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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문화·예술 결산] 왔노라(해외의 우리 문화재), 보았노라(인문사회과학서, 말러 시리즈), 울었노라(종교·정치 갈등, 연극·미술시장)

편집부

올해 우리 문화예술계는 외부 충격에 휘청이면서도 저력에 대한 기대를 갖게 했다. 신종플루에 이어 천안함 폭침, 남아공월드컵, 아시안게임, 연평도 포격 등 사회적 대형 이슈들이 1년 내내 이어지면서 문화예술계는 상대적 침체를 겪었지만 독서시장의 인문사회과학서 열풍, 젊은 작가들의 세계시장 진출 등 희망의 조짐도 적지 않았다. 2010년 문화예술계를 분야별로 돌아봤다.
◆인문사회과학서 열풍
지난해까지 문학과 경제·경영서, 자기계발, 심리학 서적이 강세를 보였다면 올해 출판계는 정통 인문사회과학서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지난 5월에 번역 출간돼 65만부가 넘게 팔린 마이클 샌델 교수의 '정의란 무엇인가'가 먼저 물꼬를 텄고, 10월 말 국내 판매를 시작한 장하준 교수의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가 바통을 이어받았다.
▲ 지난 9일 교보문고 광화문점 베스트셀러 코너. 올해 최대 베스트셀러인‘정의란 무엇인가’등이 꽂혀 있다. /김지호 기자김수환 추기경, 법정 스님,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 등 세상을 떠난 저명인사들의 책이 베스트셀러가 되는 현상이 작년에 이어 올해도 계속됐다. 특히 법정 스님의 책은 '말빚을 남기고 싶지 않다'는 유언에 따른 절판문제와 겹쳐 한때 품절사태까지 빚어졌다.
◆속(俗)이 걱정하는 성(聖)
조계종의 '봉은사 사태', 천주교 정의구현전국사제단의 '추기경 비판' 등으로 종교계의 리더십이 도전받았다. 또 4대강 문제 등 정치·사회적 현안에 대한 종교의 참여·개입 범위로 어느 정도가 적당한지를 놓고 논란이 벌어졌다. 사랑과 자비로 사회를 구원해야 할 종교가 오히려 사회의 걱정을 사는 지경에 이르렀다는 우려, 성(聖)과 속(俗)의 경계가 흐려진다는 지적도 나왔다.
▲ 천주교 일부 인사들의 4대강 사업 반대 시위.법정 스님(3월 입적), 옥한흠 목사(9월 소천) 등 한 시대를 이끌어온 종교 지도자들이 남긴 빈자리는 그래서 더욱 커 보였다. 지난 1월 대장암으로 세상을 떠난 '수단의 슈바이처' 고 이태석 신부의 삶을 다룬 다큐영화 '울지마 톤즈'가 20만 관객을 넘긴 것도 우리 사회가 종교에 바라는 바가 무엇인지를 확인시켜줬다.
◆'젊은 문학', 아마존 베스트셀러 올라
2009년이 신경숙 장편소설 '엄마를 부탁해'가 100만부 넘게 팔려 밀리언셀러가 되는 등 '문학의 해'였다면 2010년은 유명 작가들의 장편소설이 홍수를 이룬 것에 비해서는 수확이 적었다. 노벨문학상 수상은 올해도 실패해 아쉬움을 남겼다. 그러나 소설가 신경숙·김영하씨 등 세계 문학시장에서 주목받는 젊은 작가들이 늘고 있다. 김영하의 '빛의 제국'은 미국에서 9월 영역 출간돼 아마존 베스트셀러에 올랐고, 신경숙의 '엄마를 부탁해' 영역본은 내년에 출간된다.

