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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회 모스크바비엔날레 특별전 전시서문 반전 포인트 아시아 REVERSE POINT ASIA

김영호

김영호 (모스크바비엔날레 특별전 공동큐레이터) 





제6회 모스크바비엔날레 특별전이 열리는 차리치노국립미술관




I. 반전 포인트 아시아 는 제6회 모스크바 비엔날레가 기획한 특별전의 하나로 러시아 국립차리치노미술관(Tsaritsyno Museum)에서 열리는 전시회다.(2015.10.15-2016.2.3) 제시된 주제에서 알 수 있듯이 주최측은 아시아에 대한 기존의 관념에 문제를 제기하고 새로운 담론을 이끌기를 희망하고 있다. 거기에는 아시아를 바라보는 서구인들의 시각을 재검토한다는 차원만이 아니라 아시아인들이 스스로 구축해 온 아시아성(Asianness)에 대한 성찰의 의지가 담겨있다. 따라서 이번 전시회는 20세기 후반 이후 급변하는 유라시아 지역의 정치적 환경에서 지구촌 문화질서의 재편을 위한 새로운 이슈를 모색하는 행사라는 점에서 의미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전시에 참여하는 4개국은 러시아, 중국, 일본, 한국으로 제한되어 있다. 하지만 주최측이 제시한 주제는 4개국의 참가자를 넘어 범 아시아적 담론을 이끌어낼 하나의 견인차로 역할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다. 그런데 미리 말해 두자면 이 오래된 화두는 결론을 내리기가 매우 어려운 특성을 지니고 있다. 아시아 대륙에 자리한 국가들은 지리학적 차이 뿐만 아니라 정치, 경제, 사회, 문화에 이르기 까지 저마다 고유한 역사를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번 전시회가 던진 화두는 '혼성적 공통체'로서 특성을 지닌 아시아에 대한 비판적 성찰로 그 논의의 범위가 좁혀진다.  



II. 아시아는 지구상에서 가장 크고 인구가 가장 많은 대륙이다. 땅의 면적은 전세계 육지의 32%를 차지하고 전세계 인구의 약 60%가 아시아에 거주한다. 경계는 서쪽의 우랄산맥에서 동쪽의 태평양 연안, 북쪽의 북극해와 남쪽의 인도양에 이르는 지역을 포괄하고 있다. 47개국으로 분할되어 다양한 종교와 인종 그리고 문화를 탄생시킨 이 방대한 대륙이 하나의 아시아로 불리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이는 근대 계몽주의 이후의 유럽 역사철학가들이 지녔던 편견에 기인한다. 유럽의 대표적 철학자인 헤겔은 고대의 전통을 따라 그리스, 로마, 게르만, 그리고 오리엔트(근동과 인도)만을 주요국가로 인정했다. 헤겔의 역사철학에 나타나는 문제는 그가 취한 지리적 은유로써 '세계사에는 절대의 동이 존재한다' 것이며 '세계사는 서에서 동으로 향한다'는 입장이다. 이러한 헤겔의 주장은 이성을 거쳐 자유사상에 도달한 유일한 백인이 세계를 지배한다는 편견을 증폭시키는 주요 원인의 하나로 작동하였다. 가령 아시아는 자유에 대한 갈망이 없는 죽은 사회이자 지적 사고가 결여된 윤리관을 지니고 있을 뿐만 아니라, 절대적 군주에 대한 무조건적인 복종으로 일관되어 역사의 정체에 머물러 있는 지역으로 여겨져 왔다. 이러한 편견은 유럽만이 보편적 역사를 성취했다는 오만과 함께 유럽의 아시아에 대한 식민지 침략에 일방적 정당성을 제공했다. 유럽이 1700년대까지 이슬람제국을 비롯한 인도와 중국 보다도 경제적으로나 정치적으로 뒤쳐진 지역이었다는 사실도 근대 이전의 전제군주가 이룩한 정체된 문화권의 역사 범주로 다루어졌다. 그러나 유럽에서 성장한 이성과 자유의 모더니즘은 두 차례의 세계대전으로 역사적으로 유례를 찾을 수 없는 재앙을 일으켰다. 전쟁 뿐만 아니라 공해, 생태교란, 환경파괴, 지역대립, 인종갈등은 모더니즘이 낳은 부산물이었다. 전쟁 이후에는 이념으로 무장된 두 연방 사이의 냉전체계가 구축되면서 제3세계와 위성국가들을 지배하는 체계로 전개되었다. 이성과 자유사상이 낳은 기형적 모더니즘은 극복되어야 할 대상이 되었다. 


