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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환기미술관

최열

언제나 넘나드는 길목에 내가 좋아하고 또 잘 아는 사람이 머물고 있다면 얼마나 행복한가. 경복궁 뒤쪽 청와대를 지나 백악산을 끼고 고개 길 오르다 보면 장의문이 나온다. 북악스카이웨이로 접어드는 길목 왼쪽으로 샛길이 있는데 접어들어 곧장 내리막길을 바라보면 환기미술관 팻말이 보이고 넓은 문을 들어서면 아담한 모습을 한 미술관이 자태를 드러낸다. 유리가 넓어 시원한 별관과 조그만 정원 사이를 지나면 우뚝 솟은 건물이 시야를 가리는데 이렇게 좁은 땅에 어찌 저리 장엄하게 연출했을까 싶을 본관이다. 들어서면 김환기를 느끼도록 몇 가지 장치에 발길 멈추는데 여기서 부터가 장관이다. 광장 같은 중앙에 들어서면 하늘 끝까지 트인 공간이 경쾌한데 발걸음 옮길 때마다 오밀조밀 구석구석 눈부신 작품들이 눈에 들어온다. 양쪽으로 난 계단 어느 쪽이건 골라 오르는데 몇 발짝 아니지만 시야는 변화무쌍하다.





이렇게 2층, 3층까지 놀라움의 연속이다. 소규모 사립미술관의 정수를 드러내고 있는 환기미술관은 1974년에 별세한 김환기의 부인 김향안 여사가 1992년에 건립하였다. 이 터는 김환기, 김향안 두 사람과 아무런 인연도 없는 곳인데 문득 미술관이 들어서는 순간부터 그리고 2004년 부인이 세상을 등지고 사랑하는 사람 곁으로 떠난 그 순간부터 부부의 생애와 예술 그 모든 것으로 바뀌었다. 요즘 사립미술관이 늘어나 어떤 경우 그 명예를 더럽히는 곳이 없지 않은 터에 그 맑고도 꿈결같은 아름다운 이름 그대로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날지를 살아남은 사람들에게 새겨주는 가장 기가 막힌 곳이 있다. 영혼이 순결한 사람, 그 예술을 느끼고자 한다면 그래, 바로 이곳이다.

日雲미술연구소






김환기(金煥基1913-1974)는 전남의 섬 기좌도에서 태어나 일본에 유학하여 아방가르드 운동에 참가하면서 현해탄을 넘나들며 화가의 길을 걸었다. 1944년 당대의 여성 김향안과 결혼한 김환기는 거의 성북동에 살며 전후 한국화단의 시대정신인 동서융합의 세계를 완성하였다. 1965년 미국으로 이주한 다음 별세할 때까지 그곳에서 미술을 ‘아름다운 감옥’ 으로 여기며 주옥과도 같은 창작에 생을 바쳤다. 김향안 여사마저 세상을 떠난 지금 박미정 관장과 더불어 그 후손이 경영하는 가운데 환기미술관은 대한민국에서 최고의 사립미술관으로 자라나 너무도 많은 사람들에게 행복을 가져다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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