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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에서 만난 미술> 이글거리는 태양을 닮은 고흐의 해바라기

김달진

<길에서 만난 미술> 암스테르담 - 반 고흐의 해바라기

요즈음 막바지 더위가 대단하다. 며칠 전 고향을 다녀왔는데 들판에는 뜨거운 햇볕에 곡식이 무르 익어가고 있었다. 옆집에 담벽보다 우뚝 솟은 해바라기 몇그루는 햇볕을 따라가며 씨앗이 탄탄하게 커가고 있었다. 이 해바라기를 보며 문득 4년전 첫 유럽여행에서 만난 반 고흐의 해바라기 그림이 떠올랐다. 네덜란드하면 연상되는 것이 풍차와 튜울립, 그리고 해바라기의 화가 반 고흐이다. 내가 가본 암스테르담은 곳곳에 조용히 운하가 흐르고 그림같은 다리가 있고 갈매기를 만날 수도 있는 매력적인 도시이었다.

반 고흐미술관은 암스테르담 국립미술관 근처에 있으며 1962년 재단이 설립되었고, 그의 사후 83년 뒤인 1973년 개관했다. 미술관 건물은 크게 두 동으로 나누어져 본 건물은 0, 1, 2, 3으로 뒤 건물은 -1, 0, 1로 표기하고 있었다. 짐 보관소에 직원이 “반갑습니다”라는 한국말을 걸어와 너무 반가웠고 안내 브로셔도 외국의 어느 미술관보다 많은 8개어로 준비되어 있었다.

오늘 날 고흐의 걸작들은 파리의 오르세미술관이나 런던의 내쇼날갤러리 등에 흩어졌지만 이 곳은 고흐의 작품변천을 한 눈에 볼 수 있다. 고흐의 팬이라면 가보지 않을 수 없는 명소이다. 시대별 전시를 하고 있는데 아를르시대에 오면 그의 캔버스 위에서 진노랑이 활활 타오르는 <노란 집>, <침실>, <해바라기> 등 명작이 탄생했다.

고흐는 해바라기를 주제로 한 그림과 비슷한 구도의 작품을 여러 점을 남겼다. 그의 해바라기는 형태, 색채, 태양을 향하는 성질 등이 고흐의 내면의 상징이었다. 그의 말을 빌면 “바야흐르 눈부신 여름 날이다. 태양, 빛, 그 밖에는 뭐라고 말 할 수 없다. 나는 다만 노랑, 그것도 파르스름한 유황같은 노랑, 금빛에 푸른 색이 어린 노랑은 얼마나 아름다운가!”라고 찬탄했다. 해바라기는 곧 고흐 그 자체이며, 태양을 향한 그의 찬가인 셈이었다. 고흐의 해바라기는 눈부시게 빛나며 관람자의 시선을 사로 잡았는데 강하게 나를 흡입하고 오랜기억으로 남았다. 이 단순해 보인 해바라기 꽃병은 예리하게 진동하면서 폭발할 것 같았다. 꽃잎과 줄기는 윤곽선을 약하게 하면서 꽃의 노란색 중심부는 이차색으로 구성하였다. 어린시절 쟁반같이 큰 해바라기 송이를 잘라 어느 정도 마른 뒤에 씨를 하나씩 까먹을 때의 고소함을 아느냐고 동행한 부인에게 질문했다.





고흐는 특유의 거칠고도 리드미컬한 필촉은 강렬한 색채의 붓놀림과 융합되어 화가의 마음 상태를 토로해 주었다. 감동적인 색채와 격정적인 터치를 사용한 밝고 표현적인 세계를 펼쳐 보였다. 열정과 강렬함으로 가득차고, 태양처럼 이글대는 그의 명화는 노란색을 통해서 영원히 세상에 남겨놓고 떠났다.

반 고흐(1853-1890)는 37세로 권총 자살로 생을 마감하며 개인적으로는 불행했지만 오늘 날 세계미술사 속에 네덜란드 위치를 높여놓고 관광객을 불러모으는 영원한 애국자이다. 반 고흐미술관의 노랑과 군청색으로 대변되는 브러셔와 삼각통 포스터함이 반 고흐의 작품을 연상시키며 강한 이미지를 새겨주었다.

내년 덕수궁미술관에서 일본에 있는 고흐의 해바라기 그림을 들여오는 전시를 추진 중인데 다시 볼 것을 생각하니 벌써 설레여진다. 고흐의 해바라기를 런던 내쇼날갤러리, 암스테르담 고흐미술관, 뮌헨 누에 피나코텍에 이어 도쿄 손보재팬 소장품까지 보게됬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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