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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대] 서울의 두 랜드마크 개관, 더 이상 미룰 수 없다

나건

서울이 영국의 저명 대중매체인 월 페이퍼에 의하여 '2013년 세계 최고의 디자인 도시'로 선정되었다. '강남 스타일'과 최첨단 가전제품들을 선보이며 세계의 대중문화를 이끌어가는 엔진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또한 자하 하디드가 디자인한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와 '세빛 둥둥섬' 등 한강변 프로젝트처럼 눈길을 사로잡는 건물들이 세워지면서 도시의 면모가 달라지고 있는 점을 꼽았다.

그런데 주목할 부분은 지금 서울의 두 랜드마크인 DDP와 세빛 둥둥섬의 개관이 계속 미뤄지고 있는 점이다. DDP는 원래 금년 4월에 '의생주(衣生住)'로 대표되는 패션디자인·산업디자인·환경디자인 분야의 새로운 흐름과 트렌드를 이끌어가는 세계적인 디자인 랜드마크로 데뷔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원래 목적과 다르게 용도를 바꾸는 과정에서 개관 예정일이 1년 이상 지연되고 있다. 그렇게 되면 예산 낭비 우려도 커지고 건물 디자인의 신선함도 현저히 떨어지게 되어 이 건물이 가져다줄 문화적·경제적 효과도 급격히 감소할 것이다.

원래 '플로팅 아일랜드'라 불리던 세빛 둥둥섬은 반포대교의 달빛무지개 분수와 어우러지는 서울의 대표적인 명소로 계획되었다. 한 시민의 아이디어로 만들어진 무지개 분수는 '세계에서 가장 독창적인 10대 다리'에 뽑혔고 기네스북에도 등재되었다. 그런데 2011년에 완공된 세빛 둥둥섬은 아직도 활용되지 않고 있다. 요즘은 건물을 관리하기 위한 기본 조명은 물론 화사한 색채의 외부 LED 조명까지 꺼놓아서 밤이면 을씨년스러운 모습이 마치 커다란 폐가(廢家)처럼 변해가고 있다. 디자인을 통하여 서울을 세계적인 도시로 도약시키기 위한 '디자인 서울'의 대표적인 프로젝트들을 이렇게 표류시키는 것은 대단히 유감스럽다. 항간에서는 전임 시장의 실정(失政)으로 몰아가려는 의도로 일부러 개관을 지연시키고 있다는 이야기가 돌고 있다.

그러나 이제는 화합과 통합의 시대를 열어야 할 때이다. 월 페이퍼가 지적한 대로 두 공공시설물은 이미 서울을 대표하는 랜드마크로 세계적인 공인을 받고 있다. 누가 이 사업을 시작했느냐 따지기보다는 어떻게 잘 마무리하여 서울의 브랜드 정체성과 경쟁력을 높이는 계기로 활용하느냐가 중요하다. '강남 스타일'의 유행 등으로 새봄이 되면 물밀듯 밀려들 해외 관광객들이 보고 즐길 만한 것이 많지 않은 서울의 현실을 감안할 때, 두 랜드마크의 개관을 더 이상 미루지 말아야 한다.


- 조선일보 2013.02.14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3/02/13/2013021302855.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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