모더니즘의 몰락이 선언되는 20세기 중반 이후 동서양 비교철학 분야에서 연구성과를 내기 시작했다. 인도의 불교와 중국의 한자문화를 기반으로 한 동양사상은 서구의 예술분야에 영향을 행사하면서 추상표현주의나 칼리그래피 따위의 다양한 추상적 경향들을 탄생시켰다. 1990년대 이후에 들어서면서 동아시아 지역국가의 경제가 비약적으로 성장하고 국제사회에서의 위상이 높아지면서 아시아 담론은 새로운 논의의 대상이 되었다. 지구를 긴장시켰던 미국과 소련의 냉전체계가 붕괴되고 아시아 경제가 부상함에 따라 아시아에 대한 연구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시도가 내부적으로 전개되었다. 근대화 이후 유럽은 아시아를 경멸적 시선으로 바라보았으나 아시아의 토착적 근대화 관점에서 제시되는 대안적 근대화론은 새로운 인식과 정체의식을 제공하고 있다. 아시아의 경제성장으로 파생된 동아시아 공동체논의는 또 다른 중심주의와 지역패권주의를 형성하고 있다고 평가되기도 한다. 이에 따라 평등과 공존, 개방과 포용, 다양성과 관용의 가치를 지향하기 위해 동아시아의 외연을 직시할 것을 주장하고 아시아의 외연을 확장시키기 위한 노력이 요구되고 있는 것이 오늘의 현실이다.




III. 모스크바 비엔날레 특별전의 주제 반전 포인트 아시아 는 이상과 같은 동시대의 역사적 당면과제 속에서 나온 것이다. 주최측이 사유의 반전 대상으로 설정하고 각성을 요구하는 아시아란 무엇인가? 방대하고 다양하며 혼성적인 따라서 모호한 개념인 아시아를 바라보는 현대적 시각은 어떻게 마련되어야 하는가. 아시아성에 대한 논의가 이 글의 목적은 아니지만 21세기 아시아 미술을 성찰하기 위한 몇 가지의 논의 범주를 만들어 내는 일은 필요한 것 같다. 첫째 아직도 논쟁으로 남아 있는 유럽과 아시아의 지리적 구분에 대한 정의를 재고하는 일, 둘째 18세기 이후 서방의 지식인들이 규정한 아시아의 후진적 특성을 개관하는 일, 셋째 20세기 후반부터 등장한 오리엔탈리즘을 중심으로 아시아의 자기성찰의 결실을 정리하는 일, 넷째 근대화에 성공한 아시아 지역에 대한 서방의 재평가를 고찰하는 일, 다섯째는 아시아 내부에서 바라본 아시아의 모습에 대해 규정하고 아시아성의 문화적 다양성에 대한 내재적 평가를 내리는 일, 여섯째 21세기 신문명을 앞두고 있는 전지구적 무대에서 아시아의 대안적 담론과 역할에 대한 과제가 무엇인지를 점검하는 것 등을 들 수 있다. 



