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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보중, 숲의 순례자에서 흐르는 거주지로

고충환

김보중, 숲의 순례자에서 흐르는 거주지로

고충환

제4회 전혁림미술상 수상작가 김보중의 작가적 아이덴티티는 <숲의 순례자> 시리즈에서 확인해볼 수 있다. 숲이라고는 했지만, 그 숲은 어쩌면 진정한 숲이라고는 할 수가 없다. 도시의 공원에 기생하는 숲이고, 도시의 변방에 이식된 숲이다. 진정한 숲이 아니면서 숲으로서의 의미와 기능을 떠맡은 임시방편의 숲이고 임시변통의 숲이다. 그런 만큼 그 숲의 순례가 온전할 리가 없다. 

덩달아 그 숲의 순례자 역시 순례가 무색할 정도로 그 태도가 어중간하다. 왠지 불안하고 불안정해 보인다. 그렇게 작가는 현대인의 어중간한, 불안하고 불안정한 정체성을 도시 변방을 기웃거리는 의심스런 순례자의 초상을 통해 풍자한다. 현대인의 부유하는 정체성을 표상한 것이다. 그러므로 작가에게 숲의 순례자는 사실은 순례할 숲을 잃어버린 도시의 순례자이며 변방의 순례자이다. 그렇게 작가는 심지어 숲을 그리고 자연을 그릴 때조차 결코 도시를 떠나본 적이 없다. 도시를 떠날 수가 없다. 도대체 누가 도시에서 벗어날 수가 있는가. 그렇게 도시의 변방에 붙잡힌 삶을 사는 의심스런 순례자의 불안정한, 부유하는 정체성이 근작에서의 <흐르는 거주지>의 형태로 변주되고 확대 재생산되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작가는 회화의 경계를 넘어 설치로의 확장(회화설치 혹은 설치회화)을 꾀하고 있는 점도 주목해볼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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