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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박천남, 종 다양성의 미술관문화를 향하여

김준기

큐레이터 박천남의 관심사는 미술관문화의 종 다양성이다. 쏠림현상이 심한 한국의 문화지형에서 종 다양성을 추구하는 건 간단한 일이 아니다. 그것은 일종의 도전이자 모험이다. 그는 한국미술계가 놓치고 있는 것들을 챙기려고 노력해왔다. 그가 주목하는 것은 소외현상이다. 그가 파악한 소외의 국면은 다양하다. 조각과 한국화, 판화 등과 같은 소외장르가 있다. 중앙 서울이 아닌 주변부 지방도시들도 있고, 중견이나 중진, 원로 등 연령대별로도 소외의 그늘이 있다. 작고작가들과 같이 잊혀진 예술가들도 있다. 소외현상을 극복하려는 그의 문제의식은 로컬, 신화,샤먼, 동서(이념)문제, 남북(기아, 빈곤)의 문제 등 의제별로도 다양하다.

한국미술계에는 개인전과 기획전에 관한 모종의 오해가 있다. 개인전은 작가 1인, 기획전은 작가 다수라는 등식이 은연중에 퍼져있는데, 전시를 기획한다는 것에 대한 개념이 모호하기 때문이다. ‘한 작가의 세계를 집중적으로 조명하는 기획전.’ 얼마든지 가능한 일이다. 한 예술가의 세계에 대한 존중을 기반으로 ‘상조자’ 개념을 가지고 동행하는 일을 박천남은 이 시대 큐레이터에게 필요한 미덕 가운데 하나로 보고 있다. 그는 지난 몇 년간 ‘중견중진작가의 작업세계를 깊게 들여다보는’ 큐레이터의 관점을 세우고 한 작가의 전모를 들여다보는 반회고적인 성격의 개인전을 추진했다. 돌이켜보면 지난 몇 년간 그가 집중해왔던 중견중진에 관한 관심이나 개인전 위주의 전시프로그램 배치는 2010년이후 한국의 미술관들이 모종의 전환점을 형성하고 있는 분위기와 맞아떨어진다.

성곡미술관에 재직하면서 그가 추진한 전시들에는 이러한 고민이 잘 드러나있다. ‘중견중진작가집중조명전(김영헌, 박화영,이재효, 박병춘, 김성연)’, ‘로컬리뷰(부산발, 강화발)’, ‘작고작가재조명전(전국광, 구본주)’, ‘원로작가회고전(이승택)’ 등을 통하여 그는 문화권력의 집중화 현상을 추종하기보다는 균형감을 가지고 미술관문화의 종 다양성을 추구했다. 그는 전선줄 위에 참새 비유를 든다. 전선줄 위에 참새들이 한 방향을 바라보고 있을 때, 옆과 뒤를 돌아볼 줄 아는 한 마리의 참새가 필요하다는 것. 대다수가 앞만 바라보고 있을 때, 누군가는 좌고우면하는 성찰이 있어야만 미술관문화의 종 다양성이 살아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모두가 놓치고 간과하는 부분을 보완하려는 노력과 더불어 스스로 권력화하지 않으려는 긴장감을 가지고 미술(관)문화 전체를 돌아보는 태도이다.

박물관 종사자로서의 그의 일들은 전시기획자 범주를 훌쩍 넘어선다. 그는 미술관 건립과 개관 프로젝트를 여러 차례 경험했다. 1993년에 호암미술관 조각공원 조성 TF팀에서 일한 것을 시작으로, 이듬해에는 삼성미술관 건립 TF팀, 1997년에는 로댕갤러리 건립 TF팀에서 일했다. 1999년에는 아트센터나비 개관준비프로그램을 맡기도 했다. 서울시립미술관 재직 시절에 난지미술창작스튜디오 조성 프로그램과 서울숲야외조각공원 조성 심포지움을 진행했으며, 경기도미술관 발전방안 연구용역(경기문화재단, 2010), 양평군립미술관 건립운영계획(경기문화재단,2010) 등을 추진했다. 대구포토비엔날레를 비롯해 수많은 기구와 행사들의 정책방향에 대해 직간접적인 참여를 해왔다.



- 박천남(1961- ) 홍익대 예술학과 졸업 동 대학원 박사과정 수료. 1992 삼성문화재단 호암미술관 큐레이터, 1997 로댕갤러리(현 플라토) 큐레이터, 2004 서울시립미술관 전시과장, 2007 부산시립미술관 학예연구실장, 2009 성곡미술관 학예연구실장, 2009 중앙미술대전30주년기념특별전 : 이륙_Aim High, 2009 양평환경미술제 : Echo of Eco 전시감독, 2010 관두비엔날레와 2011충칭청년비엔날레 커미셔너, 이인성미술상, 부산비엔날레, 대구사진비엔날레 등의 운영위원 역임. 2006 제9회 자랑스러운박물관인상(중견부문, 한국박물관협회) 수상. 2008년부터 한국큐레이터협회 부회장을 맡고 있으며, 2015년부터 뮤지엄문화연구소 소장으로서 독립큐레이터 활동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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