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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비엔날레 추진, 도민적 공감대가 필요

김영호

제주비엔날레 추진, 도민적 공감대가 필요


김영호 (중앙대교수, 미술평론가)


제주비엔날레 추진 소식이 들린다. 개최 시기는 금년 10월로 예정되어 있고 예산은 도비 10억으로 책정되었으며 제주도립미술관이 주관하는 모양새다. 문화 생산과 소통의 전진기지로서 제주비엔날레의 탄생 소식은 미술인으로서 반가운 소식이다. 하지만 해당 전문가들과 언론의 목소리를 들어보면 염려가 앞선다. 국제미술제를 태동하기 위한 준비기간과 예산 그리고 추진 과정이 모두 부실하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일년도 채 남지 않은 준비기간은 비엔날레의 규모를 떠나 이미 상식수준 밖에 있으며, 전시의 기획과 추진을 담당할 조직과 인력에 대한 논의 절차도 알려진 바 없어 밀어붙이기라는 비난도 나오고 있다. 최악의 시나리오는 제주도립미술관 인력이 비엔날레에 올인하는 상황이 될 것이다. 미술관의 기능과 역할은 비엔날레의 그것과 사뭇 차이가 있다. 현행 <박물관 및 미술관 진흥법>에 따르면 미술관은 ‘미술에 관한 자료를 수집, 관리, 보존, 조사, 연구, 전시, 교육하는 시설’로 정의되어 있다. 제주도립미술관의 경우 개관 8주년을 앞두고 대표적 미술관으로써 운영조례 개선, 전문인력 수급, 분관체계 재편 등의 당면과제를 비롯해 제주미술사의 연구와 그에 따른 체계적인 소장품 수집, 기획전 등 추진해야 할 일들이 산적해 있다. 182억의 예산을 들여 건립하고 매년 47억이 넘는 도비(2016년)로 운영되고 있는 도립미술관이 본연적 업무에 소홀하면 안된다.    


세계화 시대의 비엔날레는 정치적인 문화장치로 인식되고 있다. 비엔날레 붐이 본격화되기 시작한 1990년대 이후 비엔날레는 단순한 미술축제나 관광산업의 차원을 넘어 지역 간의 정치적 헤게모니 그리고 지식사회의 패권주의나 외교적 전략 등이 얽혀진 복합적 경쟁의 터로 자리매김해 왔다. 따라서 경쟁력 있는 후발 비엔날레의 탄생을 위해서는 합당한 준비과정과 전문조직 그리고 국가간 네트워크와 이를 가동할 적정예산이 필요하다. 이 모든 것에 우선하는 사안은 지역 공동체의 관심과 대외적 소통의 능력이다. 세계의 굴지 비엔날레의 사례를 들지 않더라도 우리나라의 신생 비엔날레들은 각각이 고유한 이념과 방법론을 내세우며 안으로는 지역 공동체의 결속을 유도하고 대외적으로는 문화적 헤게모니를 주도하기 위해 사투를 벌이고 있다. 자연과 도시의 공생을 모색하기도 하고 생태, 환경, 미디어, 역사 또는 특정 예술장르를 내세워 특화전략을 전개하기도 한다. 비엔날레 경쟁시대에서 신생 비엔날레의 태동은 신중하게 추진되어야 하는 것이다.    


제주비엔날레의 탄생이 선언된 마당에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상식적인 것에 답이 있다. 우선 비엔날레의 개최에 대한 도민적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한 정당한 수순을 밟아야 한다. 미술인을 포함한 지역 공동체의 구성원들이 외면한 미술행사가 성공을 거둔 사례는 찾기 어렵다. 제주비엔날레에 대한 도지사의 의지와 도의회의 책임 있는 태도를 재확인하는 일도 필수적인 과정이 될 것이다. 우리 모두는 1995년 제주프리비엔날레의 실패 경험을 기억해야 한다. 결국 제주비엔날레의 개최시기는 내년으로 연기 하고 비엔날레 조직위원회와 같은 독립된 운영주체를 만들어 지속행사를 위한 기반을 세워야 할 것이다. 제주도는 21세기를 대표하는 영향력 있는 미술제로서 제주비엔날레의 태동을 원한다. 환태평양지역을 아우르는 동아시아 해양문화 중심지로서 제주의 정체성을 위한 지속사업이 성공을 거둘 수 있도록 미술인 공동체를 포함한 도민들의 관심이 절실한 때다.

 (2017.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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