▲ 안중근(사진 왼쪽), 말러.◆새 역사 쓰는 말러 교향곡 시리즈
공연 몇 달 전부터 매진 사례를 빚은 서울시향의 '말러 교향곡 시리즈'는 2010년 음악계의 최고 화제였다. 2번 '부활', 10번, 1번 '거인'에 이어 오는 30일 올리는 3번 교향곡에 쏠린 관심은 내년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이도메네오' '메피스토펠레' '룰루' 등 국내 초연작을 잇달아 올린 국립오페라단의 의욕적인 도전, 주말 오전에 교향곡과 협주곡 등 본격 오케스트라 연주를 선보인 예술의전당 토요콘서트의 등장도 주목할 만하다. 바이올리니스트 강주미의 인디애나폴리스 콩쿠르 우승을 비롯, 연달아 들려온 젊은 음악인들의 국제 콩쿠르 입상 소식은 이제 더 이상 뉴스거리가 안 될 만큼 자연스러운 일이 됐다.
◆'버티기용 작품'으로 버틴 연극
연극계에선 문제작이 나오지 않았다. 특히 중(中)극장 이상의 무대는 빈곤 그 자체였다. 그 대신 '33개의 변주곡' '에이미' '루시드 드림' '잠못드는 밤은 없다' 등 소극장 연극이 밀도의 힘을 보여줬다. 뮤지컬도 예년에 비해 저조했다. 라이선스 뮤지컬로 '빌리 엘리어트', 창작으로 '서편제' 정도가 평단과 관객의 호평을 받았다.

▲ 빌리 엘리어트(사진 위)와 뮤지컬‘브로드웨이 42번가’중 단체로 탭댄스를 추는 장면.공연시장이 전체적으로 공급 과잉인 가운데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 '브로드웨이 42번가' '시카고' 등 흥행성이 검증된 이른바 '버티기용 작품'이 많이 눈에 띄었다. 문근영·강혜정 등 연예인과 아이돌 스타의 공연 진출도 줄을 이었고, 작품보다 배우에 의존해 표를 파는 불균형이 심화됐다.
◆해외 소재 우리 문화재의 귀향
프랑스와 일본에 빼앗겼던 외규장각 도서와 궁내청 소장 도서가 마침내 귀국 비행기표를 예약했다. 일본과 미국 등에 흩어져 있던 고려 불화 61점이 국립중앙박물관의 《고려불화대전-700년 만의 해후》 특별전에서 고국 관객과 상봉했고, 혜초의 《왕오천축국전》도 1300년 만에 처음으로 고국을 방문했다.

▲ 144년 만에 돌아오는 외규장각 도서.안동 하회마을·경주 양동마을, 가곡(歌曲)·대목장(大木匠)·매사냥이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됐다. 이로써 한국은 세계유산 10건, 무형유산 11건, 세계기록유산 7건 등 28건의 유산이 유네스코 목록에 올랐고, 우리 문화유산에 대한 국민적 관심도 더욱 높아졌다. 그러나 일제 강점기와 6·25전쟁 등을 겪으며 변형·왜곡됐던 광화문이 경복궁 중건 당시 모습으로 복원됐지만 석 달 만에 현판이 갈라지면서 국민의 자존심도 함께 금이 갔다.
◆역사에서 얻는 교훈
한·일 강제 병합 100년, 6·25전쟁 60주년, 안중근 의사 순국(殉國) 100주기 등 역사적 의미가 깊은 한 해였다. 이에 따라 학술·사회단체와 언론은 역사를 통해 미래를 조망하는 다양한 기획을 펼쳤다. '덕혜옹주' '마지막 황태자' 등 경술국치와 관련한 소설도 잇따라 출간됐다. 또 11월에는 개항기부터 현재까지 대한민국의 발전 과정을 담은 대한민국역사박물관의 착공식이 있었다. 세종로 구(舊)문화체육관광부 청사를 리모델링해 2012년 말 개관하는 박물관은 대한민국 성공의 역사를 보여주게 된다.
◆맥 못 춘 한국 미술
2010년 해외 미술시장은 미국발 경제위기에서 벗어났지만 한국 미술시장은 상승세를 타지 못했다. 세계 1위 경매회사인 크리스티의 매출이 작년 33억달러에서 올해 50억달러로 크게 신장된 데 비해 국내 옥션 매출은 작년에 비해 소폭 늘어나는 데 그쳤고, 아시아 경매시장에서 중국·일본 작품 판매가 꾸준한 가운데 한국 작가만 맥을 못 췄다. 내년 1월부터 실시 예정이었던 미술품 양도세 도입은 다시 2년 유예됐지만 국내 미술계는 경쟁력 키우기라는 과제를 더 이상 미룰 수 없게 됐다.
-조선, 2010.12.27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0/12/26/2010122601151.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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