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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종철 / 사진, 그 눈 열림의 떨림

김종근

정종철, 사람들은 그를 이름보다 개그맨으로 기억한다. 아니 옥동자라고 하면 그를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그는 대한민국의 명물임에 틀림없다. 등촌동 카페에서 만난 정종철의 첫인상은 아주 매력적인 오랜 친구를 만난 인상이었다. 바쁜 시간을 내어준 것으로 감사한 그에게 맛있는 커피를 대접하고 싶었지만 그는 빠르게 먼저 계산을 했다. 한 때 뚱뚱 했던 체격은 어디로 가고 매우 날씬하고 균형 잡힌 몸매로 진정성 있게 자신의 다이어트와 운동 이야기를 풀어갔다. 그는 그간의 다이어트에 대한 확실한 철학을 가지고 있었고, 음식을 이해하고 그러한 생각을 그대로 옮겼을 뿐이라는 연예인 답지 않은 소박한 마음 씀씀이를 보여주었다.

그런 그가 사진을 찍고 『웃기는 정종철의 진지한 DSLR 이야기』책을 냈다는 것은 놀랍기도 하고 너무나도 그다운 자세이기도 하다. 나는 궁금했다. 그가 언제부터 사진에 관심을 갖게 되었는지. 그는 원래 기계를 굉장히 좋아한다고 했다. 처음에는 그것들을 위한 리뷰를 위해 사진으로 찍었고 블로그에 포스팅을 하면서 사진이 꼭 필요 했다는 것이다. 사진을 좋아한 이유이다. 너무나 단순하지 않은가? 그러던 어느 날, 콤팩트 카메라를 구입해서 찍다가 cf를 찍으러 가서 왕빛나라는 배우 사진을 찍게 되었는데, 배우가 그 사진을 너무 좋아하면서부터 사진에 빠지게 되었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자기가 예전에는 냉면집 주방보조였는데 사진에 대해 뭘 알겠느냐고 지나친 겸손을 부렸다.

결국 그녀의 칭찬이 사진을 좀 더 잘 찍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된 계기가 되었고, 그런 이유로 구입한게 캐논 EOS였다. 그리고는 너무 재밌어서 동네사진관을 하시는 분한테 형님 형님 하면서 사진을 배웠다고 했다. 거기서 그는 처음으로 증명사진 찍는 법을 익혔다. 분명 그때 해줬던 칭찬이 립 서비스였을 터인데, 그 때 그는 정말로 믿었다고 했다. 우연히 그 때의 파일을 봤는데 지금 보니 되게 못 찍었다라고 부끄러워했다. 그 이후 더 잘 찍고 싶은 마음에서 EOS5를 구입하고, 라이카도 사고, 롤라이도 사고 사진 마니아가 되었다. 한 때 그는 흑백에 매력을 느껴 마젠타라는 곳에서 현상 인화를 배웠는데 그 때의 추억이 꿈에 나타날 정도로 흥미 있었다고 회상했다.

2004년부터 그는 스튜디오를 갖게 되었다. 당시 DSLR이 많이 보급되지 않았을 때 사진을 찍는 스튜디오에 갈 일이 많았는데, 그런 곳에서 2870같은걸 갖고 오고 스트로브까지 갖고 다니니, 진정한 사진 마니아이자 연예인이라는 특혜로 금방금방 사진을 배울 수 있었다. 그 때 황영철 이라는 고등학교선배를 만나고 구디(Goody)스튜디오를 만들었고 거기서 웬만한 드라마포스터도 찍었다. 처음 인연이 드라마 ‘미안하다 사랑한다’의 사진이 그것이다.당시 그는 올림푸스의 하이앤드카메라 작은 것으로 인기를 얻었다. 그는 사진을 찍으면서 인물사진을 찍을 때는 장비가 아니라 사람의 마음을 읽는 게 첫 번째인 것 같다고 마음을 언제나 우선으로 삼았다. 언젠가 텔레비전에서 부인 몰래 전자제품을 사는 극성맞은 전자제품 사들이기 에피소드를 본적이 있었다. 이처럼 그는 워낙 호기심이 많은 사람이다. 그런데 요즘은 사지 않아도 홍보가 되는지 협찬으로 많이 들어온다고 좋아했다. 그런 그가 실제 카메라는 대략 몇 대쯤 보유하고 있는지 궁금했다. 그는 필름카메라가 좀 많고 디카는 니콘라인을 콤팩트 카메라부터 다 갖고 있다고 했다. 토이카메라부터 다 있으니까 아마도 수십여대는 넘지 않을까 추측이 든다. 하지만 그는 자신이 카메라 수집가는 절대 아니라고 했다. 사진이 좋고 사진 찍는게 즐겁기 때문에 카메라가 변한 것뿐이지 카메라를 탐내지 않는 신중함이 있었다.

