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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의 뮤지엄, 미래를 생각하자

김영호


김영호 (중앙대교수, 미술평론가)

2009년 문을 연 제주도립미술관이 탄생 7주기를 앞두고 있다. 1984년 국내 유일의 민속자연사 박물관으로 출발한 제주민속자연사박물관도 개관한지 32년이 되어간다. 제주도는 인구대비 가장 많은 뮤지엄을 확보하고 있는 곳으로 세인들의 주목을 받는 곳이다. 하지만 제주도의 뮤지엄 인프라가 모범적으로 안착되고 있으며 문화생산을 위한 기반시설로서 청사진을 가지고 있는가를 질문해 본다면 현실은 녹녹치 않다. 뮤지엄이 국제적 관광재로 활성화되고 있는 작금의 국내외 추세에 비추어 볼 때 제주도민 모두가 뮤지엄 산업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생각을 모으고 대책을 세워야 할 시점에 와 있다. 모든 것이 어느 때나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치유의 시기를 놓치면 그만큼 경제적 정신적 손실이 큰 것이 비단 의료 분야의 일만은 아닐 것이다.
  
 문화체육관광부가 내놓은 「문화기반시설 총람」을 보면 2014년 현재 우리나라의 뮤지엄 수는 1,139개소로 되어 있다. 박물관과 미술관 그리고 과학관을 모두 포함한 숫자다. 세부적으로 보면 박물관은 809개관, 미술관은 202개관, 과학관이 128개관으로 되어 있다. 2005년 이래 연간 평균 76개관이 증가해 왔다는 통계로 미루어 가히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현재 건립 중이거나 건립 논의 중인 뮤지엄들은 국공립의 경우 한국야구명예의전당, 국립산업기술박물관, 경상북도박물관, 국립민속박물관, 국립세계문자박물관, 국립자연사박물관, 국립디자인박물관, 국립항공박물관, 한국효(孝)박물관 등이 있으며 이러한 증가세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뮤지엄의 증가원인을 보면 주5일제 근무와 주5일제수업 실시에 따른 여가기회 증가, 지방자치제 정착에 따른 지역특화 욕구 상승, 뮤지엄에 대한 국가 정책 강화 및 지원확대, 컬렉터들의 공익적 기능수행에 대한 인식 증대, 작가와 유족의 작품기증 증가, 9차 교육과정이나 자율학기제 등에 따른 교육패러다임의 변화 등을 꼽고 있다.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삶의 질 향상에 따른 문화향유 욕구의 증가가 뮤지엄의 수를 늘리는 배경이라는 것이다. 뮤지엄의 급속한 증가는 여러 가지 사회적 요인들을 발생시킨다. 한국고용정보원이 발간한 「2015년 한국직업전망」을 보면 뮤지엄 산업의 사회수요와 일자리 창출 전망이 긍정적이다. 특히 큐레이터로 불리는 학예사나 문화재보존가가 신세대 유망 직업군으로 소개되고 있다.

 뮤지엄이 지닌 미래지향적 인식이 필요한 시점이다. 뮤지엄은 단순한 유물의 저장고라는 차원을 넘어 인간존엄과 인문학적 사고의 공간으로 변화하고 있으며, 문화서비스가 내재된 신산업 구현의 창구이자 자기정체성 상실의 시대에서 가치관 확립의 거점으로 인식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뮤지엄은 도시이미지를 개선하고 주거 및 교육환경의 질을 높여주는 차세대 가치재로서 대표적 기관이 될 가능성이 풍부하다. 

 제주도내의 대표적인 뮤지엄으로서 제주도립미술관이 생겨난 이후 분관형식의 미술관들이 줄을 잇고 있다. 변화하는 뮤지엄 환경에 따라 제주도는 백년대계를 위한 뮤지엄 정책을 주체적으로 수립하고 육성할 계획을 마련해야 할 때가 되었다. 뮤지엄 산업의 특수성이 글로벌적 차원에서 전개되고 있고, 공학, 인문, 예술, 의학, 교육, 과학 등이 망라되는 융복합 산업의 실험실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도민적 차원의 관심과 청사진이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한라일보 월요논단 2016.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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