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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에 모든 상징으로서 나무 - 이해균

김종근



삶에 모든 상징으로서 나무 - 이해균


김종근 | 미술평론가

작가에게 있어 그림의 모티브는 곧 작가가 삶 속에서 용솟음치는 뜨거운 심장에 다름아니다.
한동안 산에 관심을 보이던 이해균 작가는 이제 그 산과 들판에 남겨진 나무들에 심장을 내주었다.
대부분 그 나무들의 모습은 들판과 산기슭에 고즈넉하게 혹은 쓸쓸하게 서 있다.
그리고 처연히 늘어진 모습들로 그 나무들의 운명을 담백하게 그리고 외롭게 보여준다. 
그 나무들은 밤하늘에 서 있거나, 노을 진 산골, 한낱 버려진 혹은 비켜진 나무들의 초겨울 몸짓 같은 풍경이다. 
다 알 수 없지만, 그 나무들은 오랜 역사의 상처와 비바람을 버텨온 느티나무, 향나무이거나 미루나무 등이다.

 화폭에 밀려들듯 가득 찬 앙상한 나뭇가지들 외에 그는 어떤 수식도 색채도 허락하지 않는다.
오로지 아무 말 없이 있는 그대로 묵묵히 지켜온 나무의 모습뿐이다. 어쩌면 소시민의 삶처럼 말없이 묵묵히 
살아온 팔자처럼 마냥 짠하고 폭폭할 따름이다.
아니 우리네 거친 삶의 흔적이거나 굴곡진 삶의 생채기나 상처들을 아낌없이 드러낸다.
마치 인간의 생애처럼. 때로는 아프고 할퀴고 간 바람이 휘감긴 풍상을 우리는 가슴 시리도록 나무에게서 발견한다.
모든 옹이와 많은 세월을 버티고 서 있는 쓸쓸한 나무인가 하면, 모든 나뭇잎을 다 내려놓고 만고풍상을 품고 사는 
엄동설한의 나무들이다. 

한두 개 나뭇잎을 달고 있을 법도 한데 그런 나무는 그의 화폭, 가슴 어디에도 한그루도 없다.
그래서 더욱 그의 나무 풍경들은 아프고 쓰리며 애잔하다.
겨울이 가고 있다. 이제 봄은 멀지 많으리. 그에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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