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nluv의 미술기행(1) - 퐁피두센터 호안미로전
Paris 파리 Centre Pompidou 퐁피두 센터
Joan MIRO 호안 미로(1917-1934)
La naissance du monde The birth oh the world 세계의 탄생
프랑스의 파리를 흔히들 예술의 도시라고 부르지요. 그 예술의 도시 파리에서도 3대 국립 미술관인 루브르, 오르세, 퐁피두의 이름은 특히 유명합니다. 근, 현대미술을 주로 전시하는 퐁피두 센터에서는 현재 '호안 미로 (1917-1934) 세계의 탄생'이라는 제목의 특별 전시를 하고 있습니다. 한국의 특별 전시들도 그렇듯이 퐁피두 센터의 특별전도 무려 7유로(=11500원가량) 나 한답니다. 하지만 센터 하루이용권(8유로)를 구입하면 8층의 특별전도 함께 볼 수 있어요.
이 특별전은 작품들은 연대기 별로 나누어져 있고 영상전시물과 드로잉, 어록들을 다양하게 함께 전시 하고 있습니다. 저는 그중에서도 특히 [아를르깽의 카니발]이라는 작품을 이용한 영상 전시에 눈길이 갔습니다. [아를르깽의 카니발]은 얼핏 보면 이것저것 너무 많은 이미지들이 눈에 들어와 복잡하고 알 수 없는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영상 전시에서는 상당히 자세하게 뜯어 볼 수 있었어요. 영상 룸에 들어서서 오른쪽 벽엔 원본 그림이 있고 음악에 맞추어 가운데 스크린에 위치한 그림들이 하나씩 왼쪽의 검은 스크린으로 옮겨갑니다. 그 와중에 작품안의 복잡한 이미지들을 하나씩 하나씩 따로 분리해서 볼 수 있었는데 그때 저는 복잡해 보이기만 하던 [아를르깽의 카니발]이라는 그림에서 말로 잘 옮길 수 없는 어떤 재미 같은 것을 끌어 낼 수 있었습니다. 이 영상 전시물이 제게 호안 미로라는 작가의 작품들을 이해하는데 큰 도움을 주었답니다. 그 전시물을 보기 전까지는 호안 미로에게서도 다른 근 현대 작가의 작품들처럼 다가가기 어려운 어떤 거리감 같은 것이 느껴졌었거든요. 커다란 그림에 아무리 복잡해 보이는 이미지가 가득 들어 있다고 해도 찬찬히 끄집어내어 읽어보면 재미 있는 이야기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또 관람 중에 유독 부모님과 함께 온 아이들을 많이 보았습니다. 얼핀 어린아이의 그림같아 보이기도 하는 미로의 작품들과 관련이 있을까 라고 나름대로 생각해 보았습니다. 실제고 [가족]이라는 제목의 작품 앞에서 손가락으로 가리켜 가며 아이에게 설명해주는 프랑스인 아빠를 보았거든요.
호안 미로의 특별전은 제 1갤러리에서 제 3갤러리를 통틀어 6층 전체에서 하는 큰 규모의 전시라서 작품들을 전부 둘러보고 나올 때 쯤엔 다리가 후들거리게 됩니다. 다행인 점은 퐁피두 센터에 비치된 소파는 매우 편하다는 점이지요. 많은 작품들의 이미지로 꽉 찬 머리를 식히기 위해 소파에 앉아 쉬던 중 이런 의문이 들었습니다.
먼저 단순한 것과 어린아이다운 것은 상당히 비슷하면서도 다르다.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 눈엔 미로의 표현방식들 -특히 23년 이후-은 단순하고 마치 기호 같아 어린아이를 위한 것 같아 보이지만 안에 담고 있는 이야기랄까 주제는 어른들을 위한 것처럼 느껴졌거든요. 그제 저에게는 참 묘했어요. 어른의 이야기를 어린아이의 방식으로 표현 한다면 과연 누가 더 쉽게 이해 할 수 있을까요? 메시지는 아이들이 더 빨리 포착해 낼 수 있다 해도 그것을 이해하는 것은 어른에게 더 쉬울 텐데 말이지요. 그래서 인지 프랑스인 아빠가 아이에게 설명해주던 [가족]의 도식화된 아빠와 엄마 아이의 모습이 제겐 인상 깊었습니다.
퐁피두 센터는 다른 미술관들 보다는 조금 늦은 11시에 개방이 됩니다. 대신에 밤 8시까지 오랫동안 열려 있어요. 아침 일찍 도착해 오히려 1시간이 기다려서 입장을 했는데 미로의 전시 하나만을 다 둘러보고 나올때 쯤엔 어느덧 3시를 훌쩍 넘겨 있었습니다. 센터의 6층 유리창에서 바라보는 파리 시내의 모습에 감탄 하면서 조금은 늦은 점심을 먹으러 발길을 돌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