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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올리니스트 오주영을 국제브랜드로 키워야

탁계석

팝페라 가수 임형주가 ‘100만불의 사나이’가 됐다. 세계적인 음반사인 EMI 클래식과. 클래식 음반 1장. 스페셜 음반 2장 등 총 3장의 음반을 발표하는 조건으로 100만달러 유통 계약을 맺은 것이다. 그의 시장 잠재력을 평가한 음반사가 전반적인 음반시장의 불황에도 불구하고 100만달러란 파격적인 제의를 한 것은 희소식이다.


그러나 이 같은 상업적인 성공 여부 외에도 한 가수가 다른 나라에 미치는 한국의 이미지 제고는 이보다 훨씬 더 많은 부가가치를 창출해 낸다. 다 알다시피 일본. 중국. 동남아 등에 한류 바람이 휘몰아치면서 우리 제품에 폭발적인 반응을 보이는 것 역시 문화의 힘이라 할 수 있다. 드디어 비보이그룹이 뉴욕의 브로드웨이 시장뿐 아니라 전 미국과 유렵을 점유할 것이란 소식 또한 파워플한 우리 문화 저력이다. 그간 권위주의와 산업화 과정을 거치면서 다소 위축되었던 수천년 한국인의 문화 DNA가 다시 빛을 발하고 있는 것이다.

<이미 복잡한 현대는 모든 것이 이미지로 결정된다. 상품의 기능성을 강조했던 전자 제품도 이미지로 전환되었고 각 도시들도 새로운 이미지 부각을 위해 고심하고 있다. 미국의 디트로이트는 철강과 자동차로 유명한 도시이지만 이처럼 강한 이미지를 탈피하기 위해 디트로이트 심포니 오케스트라를 만들었다고 한다. 전 세계를 돌며 사람들에게 도시의 이미지를 고급화하는 전략을 예술과의 결합을 통해 창출해 낸 것이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아직도 스포츠에만 매달리고 있다. 그러나 세계 스포츠의 흐름은 국가가 개입하기보다 자율적인 형태에서 만들어지는 것이 바람직하다. 너무 등위에 집착해 ‘체력은 국력’이란 구호도 다시 생각해 보아야 한다. 가난하던 시절 우리 선수가 덩치 큰 선수들과 맞붙어 힘겹게 싸워 이기는 낭보에 함께 울고 환호하던 보릿고개 시절의 추억을 이제 좀 뒤로 할 수 있어야 한다. 지금 스포츠에 투자하는 1/10만 투자되어도 상황은 달라질 것이다. 지금껏 한국을 빛낸 월드 스타들은 모두 자력으로 세계무대에 섰다. 사라장. 장한나. 김지연 등이 그러하다. 줄리아드의 스타 제조기로 불리는 도로시 딜레이 문하에 또 한 사람 일본 연주가 미도리가 있다. 그리고 타계한 선생의 마지막 제자라 할 수 있는 진주 출신의 오주영이 있다. 안타까운 것은 선생이 조금만 더 사셨더라면 이들을 능가하는 스타가 되었을 텐데 그렇지 못한 불운에 가슴이 저며 온다.




그는 자기 악기도 없이 학교 악기를 빌려 쓰고 있다고 한다. 뉴욕. 일본 등지에서 연주를 하면 청중의 기립 박수를 받는 등 현지의 반응이 매우 뜨겁다. 지난 2일 진주 경남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린 그의 콘서트를 보며 이 천재에 관심을 갖지 않는 현실이 가슴 아팠다. 아직도 ‘우리 문화는 멀었구나’하는 자괴감마저 들었다. 그의 실력이 어느 정도인지 일반인들이 정확히 가늠하기는 어려울지 모른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그가 세계무대에 손색이 없는 기량과 매력을 가졌다는 점을 말해 두고 싶다. 거장 주빈 메타도 그의 잠재력을 높이 평가한 바 있는 것처럼 더 때를 놓치지 말고 국제 문화 브랜드로 만들어야 한다.
미국의 어느 주지사는 아이를 낳으면 자신의 이름으로 클래식 음반을 축하 선물로 보낸다고 한다. 예방접종하듯 좋은 음악으로 행복한 인생을 살라는 뜻이 담긴 것이다.


도시의 브랜드를 만들기 위해 수백억씩. 또 사람을 모으기 위한 먹거리 축제를 위해서는 수십억원을 쓰면서도 정작 한 도시를 더 효율적으로 국제화할 수 있는 아티스트 지원은 왜 하지 않을까. 소니가 유럽에 상품을 팔기 전에 아티스트를 먼저 내세워 사람들을 사로잡는 전략. 유명한 차이코프스키 콩쿠르에 후원을 하고. 거액을 들여 소니 회장이 베를린 필을 지휘하는 등 문화 전쟁이 일어나고 있다. ‘진주’가 약하다면 ‘경남’이 눈을 뜨고 이 천재를 키울 수는 없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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