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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우리의 미술사를 바로 바라보자

임두빈

얼마 전에 한 중견작가를 만나 대화를 나누면서 그가 한국미술의 역사에 너 무도 무지하다는 사실에 놀란 적이 있다. 그는 학창시절 서양화과를 나오고 꾸준히 실험적인 작업을 해 온 작가이다. 사실 우리나라 작가들이 우리의 장 구한 미술사를 제대로 모르고 있다는 것이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다. 심지어 평론가들 조차 서양미술사에 대한 지식은 있으면서도 한국미술사에 대한 이 해는 무지한 경우를 우리는 흔하게 본다.


한국미술사를 전공하지 않아서 잘모른다는 항변은 말이 안된다. 우리 미술계에서 활동하고 있는 사람이 우리 미술의 역사를 제대로 모른다면 어떻게 그 의 평론을 신뢰할 수가 있겠는가? 제 나라 미술의 뿌리를 모르면서 어떻게 한국적 정체성을 지닌 미래의 미술에 대한 비전을 키워나갈 수가 있겠는가 말이다. 이렇게 된데에는 한국미술사학계도 책임이 있다. 폐쇄적이고 보수적 인 연구풍토가 우리의 미술사를 질식상태로 몰아넣어 발전을 가로막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다 미술작품의 예술적 수준을 제대로 판별할 수 있는 안목을 지닌 학자가 매우 희귀하다는 점, 그리하여 학자들은 자기자신의 독자적인 눈을 지니지 못하고 과거의 견해들에 의존하는 형태를 보인다. 발전을 가로 막는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일 예로 조선시대 화가 강세황이 그린 <영통동구>만 하더라도 분명한 회화상 의 문제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모든 학자들이 그 점을 보지 못한 채, 그들의 선배나 스승이 이 그림에 대해 바친 찬사만을 되풀이 하고 있는 것이다.


세상에 우리의 한국미술사처럼 기이한 미술사가 또 있을까? 이제까지 출판된 모든 「한국조각사」나 「한국회화사」, 「한국미술사」등을 보면 한결같이 조선시대까지만 서술하고 책이 끝난다. 한국미술사엔 근ㆍ현대미술이 없다는 말인가? 필자가 5년 전 「한국미술사 101장면」에 근ㆍ현대미술을 포함시켜 논했던 것은 그런 문제의 개선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한국미술사학계가 스스로의 문제점들을 해결할 때, 미술교육에 있어서 한국미술사도 제자리를 차지 할 수 있을 것이다. 많은 미술대학 학생들이 왜 한국미술사를 따분하고 지루 한 과목으로 생각하고 있는지 미술사학계 스스로가 자문해 볼 일이다. 작가나 평론가나 미술사학자 모두가 한국미술사에 대해 새롭게 관심을 갖고 그 현재와 미래를 진지하게 생각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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