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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世智園] 국보 1호

최경선

오는 4일 2008년 2월 10일 방화로 전소된 숭례문 복원공사 준공식이 열린다. 어이없는 화재로 무너져 내린 지 5년3개월 만이다.

정밀 실측도면 덕분에 예전 모습을 거의 완벽하게 되찾았다니 반가운 일이다.

원래 숭례문은 태조 4년인 1395년 짓기 시작해 3년여 만에 완공됐다. 그때보다 복원에 더 시간이 걸린 셈이다. 숭례문은 임진왜란과 병자호란 때도 불타지 않았다. 서울에서 가장 오래된 목조 건물이라는 사실을 인정받아 1962년 국보 제1호로 지정됐다.

그후 50년간 `국보 1호`는 논란의 연속이었다. 일제가 1934년 숭례문을 보물 1호로 지정했는데 왜 답습했느냐는 주장부터 제기됐다. 김영삼 대통령 시절이던 1996년 `일제 지정 문화재 재평가위원회`가 역사 바로 세우기 차원에서 국보 1호 교체를 검토했다.

노무현 대통령 시절인 2005년에는 감사원과 문화재청이 동시에 논란을 일으켰다. `국보 1호`라는 상징성이 문제였다. 감사원이 문화재 관리실태 감사에서 `상징성에 걸맞은 문화재로 국보 1호를 바꿔야 한다`고 지적하자 유홍준 당시 문화재청장이 `국보 1호 교체에 큰 이론은 없다`고 맞장구를 쳤다.

당시 여론조사도 국보 1호를 훈민정음이나 경주 석굴암, 조선왕조실록, 해인사 팔만대장경 등으로 변경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많았다.

세계적으로 국보 1호를 정해둔 나라는 거의 없다. 북한이 평양성을 국보 1호로 정해놓았을 뿐이다. 중국, 일본도 국보 1호는 없다. 어떻게 문화재 가치에 순위를 매길 수 있느냐는 것이다. 실제 국보 1호라는 표현도 단지 문화재 지정 순서일 뿐 그 중요도를 나타내는 것이 아니다.

유 청장은 그후 줄곧 일련번호 없이 `국보 숭례문`으로만 표기하거나 아니면 국보 1호를 훈민정음으로 바꾸는 방안을 추진했다. 그런 유 청장이 숭례문 화재사건으로 물러났으니 숭례문은 자신의 몸을 살라 `국보 1호` 자리를 지킨 격이다.

숭례문을 복원하면서 1907년 헐렸던 성곽도 일부 되살렸다. 하지만 화재와 복원으로 그 문화재적 가치가 손상된 것을 부인하긴 어렵다. 낙산사 동종이나 쌍봉사 대웅전은 화재 후 복원된 뒤 `보물`이라는 문화재 지위를 잃고 말았다.

숭례문 복원에는 원래 건축자재와 가장 비슷한 포천 화강석과 삼척 금강송 등을 사용했다고 한다. 아무쪼록 `국보 1호` 논란이 다시 일지 않을 만큼 완벽하게 복원됐기를 바란다.  

 

-매일경제 2013.05.02

http://news.mk.co.kr/newsRead.php?year=2013&no=336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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