정종철은 사진을 찍는데 매우 특이한 부분이 있었다. 원근법이나 앵글, 구도가 환상적이었다. 그런 것으로 볼 때 모두가 마크ll 5D 정도의 비싼 카메라 인줄 알았다. 그러나 그는 GF1을 사용한다. 그것도 20mm 단렌즈를 끼워 사용한다. 그는 카메라에 대한 명료한 신념을 가지고 있었다. 카메라는 항상 몸에 지니고 다닐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아주 명료한 철학을 가지고 있다. 그는 해가 저쪽에서 이쪽으로 넘어가고, 물안개가 피고, 바람이 불고 할 때 시간이 나를 기다려주지 않기에 늘 겸손한 마음으로 카메라를 갖고 다녀야 자연이 이런 선물을 주는 순간 담을 수 있다는 자연주의적인 시각의 소유자이다. 자연은 결코 우리가 사진을 찍으라고 기다려주지 않는다. 그냥 찍으면 된다는 것이다.

그가 전시에 냈던 모든 작품사진들이 그렇게 탄생된 것이다. 그의 작품들은 우리가 보는 비주얼한 시각을 넘어선 파노라마 컨셉이 강렬한 풍경작품이다. 이처럼 정종철의 사진은 마치 변형 된 초현주의의 그림처럼 매혹적인 공간을 열어보인다. 근사하게 파노라마컷이나 넓은 화각들은 모두 단렌즈로 찍어서 포토샵으로 붙인 것들이다. 적어도 그는 포토샵 사집을 거부하지 않는다. 그래픽 작업도 마찬가지이다. 디카로 넘어오면서 우린 이미 디지털화가 되었다는 것이다.

그는 사진을 찍는데 매우 자연스러움을 좋아하는 듯하다. 그래서 사진을 찍는 일은 “눈이 닫히고 열린다”고 표현한다. 눈이 닫힐 때는 하루에 한 장도 안 찍을 때도 있고 열려 있을 때는 200장이고 250장이고 찍는다는 것이다. 눈이 닫혀있는 날에는 왜 내가 사진을 안 찍는지에 대해 괴로워하지도 않는다. 그래서 그에게 사진은 정말 즐거운 취미이다. 친구이다. 눈이 열려있는 날엔 모든 것이 아름답고 새로워서 신이 나서 찍으러 다닐 뿐이다. 그렇게 찍은 사진이 약 80만장 정도 된다고 했다. 물론 지금 보니 답답하다고 너스레를 떨지만 그의 사진들은 담백하고 시원하고 아름답다. 당시에는 감동스러워서 찍었는데 지금 보면 형편없기도 하고, 그땐 버리는 사진이었는데 새롭게 다가올 때도 있어 사진이 좋은거고, 묘한거고, 매력있는 거란다.

