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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홍지윤

윤진섭

이 작가를 추천하다(11)


홍지윤은 신세대 감각을 지닌 전방위 작가다. 대학에서 한국화를 전공한 그녀는 비단 한국화만의 좁은 테두리에 머물지 않는다. 그녀는 고유의 서체와 화풍을 활용하여 건물의 외관을 LED로 꾸미는 공공미술을 비롯하여 문화상품과 책 발간 등 미술이 생활 속으로 침투해 들어가는 다양한 작업을 벌인다. 그러면서도 한편으로는 자신의 본령인 한국화에 천착, 대형 작품의 제작에 힘쓰고 있다.

지난 달 말, 약 3개월에 걸친 긴 전시 끝에 막을 내린, 북경의 따싼즈798에 위치한 갤러리 TN에서의 전시는 홍지윤의 근작을 살펴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홍지윤이 심혈을 기울여 제작한 신작들, 즉 <가시나무>, <취중진담>, <환희>, <글쎄>, <활보>, <생멸>, <산책>, <찰나> 등의 연작을 선보인 이 전시는 무엇보다 작품의 큰 규모가 관객의 눈길을 끌었다. 세로 2.1 미터에 가로가 1.5미터에 달하는 대형 작품 21점을 1층 전시장의 벽면에 연이어 배치하고, 2층에는 사진과 영상작품을 배열한 이번 전시는 그녀의 작품세계를 중국 미술계에 알리는 좋은 기회였다.

홍지윤은 한국화를 전공한 작가로는 보기 드물게 실험적이며 현대적인 의식을 지닌 작가다. 그녀는 시서화 일체와 지필묵, 서화동원(書畵同源)이라는 동양화의 오랜 전통을 바탕으로 미술의 현재적 상황에 주목하며 끊임없이 실험을 거듭한다.

홍지윤이 건드리는 미술의 영역은 포괄적이다. 비단 회화뿐만이 아니라 설치, 퍼포먼스, 영상, 그래픽, 사진 등 미술의 다양한 분야와 매체를 넘나드는 전방위적 작업을 통해 한국화가 나아가야 할 진로를 암중모색하고 있다. 한국화에서는 금기시돼 온 형광안료를 주재료로
쓸 정도로 과감한 실험을 거듭하고 있는 그녀의 예술적 탐색은 미술의 다양한 장르를 ‘융합(fusion)’하면서 한국화의 영역을 확장시켜 나가고 있는 것이다.

세계가 한 울타리 속에 들어온 현재적 상황에서 굳이 ‘한국화’라는 용어를 고집하여 스스로를 좁은 울타리에 가두게 되면 득보다는 실이 더 많을지도 모른다. 물론 한국화의 문화적 정체성이나 고유성도 중요하다. 하지만 한국화 역시‘회화’라는 보다 폭넓은 관점에서 바라봐
야 할 필요가 있다는 한 원로 미술평론가의 발언에 관심을 기울인다면, 스스로를 한국화라는 한정된 범주에 한정시키지 않고 폭넓은 시각으로 작업을 하는 홍지윤의 태도는 눈여겨 볼만하다. 전통을 버리지 않으면서도 오늘의 미술을 이야기한다는 것이 결코 쉽지만은 않을 터인데, 그녀는 당차게도 남의 시선을 개의치 않고 묵묵히 그 일을 수행해 가고 있다.




홍지윤 1970년생. 홍익대 미대 동양화과 및 동 대학원 동양화과 졸업. 현재 미술대학원 박사과정 중. 중국 따산즈798 갤러리TN 등에서 14회 개인전 개최. 영국, 중국, 독일, 이태리 등 다수의 기획전 및 인천여성미술비엔날레 본전시 참가. 이태리 피렌체 비엔날레에서‘로렌조 일 마그니피코 상’수상. 현재 홍익대 미술디자인교육원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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