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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빛둥둥섬 설계자는 쏙 뺀 '무례 행정'

탁계석

논란 끝에 한강에 '세빛둥둥섬(플로팅아일랜드)'이 떴다. 직접 가보진 못했지만 멀리서 본 환하게 불 밝힌 외관만으로도 황홀해 보인다. 한강 르네상스의 상징이자 랜드마크가 될 것이 분명하다. 이를 추진한 오세훈시장뿐만 아니라 시민 모두의 가슴도 설레지 않을까 싶다.

그런데 이처럼 멋진 작품을 탄생시키고서도 서운한 표정을 감추지 못하는 사람이 있다는 보도를 접했다. 바로 세빛둥둥섬을 설계한 김태만 건축가다. 그는 개장을 앞두고 기자초청 설명회에도 초청받지 못했고, 홍보자료에는 이름조차 제대로 언급이 없었다고 한다.(25일자 A20면)

어디 이뿐이랴. 창작오페라를 올리고도 작곡가를 소개하지 않거나, 화가를 눈앞에 두고 장황설로 자기 업적 홍보에만 열을 올리는 관치문화가 언제쯤 퇴치될까? 작가(作家)를 공사판 업자로 아는 것은 아닌지. 그토록 디자인이 중요하고 콘텐츠가 중요하다면서 작품이 탄생하고 나면 예술가를 마치 대리모(代理母) 취급하듯 눈길조차 주지 않는 관행이 우리의 숨길 수 없는 현실이다. 이런 무례가 사라지지 않는다면 결코 예술 선진국으로의 진입은 어렵다. 한국의 창작자, 예우도 없고 대접도 형편없다. 포장하고 전시하는 데 돈 다 쓰고 작가더러 거꾸로 '좀 봐달라(?)'고 통사정한다. 방송국도, 공공기관도, 저작권도, 어디에도 작가를 챙기는 곳은 없다. 아무리 작품이 훌륭해도 1000만원 대출이 안되는 나라 아닌가? 작가 스스로 제 머리 깎아야 하는 난망한 상황에서 허탈감과 자괴감은 자주 분노로 바뀐다.

그런데 어제 페이스북에 올라온 사진 하나가 눈길을 끌었다. 예술교육주간 행사를 끝내고 참여자들과 함께 찍은 정병국 문화체육부장관의 모습. 관례대로라면 맨 앞쪽 의자에 앉았어야 하는데 이유는 알 수 없지만 맨 끝줄에 서 있는 그의 모습이 오랜만에 참으로 신선했다. 예술가는 박수와 존경을 받으며 힘든 고통의 창작 과정을 이겨낸다. 잘했을 때 박수 쳐주고, 못했을 때 애정 있는 비판으로 균형을 잡아 주어야 한다. '국가 브랜드를 높인다, 일등 문화국가를 만든다' 등등 다 좋은 이야기지만 행정이 예술에 왜곡된 군림을 한다면 절대 일등 문화국가가 될 수 없다. 예술가를 존중하는 풍토조성이 아쉽다.<- 조선일보 2011.5.26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1/05/25/2011052502468.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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