이 모든 논의의 중심에는 아시아성에 대한 기본적 개념정리가 선결되어야 한다. 현대 아시아란 무엇인가? 불변하는 아시아의 개념은 존재하는가? 신역사주의적 관점에서 보면 아시아란 그저 주어진 조건 속에서 만들어진 어떤 것일 뿐이며 나아가 그것은 항구적인 개념이 될 수도 없는 어떤 것이다. 모양 없는 물이 그릇의 형태에 따라 모양이 주어지듯 아시아의 개념은 주어진 조건에 따라 규정된다. 이때 조건이란 집단을 이루는 국가, 민족, 종교, 이데올로기 따위를 말한다. 이러한 조건에 따라 만들어지는 개념들은 지역들 간의 대립과 반목을 일으켜 전쟁과 폭력의 원인으로 작동해 왔다. 가령 중세의 십자군전쟁이나 근대의 식민지전쟁이 그 대표적인 예다. 지역간의 갈등을 없애는 길은 불변하는 개념으로써 지역적 속성이란 자고로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자각하는 일이다. 유럽은 이성이고 아시아는 감성이라는 생각, 유럽인은 자유를 존중하고 아시아인은 전제에 익숙하다는 편견의 고리로부터 벗어나야 한다. 이성과 감성은 모든 인간의 본성이며 자유주의와 전제주의는 어느 한 지역의 독과물이 아니기 때문이다. 따라서 현대 아시아 담론은 불변의 아시아성이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에서 출발해야 한다. 각각은 주어진 조건에 따라 자신의 견해와 주장을 할 뿐이며 국가는 이 각각의 주장을 통찰하고 거기에서 생겨나는 갈등을 해소하여 다스림으로써 공동체를 유지하고 또 다른 역사의 조건을 만들어 갈 뿐이다. 

모스크바 비엔날레 특별전이 제시한 반전 포인트 아시아는 현대 미술의 영역에서 이러한 조건의 담론을 생산하는 좋은 기회로 삼을 수 있다. 예술이 이러한 담론의 형성에 가능한 이유는 예술이란 창조적 일탈의 활동이기 때문이다. 현대적 예술이 주제는 자기목적적 가치를 지향했던 근대의 그것과 달리 현대라는 동시대의 시대상을 적극적으로 끌어안으려는 입장을 지닌다. 현대 아시아 담론은 동시대 아시아의 정치적 경제적 상황과 맞물리며 형성되고 있다. 시간이 지나면 사라질 것들이지만 오늘날 아시아의 모습은 다문화 혹은 혼성적 가치관의 공유로 정리되고 있다. 현대 아시아의 급격한 변화는 이질성과 갈등 그리고 조정과 절충의 태도를 요구하고 있다. 전통적인 가치관과 현대적인 이념 사이의 절충안은 창조적 예술 매체를 통해 비판적 시선을 만들어 보인다. 이번 전시회에 소개되는 한국의 작가들에서 이상과 같은 내용의 아시아 담론과 방법을 발견하는 것은 그다지 어렵지 않다. 각각의 작가들은 아시아성에 대한 직접적인 발언을 하지 않지만 그들의 작품에 등장하는 기억, 시간, 재앙 따위의 개념은 동시대성을 드러내는 요소들이라는 것을 부정할 수 없다.







