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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와 미술 전시

윤범모

또다시 8월이다. 뜨거운 계절. 8월 하면, 무엇이 떠오르는가. 광복, 그렇다, 광복이다. 빛을 다시 찾은 계절이다. 1945년 이후 많은 세월이 흘러갔다. 하지만 광복 70년이 넘어가도 빛을 얻지 못한 곳이 있다. 예컨대 ‘나눔의집’만 해도 그렇다. 경기도 광주의 ‘나눔의집’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이 사는 곳이다. 주거환경과 더불어 ‘위안부’ 관련 뮤지엄도 있어 역사적 사건을 증언하고 있다. 문제는, 피해자는 많은데 가해자의 모습이 희미하다는 것, 아니 뻔뻔하다는 것이다. 그래서 8월은 자꾸 오고 있다. 아픈 상처와 함께.

광화문 한복판에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관련 2017년도 순회전’이 열렸다. 위안부 문제를 새롭게 부각시키기 위한 훌륭한 교육자료이기도 했다. 여성가족부 주최로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 국립여성사전시관, 대한민국역사박물관 주관으로 개최했다. 협력기관은 워싱턴정신대문제대책위원회, 일본 타라미술관, 일본자료센터이다. 이 전시는 대한민국역사박물관(7.3-7.15)에 이어 전주 전북대박물관(7.19-8.5), 대전문화재단 예술가의집(8.10-8.19), 대구문화예술회관(8.23-9.2)으로 순회한다. 전시 제목은 ‘하나의 진실 : 평화를 향한 약속’이다. 그러니까 ‘위안부’ 문제의 진실 캐기와 평화에의 약속을 다짐하고 실행하려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전시기획을 살펴보면 이렇다. ‘묻혀 있고 왜곡되었던 일본군 위안부의 역사적 진실을 밝히는 전시’, 그래서 강제집행을 밝히는 유물, 사진, 고증자료, 그리고 미술작품을 전시했다. 전쟁범죄를 고발하는 역사적 자료와 더불어 창작 예술품의 결합은 흥미로운 전시 방식이다.




미술품은 원로 도미야마 타에코(富山妙子, 1921- )의 <바다의 기억>(1988, DVD)을 비롯해 <남태평양 해저에서>(1985) 그리고 과거의 작품을 새롭게 재창작한 <위안부>(2015) 등을 볼 수 있다. ‘위안부 문제의 평생 고발 작가’ 도미야마 타에코, 아직 건재한 그의 실체를 광화문에서 접할 수 있어 다행스러웠다.

나는 1995년 8월 광화문 부근의 미술관에서 도미야마 타에코 개인전을 기획 전시한 바 있다. 이는 국내 최초의 위안부 주제 미술전이면서, 도미야마의 입장으로는 최초의 미술관 개인전이기도 했다. 고향에 돌아가지 못하고 남태평양 바다 밑에 묻혀 있는 위안부, 그들의 해골들, 화가는 진혼곡을 들려주어 시선을 끌었다. 재미 중국화가 홍리우(HUNG Liu, 1948- )의 <이상한 과일(위안부)>(2006)은 위안부 기록사진을 참조하여 사실적으로 재구성한 작품이다. 붉은 바탕에 물고기와 나비 등 상징적 장치를 하고, 탄탄한 구성력을 보인 수작이다. 네덜란드 사진작가 얀 배닝(Jan BANNING, 1954- )은 <와이넴> 등 기록사진을 통해 생존 위안부의 실체를 생동감 있게 화면에 담았다. 주름진 얼굴의 강렬한 눈동자는 눈길을 오래 끌게 했다. 이외 한국작가로 강애란, 송희준, 윤아린, 백정화, 이창진, 김시하 등이 참여했다.

이번 전시의 기획자 이정실 버지니아 워싱턴대 교수는 워싱턴 정신대문제대책위원회 회장을 맡고 있다. 그러니까 ‘위안부’ 문제 전시기획의 적임자라는 의미이다. 그는 위안부 관련 전시는 전쟁 범죄의 여성 피해자 문제를 부각시키는 것 이외 인권문제임을 강조한다. 인권문제라는 거대 담론은 아무리 강조해도 부족함이 없다. 하지만 박근혜 정부는 일본과 위안부 문제를 졸속 합의한 바 있다. 이제 새 정부는 위안부 문제, 더 나가서 인권 문제에 새롭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 마침 문재인 정부의 첫 여성가족부 정현백 장관은 취임 첫 방문지로 나눔의집을 선택했고, 또 서울 시내에 위안부 관련 뮤지엄을 건립하겠다고 공약했다. 이제 우리는 위안부 혹은 여성, 아니 인권 문제를 새롭게 해석하고 현실화해야 할 전환기에 섰다. 우리는 언제까지 주한일본대사관 소녀상 앞에서 수요집회의 기록을 세워야 하는가. 일본 정부의 각성도 문제이지만, 마냥 저자세였던 한국 정부의 문제도 더 큰 문제이지 않았던가.

8월 다시 왔다. 과연 이번 8월은 빛을 꿈꾸게 하는 8월이 될까. 하나의 진실을 위하여, 평화를 향한 약속을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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