그는 온라인에서 ‘연사동’이라는 카페를 운영한다. 핸드폰의 카메라도 카메라라고 자신의 생각이나 마인드를 한 프레임에 담을 수 있다면 좋은 사진이라 믿는다. 한때 인물사진을 좋아했지만 지금은 풍경을 찍고 있는 것처럼, 자연스럽게 장난감 갖고 놀듯이 카메라를 갖고 놀면서 변하는 것처럼, 그는 카메라 놀이를 즐기고 있다. 그는 사진에 관한 책을 썼지만, 눈은 바뀌는 것이기 때문에 구도나 이론적인 것에 대해서는 알려주고 싶지 않다는 독특한 시각을 가지고 있다. 사진이 책으로 다가갈 때 이제는 좀 더 감성적으로 다가가는 건 어떨까 하는 생각을 의미한다.

그는 사진을 생각 할 때 먼저 마인드를 바꾸는 게 가장 중요하며, 왜 사진을 찍느냐에 대해서 알려주고 싶어 노바라는 친구와 여행 관련된 책을 써보려고 준비한다고 근황을 알려 주었다. 이제 그는 사진에 대해 매우 조심스러워 한다. 왜냐하면 그는 옥동자 때부터 댓글에 대한 상처를 안 받았는데, 사진에 대해 공격을 받으면서 큰 상처를 받았기 때문이다. 사진을 업으로 하는게 아닌데 제가 좋아서 찍었는데 자신을 공격 하니까 힘들었고, 그래서 사이트를 닫았다고 했다. 취미로 하는 사람으로서, 업으로 하는 사람으로서 사진을 평가받고 싶었는데 그는 그 부분을 끝내 섭섭해 했다. 그래서 그는 사진에 관해 매우 조심스러운 태도와 반응을 보이곤 했다. 사람들은 모두 그를 개그맨 정종철로만 보기 때문이다. “사진이라는 게 누가 찍었냐가 중요한 거더라고요. 저는 비교평가를 하는 것 자체가 아픔이에요.”

스티브 잡스 같은 사진작가를 좋아하는 개그맨인 그에게 사진은 실제 개그의 모티브가 되어 우리들에게 큰 즐거움을 준바 있다. 그런 이유로 사진을 이용한 개그가 굉장히 많아졌다. ‘패션 7080’같은 경우 내복 입고 돌아다니는 것들이 어쩌면 정종철의 사진 사랑이 가져온 이벤트이다. 또한 무한도전 같은 프로그램에서 달력도 찍고 재밌는 소재로 화보도 찍는 것들이 다 그것이다. 그러고 보니 사진으로 사람을 웃기는 건 정말 많다. 그 많은 사진들이 정종철이 직접 찍어준 것 들이다. 그런걸 찍으면서 사람을 웃길 때는 사진 찍는 기술이 특별히 필요 없겠구나 싶다고 하며 그는 타고난 개그맨 웃음을 보였다.

그는 사진을 좋아하면서, 누구든 사진 한 장으로 울리고 웃길 수도 있는 사진의 힘을 터득하고 있다. 그는 사진작가가 되고 싶어 하는 형편이 어려운 친구에게 멘토가 되어 이번에 작은 카메라를 선물했다고 했다. 그리고 모르겠으면 자동모드로 놓고 찍으라고 했는데, 찍은 사진을 보고 깜짝 놀랐다고 했다. 어느 정도 개념만 있으면 완벽한 작품이 나올 것 같다고 생각하는 정종철. 그는 사진은 우선 감성으로 찍는 다고 말한다. 그의 작품들이 여유 있게 펼쳐진 감성적인 이미지와 칼라 그 모든 그의 사진의 이미지들이 거침없고 평화롭고 여유롭다.

“청와대에서 싸우는 걸 기자들이 찍은걸 보면 국민들이 화가 나잖아요. 사진으로 화나게 만든 거예요. 그만큼 사진은 희노애락을 모두 담을 수 있어요.” 그가 일어서면서 사진에 대해 툭 내 뱉는 한마디였다. 그는 속이 깊고, 그다지 자신을 드러내려고도 하지 않는 사려 깊은 개그맨이자 아마추어를 주장하는 프로패셔널한 사진작가의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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