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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국제비엔날레 토론

하계훈

강원국제비엔날레2018은 평창동계올림픽과 연계된 문화행사로서 강원도 내에서는 처음으로 개최되는 국제 규모의 행사라고 할 수 있다. 동계올림픽이라는 특별한 상황이 전제되기 때문에 국내에서 지난 수 십 년간 개최되어온 타지역의 유사한 행사들과 비교했을 때 눈에 띠는 특이한 상황도 감지할 수 있었다. 

평가연구용역보고서에 의하면 우선 방문자의 국적이 외국인 11.8%, 내국인 87.7%로 나와서 외국인 참여율에 있어서 국내의 유사한 행사에 비하여 높은 비율을 보였다. 그리고 이러한 결과는 국제적 간심을 이끌어내는데 성공하였다는 해석이 가능하나 역으로 해석하면 상대적으로 내국인의 관심과 참여를 이끌어내는 데 성공했다고 말하기 어려운 것으로 볼 수도 있다. 그리고 물론 이러한 현상은 향후 이 행사가 격년제로 계속될 경우에 지속적으로 이러한 외국인 관람객 비율을 유지할 수 없을 것이라는 것은 쉽게 예측될 수 있다.

전시내용의 만족도도 비교적 높게 나타났고 사회적 기여도와 미술대중화에 기여한 특면도 전반적으로 긍정적이었다. 특히 올림픽의 문화유산(legacy)으로서 강원도에서의 문화예술자원으로서의 지속화되어야 한다는 의견에는 강원도 관련 정책 당국이 유의미하게 받아들이고 향후의 정책방향을 설계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지역작가 안배와 전문 인력 양성 및 하드웨어 구축 등의 문제가 숙제로 남아있기는 하지만 전체적으로 볼 때 강원국제비엔날레2018은 향후 격년제 행사로서 지속성이 유지되면서 문제점을 하나씩 해결해 나아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판단된다. 혹시 실천 가능성에 있어서 부담을 줄일 필요가 있다면 굳이 비엔날레 형식을 고집하지 않고, 요코하마 <트리엔날레>나 <카셀 도큐멘타>처럼  트리엔날레나 그 밖의 적정한 행사 향식을 고려해볼 수도 있다.

강원국제비엔날레2018의 주제를 살펴보면, <악의 사전>이라는 주제인데, 이 주제는 일부 지역의 특수성에 한정되지 않고 인간의 삶과 역사에 맥을 닿게 설정될 수 있으며 과거 및 현재를 관통하여 전지구적 보편성을 확보할 수 있는 주제로서의 적정성을 갖는다고 생각된다. 

전시 총감독 홍경한은 “주제인 ‘악의 사전’은 상생, 화합, 평등, 평화를 포함해 승리 보다 참여, 성공보다 노력, 인간가치 회복과 같은 올림픽정신은 디스토피아적 미래를 그릴 수밖에 없는 현실을 극복할 때 비로소 가능하다는 판단 아래 설정되었다. 올림픽정신인 평등과 평화, 인간가치는 어디서 찾아야하는지를 되묻는 역설적 명사였다”고 언급하였다. 이러한 언급은 올해 평창 동계올림픽 행사와 강원국제비엔날레2018과의 연관성을 염두에 둔 것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올림픽과 관계  없이 평소의 행사 주제로서도 채택이 가능한 적정한 주제였던 것으로 평가될 수 있다.
일부 부정적 의견 가운데에는 이번 주제의 명확성 때문에 작가 선정의 폭이 좁아지는 어려움이 있었다고 보고 있기도 하다. 하지만 23개국 58작가(팀)이 출품한 130점의 작품들은 대부분 주제를 폭넓게 소화하면서 수준 높은 작품성을 보여주었다. 다만 일부 작품의 경우에는 이러한 주제의 범위에서 다소 벗어나 있다는 인상을 주는 작품도 있었다. 특히 지역 안배나 장르 안배를 지나치게 의식할 경우 주제의 밀도가 희석되거나 전시 전체가 왜곡될 위험성을 감수하여야 할 것이다.

오늘날 우리를 둘러싼 국제 정세와 환경은 이번 강원국제비엔날레2018에서 제시한 <악의 사전>이라는 주제를 유발하는 측면이 있다. 이번 주제를 통해 전쟁과 난민의 문제, 그리고 그러한 환경에서 위협받아오고 있는 지구와 인권, 그리고 이러한 문제에 배후에서 작동하는 자본주의의 폐해 등 우리가 살고 있는 동시대 인류공통의 문제를 환기시킨 좋은 기회였다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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