차리치노미술관 특별전 개막식




IV. 제6회 모스크바 비엔날레 특별전 반전 포인트 아시아 한국섹션에 초대된 작가는 4명이며 3개의 팀(개인)으로 구성되어 있다. 뮌(김민선 & 최문선), 천경우 그리고 하태범이 그들이다.  부부작가 뮌은 2001년 이래 비디오, 사진, 설치 등 다양한 매체를 표현의 도구로 삼고 있다. 2005년 독일의 본미술관(Kunstmuseum Bonn)에서의 개인전을 마치고 이듬해에 귀국한 이래 서울미디어아트비엔날레, 부산비엔날레, 리버풀비엔날레 등의 국제미술제를 통해 왕성한 작품활동을 전개해 왔다. 특히 2014년 코리아나 미술관(Coreana Museum)에서의 전시는 <기억극장>이라는 주제 아래 지난 10여년의 작업을 망라해 놓은 중요한 전시였다. 이는 유동적인고 불완전한 개인의 기억이 사회적 경험이나 대중적 미디어에 의해 변질 조정되는 현상에 대한 비판에 집약되어 있다. 기억극장은 변질 조정되는 기억의 구조를 알레고리적 방식으로 펼쳐 보인 것이다. 이를 위해 뮌은 16세기의 기억극장(memory theater)과 17세기 분더캄머(wunderkammer) 따위의 시설에서 파생된 기억의 정치학에 자신의 작업을 연결시키고 있다. 이른바 기억은 보이지 않는 시선에 의해 변형되고 왜곡될 수 있다는 사실을 역사를 통해 발언하려는 것이다.     이번 반전 포인트 아시아에 소개되는 출품작 <Ensemble>은 작가의 기억의 정치학에 기반해 그 주제를 치열한 격투의 현장인 권투 경기장으로 대입시킨 것이다. 작품은 어두운 방 한가운데 설치된 사각의 링 모형과 그를 둘러싸고 있는 여덟 개의 사운드 박스로 구성되어 있다. 수직으로 비추는 강렬한 빛. 그 빛에 노출된 링에서는 간간히 흰 연기가 솟구쳐 나오고 사운드 박스에서는 어느 몰락한 권투선수의 독백이 관객의 시선과 청각을 긴장시킨다. 육체를 파괴로 이끄는 잔인한 격투의 현장으로써 링은 비어 있다. 하지만 관객들은 함성과 야유와 박수의 정형화된 기억들을 떠올린다. 이른바 빛과 그림자 그리고 안개와 소리가 연출해 내는 기억의 공간이다. 뮌의 작품에는 언제나 부재하는 것들의 존재가 역설적으로 제시된다. 출품작 <Ensemble>은 기억으로 포장된 권투경기의 가상공간과 삶의 현실공간을 중첩시키려는 트라우마적 상기의 알레고리로 다가온다.







뮌, <Ensemble (Ethics Business)>, 2014, Installation Ring Miniature (40x40x15cm), 

Fog Machine, 8 Channel Sound






천경우는 작가와 관객이 함께하는 퍼포먼스를 기획하고 참여하면서 자신의 독자적인 노선을 걷고 있는 작가다. 대학에서 사진을 전공한 이후 독일 유학을 통해 활동 반경을 넓혀 나갔는데 그의 작업은 인물의 초상사진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지만 국제무대의 주목을 받게 된 것은 근대적 사진의 개념을 탈피하려는 실험적 방법에 의해서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그의 사진작업에는 언제나 '관계'와 '시간'이 주요한 개념으로 자리잡고 있다. 장기노출의 기법은 이러한 개념을 실현하는 근간이 된다. 카메라의 셔터를 오랫동안 열어 감광필름이 빛을 머금는 시간을 늘임으로써 특수한 상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이러한 태도와 방식은 전통적인 순간의 포착이라는 근대적 사진의 개념을 넘어 새로운 의미구조를 제공해 준다. 장기노출의 기법을 통해 만들어진 형상은 모호하지만 카메라 앞에서 보낸 시간이 오롯이 자리를 틀고 있다. 이른바 명확한 외상이 사라지는 그 자리에 시간성이 모습을 드러내는 것이다. 카메라를 매개로 작가와 피사체가 마주하며 만들어낸 관계의 시간이다.   천경우는 이번 전시회 반전 포인트 아시아 에 두 점의 라이트 박스와 한 점의 비디오 작업을 내놓았다. <Light Calligraphy>와 <Seventeen Moments>이라는 제목이 붙은 이 작품들은 모두 작가가 그 동안 천착해 온 '시간'과 '관계'에 대한 성찰의 결과로 탄생한 것이다. 우선 라이트칼리그래피는 카메라 앞에서 라이트펜을 이용해 종이가 아닌 허공에 글쓰기를 권하고 그 과정을 촬영한 것이다. 시간의 흐름과 더불어 문자의 형태로 써내려간 빛의 흔적은 필름에 저장되어 결국 현상의 작업을 거치며 한 장의 사진으로 결정된다. 작가는 이 사진을 다시 라이트 박스에 펼쳐 보임으로써 작품을 완성하는 것이다. 또 하나의 출품작 <세븐틴 모먼트(17개의 순간들)>는 17명의 인물을 등장시킨 2채널 영상작업이다. 한쪽 채널에는 숨을 멈추고 정면을 주시하는 인물이, 다른 한쪽 채널에서는 더 이상 참을 수 없는 지경에서 숨을 터트리는 영상을 순차적으로 담았다. 그의 작업은 '시간이라는 이름의 생명현상'을 압축해 보임으로써 긴장감을 선사할 뿐만 아니라 생명을 유지하는 숨에 대한 각성을 유도하고 있다. 





