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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역 인근에 ‘제2 예술의전당 ’ ?

박인배

문화체육관광부는 공연장 공급부족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용산구 서계동 옛 기무사 수송대터에 강북의 대표적 문화예술 공간을 조성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달 28일 문화체육관광부 업무보고에서 나온 ‘문화예술진흥복합센터’ 이야기다. 위치는 현재 국립극단이 운영하고 있는 백성희장민호극장이 있는 자리다. 복합문화예술센터라고 하니 다양한 공간이 들어설 것이고, 면적으로 볼 때 세종문화회관보다 큰 규모다.

그러나 우선 생각해봐야 할 것은 공연장으로서의 접근성은 괜찮은가다. 물론 지방 대도시 주민 중에는 KTX 타고 올라와 공연 보고 내려가는 마니아도 있으니 한층 편리해질 수도 있고, 인천공항철도의 도착지이기 때문에 한류 공연 관광객을 목표로 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곳을 주로 이용하게 될 서울시민의 입장에서 본다면 접근성이 그리 좋은 곳은 아니다. 새로 짓는 것이니 충분한 주차 공간을 마련할 수 있겠지만 공연 시작과 종료 시간대 엄청난 교통혼잡을 초래할 수 있다. 또한 대부분의 대중교통이 서울역사의 동쪽에 있어 서쪽까지 넘어가는 동선 또한 마련되어야 한다.

또한 서울의 관문인 서울역 인근에 들어선다는 점에서 상징성은 뛰어나겠지만 랜드마크 이상의 실질적인 문화예술진흥센터로서의 기능을 하기 위해서는 다각적인 검토와 대안을 찾아볼 필요가 있다.

우선 그런 대형 공연장에 대한 수요가 있는지를 검토해야 한다. 최근 뮤지컬 산업이 활성화하면서 민간자본으로 지어지는 대형 전용극장이 여럿 생겨나고 있다는 점이다. 이런 추세는 투자기업의 마케팅 차원의 기업이미지 상승 효과를 가지고 있어 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 전망할 수 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대형 공공 공연장이 갖는 위상에 대해 다시 한번 논의해볼 필요가 있다. 전반적인 서울의 인구 구성 대비 공연장 좌석 수는 균등하게 배치되어 있는가, 공연예술 장르별로 전문공연장을 가지고 있는가, 그리고 어린이ㆍ청소년ㆍ노인ㆍ여성ㆍ다문화가족 등 세대계층별로 특화된 문화예술센터에 대한 계획은 마련되어 있는가 등이다.

이처럼 몇 가지 사항만 고려해도 수십 가지의 조합이 나올 수 있다. 다 만족할 수 없으니 ‘선택과 집중’을 해야겠지만 문화예술은 다양성에 바탕을 둔 생태계라는 점을 감안할 때 큰 규모의 ‘선택과 집중’을 할수록 제대로 된 문화예술 진흥과는 거리가 멀어질 수 있다. 그런 점에서 같은 날 함께 발표되었던 ‘마포 당인리 문화창작발전소’ 계획이 문화예술 진흥에 더 효과적이라고 볼 수 있다.

문화체육관광부의 입장에서는 국립극단이 사용하던 장소이니 부지 확보에 용이한 측면도 있겠지만, 서울시 자치구 중에는 공연장 건립 계획과 부지 확보를 하고 있으면서도 건립비용 문제로 공사를 못하고 있는 곳도 많이 있다. 강남과 강북의 비교에 의해 강북에 배치했다는 설명보다는 서울을 서북권, 동북권, 서남권, 동남권 등으로 좀더 세심하게 검토해 수요가 있는 낙후된 곳에 배치함으로써 공공복합문화예술센터로서의 역할과 문화예술 진흥을 견인하는 기능을 다 했으면 좋겠다(참고로 예술의전당이 처음 지어질 당시의 우면산 자락은 문화예술이 가장 낙후된 불모지였다).


- 헤럴드경제 2013.04.03

http://news.heraldcorp.com/view.php?ud=20130403000498&md=20130403110336_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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