치하고 매일 저녁 철거하는 일을 반복해야만 하는 결코 쉽지 않은 일이었다. 쇼 디렉터 피터 한센의 노력으로 대중에게 즐거움을 선사할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야간의 위험성은 이번 전시 내내 잠재하고 있는 상태였다. 관람객이 야간에 그다지 찾지 않은 물리적 공간의 특성과 지역적 특성이 있기도 했지만, 작품이 설치되어 있는 야외 현장을 지속적으로 야간에 감시, 관리하는 인력이 절대적으로 부족하였다. 최소의 조명 장치와 인력을 운영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야간 동안의 작품 훼손 등의 사건이 발생하지 않았던 점은 다행스러운 일이다.   
10월 18일 폐막 이후 폐막 다음 날부터 철수 작업에 들어가 22일 대부분 철수는 완료되었고 23일에는 사무실 이전까지 완료하면서 2015바다미술제를 무사히 마칠 수 있었다. 형식적으로 행사는 종료했지만, 향후의 행사의 안정적 추진을 위해 당해 년의 자체 평가를 결과 보고서의 형태로 남겨, 추진 경과를 이해하고 개선점과 향후 과제를 모색할 필요가 제기된다.   

(II장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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