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천재 화가들의 비결
김종근 | 미술평론가.한국미협 평론분과 위원장
세상에 천재 예술가는 있는가? 흔히들 없다고 한다. 있다면 99%의 노력과 1%의 천재성으로 이루어진다고 피나는 노력을 이야기 말한다. 그러나 그것은 틀린 이야기이다.
모든 것이 노력으로 이루어지고 천재가 되는 것은 아니다. 그렇다면 위대하고 훌륭한 예술가들은 어떻게 탄생하는가? 과거에도 없었지만, 요즈음에는 대부분 그 나라의 경제적인 부나 영향력에 훨씬 힘이 실리고 그 영향력이 결정한다. 예술가는 전 세계적으로 차고 넘치지만 제3세계나 가난한 나라에 예술가가 성공한 사례는 그래서 드물다.
그러나 이 말도 위대한 화가의 탄생에서 꼭 맞는 사실은 아니다. 예술가에겐 자기만의 독특하고 독창적 언어와 메시지를 갖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제3 세계의 화가로서 20세기에 대단한 주목과 반향을 불리 일으킨 화가가 있었다. 콜롬비아 출신의 화가이자 조각가 페르난도 보테로(1932-2023)가 바로 그렇다.
90년대 프랑스 유학 시절 파리에서 내가 만난 그는 이미 독특한 그만의 부풀리고 아주 완벽히 빵빵한 스타일의 여인 그림으로 파리의 샹젤리제 거리를 장식했고, 우울한 사람들 마음을 여자 누드로 사로잡았다.
현대미술을 소장할 수 있는 미술관 하나 없는 콜롬비아에서 화가가 된다는 것은 곧 미래에의 포기와 실패한 운명을 수락하는 것이었다. 그럼에도 그는 안주하지 않고 치열하게 여인의 아름다운 육체나 잘 익은 과일의 부풀린 속살을 유머러스한 감각적 휴머니즘으로 장착했다.
자본주의가 차고 넘치는 뉴욕과 파리의 미술시장에서, 이 신선함이야말로 그림값이 비싼 세계 10대 작가, 남미의 피카소로 불렸던 보테로 최고의 무기였다.
동시에 그는 녹색과 빨강이라는 콜롬비아의 민족 직 색채를 버리지 않고, 현실적인 문제들을 건드리면서 마침내 수도 메들렌에 개인 미술관을 가진 최고의 국민화가가 되었다.
나라가 부강하다고 꼭 그 나라의 화가가 천재 예술가로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무엇보다 위대한 예술가가 되려면 편지를 써야 할 일이다.
정신질환, 환각과 환청으로 구박받던 93세의 일본 할머니 쿠사마 야요이는 생존 작가 중 단연 그림값이 1위인 화가이다. 그림값이 작은 판화 한점에 1억이며, 유화는 손바닥만 한 엽서 크기 한점이 10억이다. 가히 피카소와 샤갈을 뛰어넘는 그림값의 수준이다.
겨우 그림을 그리는 나이 28살, 1957년에 그녀는 겁 없이 프랑스 르네 코티 대통령에게 자기가 프랑스에 가서 그림을 그릴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편지를 쓴다.
그러나 거절당하는 답장 편지를 받고 좌절하고는 미국대사관으로 가서 현재 미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화가가 누군가 잡지에서 찾아 또 편지를 쓴다.
그녀가 20세기 미국 미술사에서 가장 유명한 여류 꽃 그림의 조지아 오키프였다. 도와달라며 모든 수단을 통해 기어이 그녀는 1957년 미국 시애틀에 정착하게 된다.
한 때 앤디 워홀이 자기 그림을 표절했다고 식식거리며, 제비꽃들이 나에게 말을 걸기 시작했다는 그녀, 1966년 베니스 비엔날레 전시장 앞에 자기는 초대받지 못한 작가라고 선전하며 1500개의 공 오브제에 사인을 해서 2달러씩 팔았던 무명화가였다.
그림을 그려야 할 것이 너무 많아 아무래도 자기는 300살까지 살아야 한다고 진지하게 주장하는 천재 할머니 쿠사마 야요이 탄생의 비결이다.
1차 출처: 고대신문
김종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