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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코하마트리엔날레 2005 -글로벌리즘과 도시문화정책의 사이의 아트 서커스

김영순

개항의 기억-창조적 도시의 비전을 여는 국제미술제
일본의 무사나 지식인들이 중국과 한국의 문화와 유학자들에게 존경의 마음을 품고있던 200년 이상의 쇄국상태에서 벗어나 아시아에서 근대문명의 선두주자가 될 수 있는 계기를 연 개항지 요코하마.
이 항구에 도시의 역사적 기억과 함께 일본미술사를 국제적 동시대의 반열에 올려놓은 도쿄비엔날레1의 기억을 창조의 원천으로 되살려 국제미술제를 개최한 지 4년 만에, 제2회 요코하마트리엔날레 전시를 개막했다. (9월 28일 - 12월 18일까지)
이번 전시는 총감독 가와마타 타다시(川?正)와3인의 공동기획자(요코하마미술관 큐레이터 아마노타로(天野太郞), 2000년 에치고 쓰마리 아트 트리엔날레 총감독이던 세리자와 타카시(芹? 高志), 도시와 아트를 테마로 한 전시와 워크숍을 개최해온 갤러리 아트리에의 디렉터 야마노 신고(山野 ?悟))가 오늘의 국제전이 지닌 유랑성과 아트의 본래적 과제를 어려운 담론이 아닌 엔터테인먼트적 요소와 미술을 결합시켜 「아트 서커스-일상으로부터의 도약-」(Art Circus -Jumping from the Ordinary)으로 정리하고 이를 전시주제로 명명하였다. 사실 이전시의 총감독이 애초에 일본 건축계의 거장으로 포스트모더니즘 문화의 리더리기도 했던 이소자키 아라타였는데 불과 10개월을 남겨두고 도중하차하여 후임을 맡은 이번 감독과 큐레이터팀은 불과 10개월 만에 개인적인 전문적경험과 네트워크를 십분 활용하여 30개국(지역)에서 86명의 작가의 71개의 프로젝트로 아트 서커스를 개장하였다.
이번 메인 테마인 아트 서커스는 1970년 프랑스에서 시작한 누보실크운동 속에서 아티스틱한 서커스가 탄생했다. 쥐랑 서커스 에토캉이라는 프로젝트는 작가 다니엘뷔랑이 에토캉 서커스와 공동작업향식으로 실현해 이번 요코하마에서도 이 서커스를 공연한다.
참여작가들은 아시아, 유럽, 미주대륙, 아프리카 등에서 초대되었는데, 나라별 구성을 보면, 출품작 71개중 일본이 29팀이 참가하여 전시구성의 3분의 1이상이 일본 작가들이고, 일본을 포함한 아시아 작가들의 프로젝트팀이 44, 프랑스 독일, 네델란드, 벨기에, 영국, 스페인, 호주 등에서 많게는 4팀에서, 적게는 2팀이 참여하고 있다. 나머지 멕시코 미국 브라질 이집트 남아프리카 등은 작품 하나씩이 출품되어 있다. 이 참여작가들의 출신을 보면, 준비기간의 문제가 있었다고는 하나, 제1회때 요코하마로부터 세계미술의 발신이라는 거창한 구호 대신 사실상 또하나의 아시아의 국제미술제로 지도를 좁히고 있다.





도시정책과 문화산업사이의 국제미술축제
전시장소는 우리의 광주비엔날레가 고정된 전시장소를 확보하고 있는 것과 달리, 관광명소인 야마시타 공원일대의 부둣가 수입물품이 통관 절차를 기다리며 보관되는 보세창고 3호와 4호를 본전시장으로 하여, 공원에서 이어지는 중화가 그리고 근린아파트와 시내의 1920년대에 일본의 대표적인 근대건축물의 빌딩사무실, 등지이다. 이는 최근의 국제미술제가 기성의 미술관 제도에 대한 도전으로서 흔히 구사하는 이른바 대안공간의 선택이라는 요소와 개항도시의 기억을 창조적 상상력의 원천으로 오늘의 국제적 문화 이벤트를 미래비전으로 제시하려는 도시문화정책의 절묘한 결합이 엿보인다.
현재 인구 357만 7천 436명인 요코하마시는, 1회 트리엔날레를 개최한 다음 해에 개항 150주년을 맞는 2009년 개장을 목적으로 <예술창조 도시>비젼을 표방하고 <내쇼널아트파크>, <영상문화도시>계획과 함께 <요코하마 트리엔날레>프로젝트를 도시문화정책으로 구축하고 있다. 제2회를 맞은 올해의 전시 총예산은 약 90억원(8억 9천만엔)이고, 총예산의 70%를 국제교류기금과 요코하마시가 공동으로 분배하여 지출하고 30%는 입장료 및 도록판매 수입으로 충당한다는 계획이다. 여기에 NHK와 아사히신문사, 요코하마트리엔날레 조직위원회가 공동주최하고 있는 것이다.





