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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여름휴가를 미술관에서 보내는 뉴요커들

이규현

이규현의 현장포커스(13)



여름휴가를 미술관에서 보내는 뉴요커들

_ 음악회, 어린이캠프, 섬에서공공미술제…




7월 한달 동안 매주 일요일 저녁 7시쯤 되면 뉴욕 현대미술관 모마(MoMA)의 뒷문인 맨하튼54번가 입구에는 사람들이 줄을 길게 섰다. 전 시장이 다 문을 닫은 시간, 미술관 입장료도 낼 필요 없이 들어가는 이 관객들은 오후 8시부터 1시간 남짓 하는 무료음악회를 보러 왔다. 모마의 조각공원인 ‘애비 알드리치 록펠러 공원’에서 줄리아드 음대 학생들로 구성된‘뉴줄리아드앙상블’과 뉴욕시의 프로 재즈 연주단들이 한 주씩 번갈아 가며 연주를 했다. 피카소, 칼더, 마요르의 조각 사이에 앉아 독일 현대음악 작곡가 예르크비트만의 현악 4중주를 듣는 것은 확실히 여름의 스트레스를 단번에 날릴만한 일이다. 매일 900여 명씩이 음악회에 왔다.

市가 추천하는 미술관만 55개
뉴욕시에 있는 미술관·박물관은 시(市)에서 추천하는 곳만 따져도 모두 55개, 숨겨진 작은 미술관까지 치면 셀 수도 없이 많다. 잘 알려진 미술관들은 대부분 여름 휴가철을 맞아 특별한 프로그램을 하고 있다. 가장 보편적인 것이 무료 음악회와 공연이다. 미술관 입장을 조건으로 하는 것도 있지만, 미술관 입장료까지 포함해 모든 행사를 무료로 하는 곳도 적지 않다. 그 중 유명한 건 브룩클린 미술관의 ‘첫째 토요일 축제(Target First Saturday)’다. 오후 3-5시부터 시작해 밤 11시까지 미술관 내부와 바깥 광장에서 음악회, 공연, 어린이와 성인 대상의 미술 만들기 수업, 강의 등이 이어지고 미술관 입장을 포함해 모든 행사가 무료다. 마침 7월 첫째 토요일은 미국 최대 축제일인 독립기념일(7월 4일)과 겹쳐 광란의 파티가 열렸다. 8월 1일 토요일에도 오후 3시부터 미술관 밖 광장에서 서부 인디언의 춤과 음악 공연 등 종일 무료 행사가 줄을 잇고, 주차장에서는 밤 11시까지 댄스파티를 한다. 이 행사에 평균 6,500명씩 온다.
<미술관 문 닫은 뒤 칵테일 파티도
돈을 지불하고 소수를 위한 파티를 즐기는 사람들도 있다. 뉴욕시 역사박물관(Museum of the City of New York)에서는 미술관이 문을 닫은 뒤인 저녁 7시부터 밤 11시까지 미술관 안에서 칵테일을 마시고 공연을 보며 춤도 추는‘뉴욕 강타(Big Apple Bash)’라는 파티를 한다. 입장료는 50달러로 참여 가능한 관객은 만 21세에서 39세로 제한했다. 유료 행사 중 제일 인기 있는 건 아무래도 어린이 행사다. 특히 여름엔 미술관 썸머 캠프를 빼놓을 수 없다. 종일 그리고 오리고 붙이는 수업과 전시 감상이 이어지는 미술캠프가 뉴욕어린이미술관(CMA), 브룩클린 미술관, 브룩클린 어린이미술관 등에서 열리고 있다.




올해에는 뉴욕시를 떠나지 않으면서 휴양지 휴가 기분을 낼 수 있는 미술전시도 생겼다. 올해 처음 시작한 뉴욕의 4년제 국제 공공미술제(Quadrennial)‘플로트(PLOT 09)’가 맨하튼 남쪽에 있는 작은 섬인 ‘거버너스 아일랜드(Governors Island)’에서 문을 열었기 때문이다. 미국 건국 초기에 영국군으로부터 뉴욕을 지키는 군부대 섬이었던 곳, 맨하튼에서 여객선으로 7분 거리에 있는 70만㎡(약 20만평)짜리 작은섬이 올 여름에는 공공미술 작가 19명의 작품으로 덮였다. 야외 미술관을 겸한 이 섬에 지역 주민들이 주말이면 하루 수천 명씩 찾는다. 이번 전시는 비영리 공공미술 기획재단인 ‘크리에이티브 타임(Creative Time)’이 ‘이 세상, 그리고 가까운 곳들(This World & Near Ones)’이라는 주제로 연출해, 전쟁과 평화가 한 공간에 공존하는 기이한 현실을 보여준다. 덕분에 섬 곳곳은 묘한 풍경이다. 총격 현장에서 가져온 방어벽을 그대로 재현한 작품(테레사 마르골레스의 <총맞은 벽>) 옆에서 아이들이 뛰어 놀고, 군 간부들이 살던 집은 유령이 나올 것 같은 무시무시한 공간으로 연출한 미술작품이 되었다. 미술관들이 펼치는 다양한 여름 행사들 덕분에 뉴욕에서 미술관은 사람들의 ‘레저’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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