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전시 활동은 이제 겨우 10년 남짓한 비교적 짧은 경력의 오인환의 작업을 현대미술사의 카테고리로 엮자면 개념미술로 범주화시킬 수 있다. 관습적인 미술형식이나 영구적인 예술 오브제의 생산보다는 한정된공간과 시간을요하는 퍼포먼스, 설치, 장소특정적site specific 프로젝트로서 때로는 관객의 능동적인 참여와 반응을유도하는 그의 작업은 여느 개념미술과 마찬가지로 언어와 텍스트가 주요도구이기는 하지만 어떤 특정한 사회비판적 이슈나 메시지 혹은 거대 담론을 표방하고 있지는 않다. 오히려 그의 작업은 게이로서의 자신의 실제 경험lived experience을 바탕으로 개인의 정체성과 그것이 위치하고 관계하는 사회적 맥락과 문화적 코드를 드러내는데 관심을 갖는다. 부계중심 사회 체제와 계급구조 내에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 타자로 인식되어 자신들만의 소rhd동체를 이루고 나름의 특수 언어와 문화를 전개해 가고 있는 게이 문화의 다양한 국면과 변화의 추이를 가장 보편적이고 일상적인 방식을 통해 전달하고 있는 그의 작업들은 그것이 어떻게 관객들에게 읽혀지고 소통될 수있는가에 대해 말하고 있다.




따라서 그의 프로젝트는지금, 여기에 초점을 두고 있으나 다큐멘터리식의 사진기록을 통해 지속적으로 이어지는 on going 미완의 프로젝트 성격을 갖는다. 게이로서의 자신의 실제 경험에 근간을 둔 그의 정체성의 모색과 소통의 방식이 혹자에게는 전 세대적으로 보일지 모르나 최근의 다분히 망막의 환상과 자극, 표면의 현란함과 유희를 쫓는 네오 팝, 네오 모던한 추세나 경험이 수반되지 않는 사회비판 혹은 문화담론으로 포장한 작업보다는 더욱 신선하고 리얼하게 와 닿을 수 있다는 점에서 오인환을 적극 추천한다.




오인환
1965년 출생 서울대 미술대학, 동대학원 졸업, 스코히겐 회화 및 조각학교와 뉴욕시립대학, 헌터컬리지 졸업, 갤러리 드 서울, 대안공간 루프, 뉴욕 파올로 프로젝트, 호주 아트스페이스 시각예술센터, 프로젝트스페이스 사루비아, 미국 밀스컬리지 미술관에서 총 6회 개인전을 가졌고 1993년부터 현재까지 국내외 그룹전 및 단체전을 꾸준히 활동 중. 5월 아트선재센터에서 개인전 예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