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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자유를 위해 싸우는 예술가들의 성전(性戰)

윤진섭

인간의 자유를 위해 싸우는 예술가들의 성전(性戰)


윤진섭(미술평론가)


이태원의 새로운 명소로 떠오르고 있는 아마도 예술공간에서 연례 기획전의 하나로 [예술과 성(Art & Sex)전을 선보인다. 해마다 주제를 바꿔가며 벌이게 될 이 전시가 우리의 관심을 끄는 이유는 섹스를 버젓이 공론화하기에는 어딘지 모르게 당당하지 못한 우리의 심리적 관행에 있다. 즉 사회는 국제화의 추세에 맞춰 첨단을 가고 있지만 뿌리 깊은 유교적 관습에 지배당하고 있는 우리의 의식은 이에 대해 여전히 괴리감을 느끼고 있는 것이다. 식욕과 명예욕처럼 인간의 근원적인 본성 중의 하나인 성욕은 갖가지 제도와 관습, 사회적 편견, 도덕적 가치와 기준 등에 지배돼 사회 속에서 변질되고 왜곡되게 마련이다. ()은 원래 인간의 타고난 본성 중 하나이나 원시인의 경우에서 보는 것처럼 자연스럽게 발산되지 못하고, 인간이 창안한 문화와 문명의 이름아래서 억압되고 왜곡된다. 결혼과 가족 제도를 비롯하여 매춘, 동성애, 권력, 종교, 전쟁, 법률, 사회적 규범 등등은 성의 변질을 부추기는 요인들이다. 어떠한 이유에서든 이러한 요인들은 인간의 성적 본능을 억압하고 변질시킨다. 성을 통해 육체적 쾌락을 추구하고자 하는 인간적 욕구와 무제한의 성적 자유를 통제함으로써 원만한 사회를 유지하고자 하는 사회적 요구 사이에는 늘 갈등과 반목이 존재하기 마련이다. 관습과 규범, 법률 등등은 사회 체제를 존속시키기 위해 인간이 고안해 낸 제도적 장치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간 사회는 인간의 성적 본성과 제도 사이에서 파생되는 길항관계로 인해 성을 둘러싼 다양한 사건이 발생한다.


아마도 예술공간이 기획한 [예술과 성]전은 인간의 자유를 획득하기 위해 싸우는 예술가들의 성전(性戰)’이다. 이들은 성에 대한 사회적 편견에 과감히 도전한다. 이들은 성()은 이래야 한다느니, 올바른 성생활을 위해서는 저래야 한다느니 하는 종교적, 도덕적 교시에 대해 예술의 이름으로 반란을 일으킨다. 이들은 억압에 대해 싸운다. 이들의 도전적인 예술적 행위는 그동안 문화와 문명의 이름으로 억압돼 있던 성()의 올가미를 벗기고 그 찬란한 본성을 햇볕에 드러내고자 하는 도발에 다름 아니다. 매년 주제와 작가들 달리 하며 펼쳐나갈 아마도 예술공간의 이 기획전에 우리가 주목하는 이유는 이 전시가 인간의 자유와 권리에 대해 발언하고 있다는 점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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