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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묵화에 내재된 ‘촉각성’에 대한 질의

윤진섭




수묵화에 내재된 ‘촉각성’에 대한 질의
2023 전남수묵비엔날레 세미나 질의문


윤진섭 | 미술평론가

Ⅰ.
 수묵화란 무엇인가? 말 그대로 ‘물(水)’과 ‘먹(墨)’으로 그린 그림을 가리킨다. 사전적인 의미로는 “채색을 가하지 않고 먹의 농담을 이용하여 그린 그림”이며, “중국의 주대 말기부터 시작된 수묵화 기법은, 먹선만을 사용하여 그린 백묘화에서 출발하여 먹의 농담을 이용한 파묵, 먹물이 번져 퍼지게 하는 발묵 기법 등으로 발전했다”.1)

 즉, 물과 먹만으로도 이 세상에 존재하는 삼라만상(參羅萬像)을 다 표현할 수 있다는 생각과 신념이 대대손손 내려오면서 동아시아 특유의 수묵 미학을 형성했다. 
 
Ⅱ.
 1995년, 광주에 처음으로 광주비엔날레가 탄생, 비엔날레를 중심으로 한 세계 문화 역학 구도의 각축전에 비로소 한국이 뛰어들었다. 이후 부산비엔날레, 서울국제미디어아트비엔날레, 청주공예비엔날레, 경기세계도자비엔날레 등등 약 10여 개에 이르는 후속 비엔날레들이 한국 지자체에 유행처럼 탄생하였다. 


Ⅲ.
 이러한 상황에서 2018년 전라남도에서 ‘전남국제수묵비엔날레’가 새롭게 탄생해 국민들의 기대와 관심을 모았다. 
 공재 윤두서, 소치 허련, 의재 허백련, 남농 허건 등등에 의해 역사적으로 면면히 이어온 남도 수묵화의 전통과 화맥은 ‘전남국제수묵비엔날레’ 고유의 역사적 기반이며 문화적 정체성이다. 여기서 굳이 ‘국제(international)’을 삽입한 이유는 ‘수묵화’가 한국, 나아가서는 동아시아와 아시아에 머물지 않고 세계화할 수 있는 가능성을 믿기 때문이다. 

 그건 왜 그런가? 전라남도는 한국 남종화의 화맥이 뿌리를 내린 곳이자 전통을 잘 지킨 고장이며, 특히 고산 윤선도를 비롯하여 다산 정약용, 추사 김정희 등등 조선시대에 예술과 인문학적 토양을 일군 기라성 같은 거성들이 탄생하거나 인연을 맺은 곳이다. 
 이들이 이룬 문화예술적 업적은 미래의 한국이 수묵화를 통해 어떻게 국제화란 시대적 소명을 달성할 것인가 하는 문제에 하나의 답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 본 세미나의 토론도 이 문제와 깊은 관련이 있다고 생각한다. 


Ⅳ. 
 오늘 이 뜻깊은 자리에서 세계 미술계에서 오랜 기간에 걸쳐 국제적인 활동을 펼쳐온 로버트 C. 모건 교수와 아트 인 아메리카 편집장을 역임한 리차드 바인 선생과 함께 전남국제수묵비엔날레의 당면과제에 대해 논의하게 된 것을 매우 영광스럽게 생각하는 바이다. 그러나 오늘 이 자리는 전남국제수묵비엔날레의 미래를 위해 토론하는 자리인 만큼 질의자와의 사적 관계를 떠나 기탄없는 토론이 이루어지길 희망한다.  


Ⅴ.
 먼저 모건 교수의 발제에 대해 질의하겠다. 
 우선 한국 문화예술 전반에 대한 이해는 물론 현대 한국화 작가들의 작품세계에 대한 모건 교수의 해박한 지식에 경의를 표한다. 특히 서구문명의 중심개념인 ‘원근법(perspective)’이 의미하는 ‘시각성’이 문제시되면서, 포스트 모더니즘 이후 점차 ‘촉각성’이 동양, 그중에서도 특히 한국의 문화와 역사에 면면히 흐르는 ‘대지성’(고수레로 대변되는 땅에의 경외심)이 대두되고 있는 이때, 일부 한국화 작가들의 작품에 내재한 ‘촉각성’의 개념을 중심으로 문제를 제기한 모건 교수의 혜안과 통찰력에 고마움을 느낀다. 
 
 시각에 의한 자연의 장악에 기반을 둔 서양의 문명이 촉각에 의한 대지성을 섬겨온 동양의 문화에 현대 인류의 관심을 이양하고 있다는 사실은 굳이 코로나 19로 인한 팬데믹 상황을 염두에 두지 않더라도 자명해 보인다. 이는 책임론과 관련된 낮은 문제의 제기가 아니라, 지금처럼 절대절명의 위기를 맞이한 인류가 종교, 학문과 함께 고등 지성에 속하는 문화예술을 놓고 인류의 미래에 대해 논의하는 것이면서, 아름다운 꽃들이 가득 핀 세계라는 거대한 화단, 즉 동서양 간의 대화를 통한 평화적 공존이라는 지구촌적인 의제를 떠올리게 하는 현상이 아닐 수 없다. 

이러한 관점에서 수묵(Sumuk)에 내재된 ‘촉각성’의 구체적인 사례로 과연 어떤 작가의 작품을 들 수 있는지, 예를 들어 자세히 답변해 주시면 감사하겠다.     


ㅡㅡㅡㅡㅡ
1)  한국민족문화백과대사전, https://encykorea.aks.ac.kr/Article/E0031370, 2023.5.16. 접속. 



질의 요약문

시각에 의한 자연의 장악에 기반을 둔 서양의 문명에서 촉각에 의한 대지성을 섬겨온 동양의 문화에 현대 인류의 관심이 옮겨가고 있다. 이는 굳이 코로나 19로 인한 팬데믹 상황을 염두에 두지 않더라도 자명해 보인다. 이는 위기를 맞이한 인류가 문화예술을 놓고 인류의 미래에 대해 논의하는 적당한 시기인 것처럼 보인다. 그런 논의를 통해 아름다운 꽃들이 가득 핀 세계라는 거대한 화단, 즉 동서양 간의 대화를 통한 평화적 공존을 추구하도록 하자. 

차제에 발제자가 밝힌 한국 수묵화(Sumukhwa)에 내재된 ‘촉각성’의 구체적인 사례로 과연 어떤 작가의 작품을 들 수 있는지, 예를 들어 자세히 답변해 주시면 감사하겠다.

     
2023 전남수묵비엔날레 세미나 질의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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