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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이원호 / 무상적 행위와 개념공간의 생성

최승훈

이 작가를 추천한다(32)

이원호 작가는 현재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운영하는 난지미술창작스튜디오에 입주해 있다. 2001년에 독일로 떠나서 십여 년, 유학생활을 마치고 독일에서 작가로서 활동을 하던 중 레지던시프로그램에 참여하기 위해 지난해 한국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현재 독일에서부터 기획하고 있던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그를 추천하면서 거주에 대해 거론한 이유는 그의 작업이 공간과 밀접한 연관성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그에게 공간은 중요한 소재이다. 1960년대 후반, 예술가들의 내적인 태도 자체를 작업의 근간으로 삼으면서 시작된 개념미술은 자신들의 태도와 신념을 담을 새로운 형식에 대한 요구였고, 이들의 중요한 방식은 전시공간에 대한 발상의 전환이었다. 그들은 전시장을 총체적 실험실 또는 작업실로 전환시켰다. 그들에게 공간이 중요한 이유는 하나의 새로운 형식이라는 점도 있지만, 무엇보다 어떤 상황이나 그들이 처한 현실에 대한 인식을 반영한다는 사실에 있다. 그들의 태도가 공간을 통해서 하나의 형식이 되었다는 점에서 이원호의 작업을 개념미술에 연관시켜 볼 수 있다.

그의 작업 역시 물리적인 실체로서 하나의 작품을 제시하기보다 공간을 작품에 직접 개입시켜 자신의 사유와 태도를 드러내는 것으로 일관된다. 시대적인 사실을 통해 기술하자면 이원호는 60년대 개념미술의 후예정도로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개념미술이 공간을 작업자체로 드러내는 이유에 대해 되짚어볼 때, 공간이란 예술가에게 현재 자신이 처한 상황이면서 동시에 자신의 사유와 태도의 동기이므로 이원호의 작업은 차라리 현재의 개념미술이라고 해석해야 할 것이다. 이 말은 그의 작업이 개념미술과 맥을 같이하고 공간이 중요한 소재라는 점에서 개념미술이라고 할 수 있지만, 그의 작업을 굳이 여기에 한정짓고 싶지 않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왜냐하면 단조로운 결과물로 드러난 그의 작업을 볼 때, 그가 애초에 의도했을 법한 하나의 개념에 귀결되지 않고, 오히려 자신의 개념을 발전시켜 나가기 위해 몸소 실현하는 과정을 목격하면서 묘한 쾌를 갖게 되기 때문이다. 또한 하나의 공간을 드러냄에 있어서도 무리한 기교나 매체의 활용 없이 공간이 그대로 드러나도록 적합한 표현양식을 잘 적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의 2009년 작품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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