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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하이서울!과 시민문화의 육성

탁계석

문화 계단을 밟지 않고는 오를 수 없는 하이 서울!

7월 1일 청계천 고가도로가 철거된다. 개발시대의 한 상징이 사라지고 21세기 새로운 서울을 향하는 또 하나의 출발인 셈이다. 도심 한가운데 맑은 시냇물이 흐르는 정경은 어떤 고생을 감수하더라도 해내야 할 과업임에 틀림없겠다. 교통 대란, 상가들의 반대, 막대한 재정, 시기상조 론 등 난제가 한 둘이 아니겠지만 결정된 이상 우리의 꿈 실현을 위해 지혜를 모아야 한다. 이러한 야심 찬 도시 환경의 변화와 맞물려 서울시가 ‘하이 서울!’ 을 캐치프레이즈로 내건 것은 시의적절 하다.
지난 정권이 제2건국을 내세웠지만 결국 한 점 인상도 남기지 못한 체 해산한 부끄러움을 우리는 기억한다. 세상이 바뀐 줄 모르고 구태의연하게 국민을 계도하겠다는 발상이 호응을 얻지 못한 결과다. 그러나 이번 ‘하이서울!’ 만큼은 서울이 국제경쟁력을 가진 도시로 성장하기 위한 목표가 되기에 충분하다. 문제는 하이서울!로 가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시민 각자의 문화 인식이 제고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의식을 높이기 위한 소프트한 전략이 있는가 하는 점이다. 앞서의 제2건국이나 과거의 캠페인성 운동으로는 시민을 설득하는데 한계가 있다. 시민문화 교육의 구체성이다. 문화 계단이 있어야 한다. 그리고 그 중심은 정치권력의 이합집산이 아니라 자발성과 창의력이 넘치는 시민문화 운동이어야 한다.



세종문화회관 시민문화 중심 센터로 거듭 나야

지금 들리는 이야기로는 세종문화회관이 리모델링을 하면서 새로운 시민문화센터 기능도 함께 해 나갈 것이라 한다. 만시지탄이지만 크게 환영할만한 일이다. 세종문화회관이 탄생했을 때부터 실시했더라면
문화시민 운동이 정착단계에 이렀을 터인데 관은 방만한 운영으로 시간을 놓치고 말았다.
세종문화관이 시민의 문화전당으로 거듭나는 것은 결국 세종문화회관의 발전과 직결된다. 지금처럼 시민과 유리된 극장이 아니라 시민들이 당당한 주인의식을 갖도록 하자는 것이다. 그간 세종문화화관 분수대 축제나 지하철 예술무대 등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해 눈길을 끈 것은 예전에 비하면 달라진 모습이다. 그로나 이런 이벤트가 전부일 수는 없다. 시민의 마음속에 문화를 읽을 수 있는 독해력과 표현력을 길러 주어야 한다. 단순히 구경하는 문화가 아니라 자기표현 욕구를 실현할 수 있도록 동기 부여와 테크닉을 연마시켜야 한다.
이를테면 시민문화아케데미를 개설해 시민들의 참여를 구체화 한다는 계획과 콘서바토리를 통해 무너진 예술교육의 대안을 실천하겠다는 것이다. 극장이 25년이 넘어가지만 이렇다할 관객 기반을 가지고 있지도 않고 후원제도 마저 정착되지 못한 것은 결국 이런 실질적인 극장과의 교감이 없었기 때문이다. 이처럼 세종문화회관이 소비자 중심의 문화센터로 활성화한다면 각 구청의 구민회관도 정상 가동될 수 있을 것이다. 지금의 묻지 마 해외유학이 90% 이상 실패로 나타나고 있다. 이로 인해 개인과 국가의 엄청난 낭비가 초래되고 있음을 우리는 모르지 않는다. 일전 독일의 뮌스터 시에서 5때부터 바이얼린을 시작한 김수연 양의 경우 아버지가 신학 공부 차 갔다가 중풍에 걸려 돈 한 푼 벌수 없는 처지였지만 이곳 뮌스터 시는 이 소녀 가장을 세계적인 바이얼리니스트 키우고 있다. 바로 이런 제도가 선진국이란 생각을 가져보았다. <전문 교육 콘서바토리, 시민 위한 문화아카데미, 청소년 미래 시민교육

예능 교육하면 돈 잔치나 의혹의 사슬로 인식되는 것은 바로 이런 사회적 기능이 없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예술 소비자인 향유자를 길러내지 못해 스스로의 시장을 형성하지 못한 것은 오늘의 혼란을 초래한 원인이다. 시의 전문 예술교육을 받은 아티스트는 시민을 위해 봉사하게 될 것이다. 그것은 아티스트가 성장하는 길이기도 하다. 지금처럼 수억 원씩 들여 10 년씩 공부하고 돌아와도 설 무대가 없어 능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안타까운 현실을 극복할 수 있는 대안이기도 하다, 그리고 미래 청소년들에게 문화 체험과 표현력을 길러 주는 것은 심하게 흔들리고 있는 오늘의 청소년들에게 건전한 국가관과 시민 의식을 심어주게 될 것이다. 매리 시민 교육인 셈이다.
무너진 교육 붕괴로 해외유학의 대탈출만이 길인 냥 착각하는 현실을 더 이상 방치해서는 안 된다. 하이서울!은 건물 높이가 아니다. 세련된 도시로의 환경 개선만이 아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 그러나 너무나 소중한 문화의 눈을 길러야 한다. 시민 각자의 의식을 높이고 품격 있는 생활을 할 수 있도록 문화 능력을 배양하는 길이 하이서울!로 가는 길이다. 개발시대에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빨리! 빨리!의 생산성과 효율성만을 최고의 가치로 여겼다.
이제 잠시 숨을 멈추고 왜 사는가, 무엇 때문에 사는가를 생각해보자. 우리사회의 주 대화 내용이 무엇인지도 생각해보자. 차를 마시며 문화를 이야기하는 시민이 몇이나 될까. 아무리 사회적 신분이 높아도 문화 소양이 부족하면 존경 받을 수 없다. 경제개발시대의 졸부들이, 또 그 자녀들이 펼치는 방탕한 소비를 정화 시키는 힘이 문화에 있다. 민주화의 횃불은 인정하지만 분명 지금은 운동권문화 시대는 아니다. 때 아닌 ‘잡초’, ‘독초’, ‘약초’공방을 보면서 우리가 지금 한참 거꾸로 가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착각에 빠진다.
구사하는 언어가 결국 문화인데 얼굴이 화끈 달아오른다. 은유를 배우지 못해 거칠고 품위 없는 직접 화법만 구사하고도 아무러치 않은 불감증이 우리를 불안케 한다. 신분과 문화지수가 반비례해서는 세계 도시로 나갈 수 없다. 시민 문화 교육을 새롭게 하자. 진정한 세종문화회관의 리모델링은 바로 여기에 있다. 시민의 호응 받는 문화센터를 기대한다. 지금은 서울시가 문화를 선도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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