 
천경우, <Seventeen Moments>, 2012, 2-channel video, sound





하태범은 사진 이미지와 더불어 영상, 설치, 입체 등 다양한 범주에서 작업을 하고 있는 작가다. 한국과 독일의 대학에서 조각을 전공한 작가답게 그의 작품은 치밀하고 명료한 형태와 볼륨으로 완성된다. 하지만 그것들은 전통적 조형미나 재료의 물성의 차원을 넘어 새로운 시각체험을 관객들에게 선사한다. 작가는 현대사회에서 끊이지 않고 자행되는 전쟁과 자연재해에 관한 소재를 주로 다루고 있다. 아울러 이 재앙적 사건을 보도하는 대중매체의 기능과 그것이 현대인들에게 미치는 영향에 대해 주목한다. 하태범의 작품이 특별히 시선을 끄는 이유는 재앙의 시대로 불리우는 동시대의 시대상을 백색이라는 특이한 기법으로 담아내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나아가 폭력성에 대한 인간의 본성과 소비주의에 대한 역설적 표현 방식도 그의 작품을 주목하게 만드는 요인이라 할 수 있다. 이번 전시회에 하태범은 4점의 사진작업과 2점의 비디오 영상이미지를 선보인다. 일명 'WHITE 시리즈'로 불리우기도 하는 작가의 사진작업은 재난과 자연재해의 현장을 순백의 종이와 플라스틱 재료로 치밀하게 재현하고 스틸 컷으로 촬영한 것이다. 그의 작품은 미디어에 의해 생산되고 전파되는 재난과 재해의 이미지를 백색의 모형물과 이미지로 탈색시킴으로써 새로운 해석의 층위를 제공한다. 정보시대에 재난과 재해의 이미지는 소비의 대상이 되었고 폭력성을 즐기는 인간의 본성이 현대인들의 의식에도 여전히 숨쉬고 있음을 비판한다. 백색으로 재구성된 재앙의 이미지는 미디어 정보시대의 현실과 인간의 본성에 대한 물음을 무수히 파생시킨다. 비디오 영상작업 <Playing War Games 2>와 <Dance on the City 2>는 문명에서 비롯되는 재앙의 이미지를 소비하는 현대인들의 역설적 윤리의식을 동영상으로 확대시킨 경우다. 

이상의 한국작가들 작품에 나타나는 비평의 키워드로써 '기억의 정치학', '시간과 관계에 대한 성찰', '재앙과 폭력의 재구성' 따위가 현대 아시아를 위한 담론의 대표적 주제라 할 수 없다. 하지만 이러한 개념들이 유럽 또는 아시아라는 지역의 경계를 넘어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내는 원리로 조금이나마 작용할 수 있다면 출품작가와 기획자에게 더 없는 행복일 것이다. (2015)





하태범, <Yeon-Pyeong Do>, 2011, 128x180cm, pigmentprint & facemou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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