사이에서 읽고 체험하기
야마시타 공원의 입구에서 시작하는 벨기에 작가 뤼크 들뢰(Luc Deleu)가 콘테이너 4개가 곡예를 하듯 아치형으로 만든 관문 스페이뱅크(Speybank)을 통과해 다니엘 뷔랑(Daniel Buren)의 트레이드마크인 홍백의 줄무늬 만국기가 펄럭이는 서커스장을 지나, 해안선을 끼고 멀리 700m연도에 뷔랑의 만국기가 환호하는 산책로를 걷는 것으로 관객을 일상으로 부터 도약하여 아트의 세계로 진입하게 한다.
제 1, 2전시장 안은, 외부의 간섭을 차단하고 순수 미술자체만 격리해 전시할 전시공간 대신 실제 사용되는 보세물류 창고현장이 모습을 드러낸다. 현장은 하역을 마치고 짐을 풀어놓은듯 어수선하다.
입구에는 관객이 더 구체적으로 작품 속에 들어가 다양한 체험 속에서 작품을 총체적으로 이해하도록 재현된1998년 작고한 다카마츠 지로(高松次?)의 <그림자> 작업이 서있고, 인도 작가들이 주도하는 NPO 단체 <오픈 서클>의 글로벌리즘문화를 비판하는 공동작업과 싱가폴의 공연감독으로 유명한 옹켄센의 공동작업가 근대화과정에서 동남아시아문화의 변모상을 문화인류학자의 보고서처럼 자료화면으로 제시한다. 미술은 더이상 과거의 아트에만 머물러 있지 않고 당대의 지적담론에 개입한 시각정보요 미디어임을 확인해준다.
관객은 타이의 민속찻집에서 작가가 내주는 차도 마시고, 탑모양의 불상의 가슴에서 따온 용기에 넣어 만들어주는 주목밥도 사먹고, 고고한 분위기가 느껴지는 일본 선방에 앉아 자연의 목재와 줄로 조합한 악기도 연주하고, 사격연습과 탁구도 즐기며, 모형들이 대리게임을 해주는 축구도 즐기고, 나라 요시토모의 판자집에도 들려 그의 방도 엿보고, 미술 수퍼마켓 , 십자가수난상의 형태화면을 빌려 아프리카와 독일인 사이에 출생한 혼혈의 정체성 혼란을 문제제기하는 무왕기의 작품들을 돌아, 마지막에 독일의 볼프강 빈터와 베르톨드 호르베르트가 지친 관객들을 위해 그네를 매달아 두었다. 바로 서커스장의 필수품인 <그네>로 관객 스스로가 그네를 타고 묘기를 보여줄 곡예사가 되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는 김수자와 김소라 두 여성작가가 초대되었다. 김소라의 경우, 인터렉티브표현의 대표작가로 처음부터 선정되, 요코하마 항구라는 장소성의 의미를 염두에 두고, 서커스공연장 무대 뒤의 <준비실>을 연출했다. 장소성과 시간성을 지속의 생동성으로 전하기 위해 요코하마의 브라스밴드와도 공연한다.
중화가에는 메이지시대에 요정을 겸한 오락장이던 가이호테이(會芳亭)이라는 누각의 역사를 환기하여 호텔을 꾸몄다. 이 호텔은 단순한 전시품이 아니라 하루 한 사람에게 일박을 허용하는 숙박시설이다. 일본작가 니시노 타쓰로(西野達郞)의 작품으로 안 과 밖, 공유와 사유사이에 위치하는 일상의 부조리한 광경을 표상한다.

부대행사로는 전시첫날인 28일과 29일 이틀에 걸쳐 국제심포지엄(「전람회란 무엇인가- 공간과 의지)('Exhibition- Awilling Spacel)을 개최했다. 국제전 기획경험이 있는 디렉터들 나카하라 유스케(仲原佑介), 알라나 헤스(Alanna Heiss) PS1컨템포레리아트센터 디렉터, 켄럼(Ken Lum: Yishu Journal of Chinese Contemporary편집장, 작가)등이 참가했다.
트리엔날레의 준비과정에 관객들이 참여해 작품이 제작되는 과정에 대한 설명도 듣고 때로는 참여도 할 수 있는 사전준비실의 공개와도서실을 개설해 참가작가의 자료나 그 밖의 미술잡지, 카탈로그 등을 볼 수 있는 장도 마련했다.소멸해가는 전시현장을 기록하여 전시하는 카페를 운영한다. <트리엔날레 스테이션>, <비엔날레학교>, <화성火星의 생활>, 가 그것이다.
특히 카페 는 1927년에 세워진 역사적 건축물에 개장해, 트리엔날레 현장을 매일 기록한 사진으로 벽을 메워간다. 촬영자는 1970년 도쿄비엔날레의 현장기록을 남긴 현대미술 기록 사진가 안자이 시게오씨다.

표현과 공간에의 의지 그리고
이번 전시는 정치적이거나 체제변환을 대전제로 하는 도전으로서의 국제전을 감히 거부하고 혼돈스런 현대사회에서 <아트의 기능> <아트의 힘>을 환기시키려한다는 공간에 대한 의지를 표묭하고 있다. 상호 대화(dialogue), 장소성(site specific interection), 운동태로서의 전시회( work in progress)그리고 감상에서 체험으로라는 최근의 국제전에서 이슈로 삼아온 일반론을 수용해 기본개념으로 설정하고 작가들의 작품을 통해 구체적 공간의지를 표명하고자 한다.
서커스와 축제의 사이에서 도시의 브랜드 제고와 새로운 미술발신지로서의 요코하마트리엔날레가 개최되고 있다. 다른 국제미술제가 그러하듯.

주) 1. 1970년 일명 「인간과 물질전」: 참여작가들의 면면이 모노하를 아르테포베라나 미니멀아트와 동시대언어로 자리매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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