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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ew point] 반가사유상 뉴욕에 가야하는 이유

배한철

우리 국보 중 으뜸은 뭘까. `엄마가 좋으냐, 아빠가 좋으냐`만큼 우문이지만 기자가 문화재를 담당한 뒤로 이 분야 전문가들을 만나기만 하면 가장 먼저 던졌던 질문이기도 하다. 처음엔 국보의 가치를 감히 따질 수 있느냐며 어이없다는 반응이지만 '그래도 하나를 말한다면…'이라고 물고 늘어지면 금동미륵보살반가사유상을 첫 번째로 꼽았다. 

국가문화재로 지정된 반가사유상은 국보 제78호, 국보 제83호, 국보 제118호, 보물 제331호, 보물 제643호 등 5개가 있다. 모두가 수작으로 치는 작품은 잔잔한 미소가 잘 표현된 국보 83호다. 국립중앙박물관이 이 반가사유상의 보험가액을 최근 500억원으로 산정했다. 이 금액은 국보라는 상징적 의미를 배제한 형식적 가치에 불과하다. 

미국 뉴욕 메트로폴리탄박물관(이하 메트)에서 열리는 `황금의 나라, 신라`전에 반가사유상을 가져가는 문제를 놓고 문화재청과 중앙박물관이 협의를 벌였지만 결국 절충점을 찾는 데 실패했다. 중앙박물관 측은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며 '메트 측에 78호로 대체가 가능한지 질의했고 78호가 신라 것이냐에 대해 논란이 있다는 사실도 통보했다'고 했다. 메트 측에 공을 떠넘긴 셈이다. 그러면서 '전시회 준비가 상당 부분 진행돼 수용 여부를 결정하기까지는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뉴욕전 개최가 얘기되기 시작한 것은 꽤 오래전 일이다. 2008년 5월 메트의 한 큐레이터가 경주에 강연을 왔다가 경주박물관의 `금관의 나라, 신라`전을 관람한 뒤 신라전을 열겠다는 의향을 중앙박물관 측에 전달해왔고 그해 8월부터 양 박물관 간 본격적인 논의가 시작됐다. 이듬해 10월에는 메트의 토머스 캠벨 최고경영자가 방한하기도 했다. 

그런 만큼 이번 뉴욕전은 처음부터 메트의 최대 메인전으로 기획됐다. 개최 장소는 가장 많은 사람이 둘러본다는 1층 그리스ㆍ로마전 옆 기획전시관이다. 기간도 추수감사절, 크리스마스 등 미국 최대 명절이 집중된 10월 29일부터 이듬해 2월 23일까지다. 

세계 3대 박물관 중 하나인 메트에는 매년 600만명이 다녀간다.
 그런데도 메트에 설치된 한국실(상설)에는 파리만 날린다. 구석진 데다 볼거리가 부족해서다. 한류가 거침없다지만, 여전히 외국인에게 반만년 한국 역사를 얘기하면 믿으려 하지 않는다. 훼손이나 도난을 걱정하는 문화재청장의 심정도 이해되지만 유구한 한국 역사와 우리 문화의 우수성을 널리 알리기에 이번 전시회처럼 좋은 기회가 또 있을까. 

- 매일경제 2013.05.29
http://news.mk.co.kr/newsRead.php?year=2013&no=413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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