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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라이트 뉴코리아 희망의 깃발을

탁계석

하루속히 혼돈의 상황 벗어나야
벌써 한 해가 마무리되는 분위기다. 머지않아 이곳저곳에서 헨델의 '메시아 합창'과 베토벤의 '합창 교향곡'이 세상을 향해 울려 퍼질 것이다. 형제들이여, 인간들이여, 하나가 되라고. 다툼 없이 조화로운 하모니의 세상을 만들어야 한다고. 그러나 나라 전체가 혼돈에 빠져 갈팡질팡하는 상황에서 차분히 음악을 들을 기분은 아니라고 할지 모른다. 아니다. 오히려 이럴 때 일수록 예술의 위안과 가치는 빛날 것이다. 흥분된 상태에서 바른 생각, 바른 정신이 자리할 수 없지 않겠는가.

사실 오늘의 국가 정책 혼선도 알고 보면 안목과 깊이를 잃은 얄팍함과 즉흥성에 서 기인된 것이 아닌가 싶다. 분명한 것은 사회가 건강해야 문화예술도 산다는 점이다. 심각한 생활고나 국가가 위협에 처하면 우리가 바라는 예술적 환경은 주어지지 않는다. 적어도 오랫동안 진지한 예술작업을 해오고 있는 예술가들은 갈수록 작업 환경이 악화되고 있다고 말한다.
겉으론 풍성해 보이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비었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나라든, 도시든, 개인이든 정리 정돈 상태가 곧 성과를 측정하는 지표가 되는데 처음 우리나라에 오는 사람은 매우 역동적이라 말하지만 좀 있으면 혼돈스럽다고 한다.

차분하면서도 질서가 있고, 조화의 아름다움이 있는 도시를 우리가 만들어 가야 한다. 문화에 시장논리, 문화산업 논리가 깔리기 시작한 이후부터 순수 문화는 혼돈이 시작되었다고 본다. 상품 개발의 필요성이 있지만 균형을 잃고 달려온 것이 문제다. 지방자치 이후 불기 시작한 축제도 '붕어빵 만들기'로 전락해 문화 예산의 대부분이 관광객 모집에 쓰이고 있는 축제 공화국에 대한 비판도 정리해 가야 할 부분이다.

바른 목표 세우고 전문가 나서야 할 때
이제 대안을 찾아 나서야 한다. 가만있으면 세상은 더 원치 않는 방향으로 멀리가고 말 것이다. 엉뚱한 곳으로 가는 배를 다시 돌리는 것은 선장의 할 일이다. 그러나 그 선장이 잘못되었다면 주변에서 이를 도와야 한다.
만약, 선장이 악보도 제대로 읽을 줄 모르는 3류 지휘자 같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지휘가 안 되는 사람의 특징을 살펴보자. 악보(원칙)를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불필요한 동작이 많고 제스처가 크다. 다들 촌스럽다고 하는데 자신만 도취해 스로를 볼 줄 모른다. 귀가 열리지 않아 남의 말을 듣기보다 자기 고집만 부린다. 혹 박자나 템포가 틀렸다고 말하면 벌컥 화를 내거나 심하면 지휘봉을 내 던진다.

좋은 소리를 만들려면 좋은 소리를 많이 들어 본 경험이 전제되어야 한다. 오늘의 '대한민국 오케스트라'는 '지휘자 물러나라'고 외치는 3류 악단 같다.
연주 레퍼토리(정책) 수준도 너무 낮다. 아무나 단원(코드)으로 받아들인다. 또 아무 때나 자르고 늘 새로운 단원(장관)들로 교체된다. 이래서는 숙성한 오케스트라 사운가 나올 수 없다. 오케스트라를 살리려면 딱 한 가지 방법이 최선이다. 좋은 지휘자를 영입하는 길이다. 난파 직전의 서울시향이 정명훈 지휘자 영입으로 사운드가 몰라보게 달라지지 않았는가.

좋은 지휘자는 좋은 단원을 뽑을 줄 안다. 친하다고, 여기저기서 부탁한다고, 자기 아는 사람만 뽑는 오케스트라는 오케스트라 축에도 끼이지 못한다. 그런데 '대한민국 오케스트라'에는 공개 오디션이 없다.

좋은 음악 들으려면 청중도 책임 느껴야 한다.
언제부턴가 우리 음악회장에 박수가 풍년이다. 앙코르 2,3번은 기본이다. 가족 음악회도 그렇고 그렇지 않은 음악회도 마찬가지다. 좋게 보면 한국인의 따뜻한 마음씨와 정이 결합되어 만들어낸 '묻지 마 박수'다. 그러나 '누구에게나 박수를 치는 것은 누구에게도 박수를 치지 않는 것 같다'는 글을 본 적이 있다.
이제 냉정하게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찾고 현실 개선을 해야 한다. 시간이 그리 많지 않다. 중국을 비롯한 우리를 둘러싼 주변국들의 도약이 우리의 80년대를 보는 같다.

엊그제 '뉴라이트 운동 연합'이 창립 1주년을 맞았다. 이전의 시민운동가운데는 '시민 없는 시민단체'란 비판도 있지만 뉴라이트 운동은 새로운 희망의 깃발로 뻗어가야 한다.

때마침 '서울문화포럼(대표:손봉호)'이 발족하고 연이어 '문화미래연대(대표:복거일)'가 문화 혁신을 통해 건강하고 예측 가능한 사회를 강조하고 나섰다.
한 차원 업그레이드 된 시민운동의 필요성이 각계 전문가들로 구성된 '문화포럼'을 통해 표출될 것으로 보인다. 침묵하지 않아야 할 때 침묵하는 것은 동조다. 황사바람 같은 혼돈의 정국에 맑은 바람이 불 수 있도록 숲을 만드는 것은 지식인들의 몫이다. 대한민국을 국제사회에 반듯하게 내놓을 수 있는 오케스트라를 만들려면 우리가 달라져야 한다. 이런 와중에 좋은 악장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이 나온 것은 얼마나 희망적인가. 뉴라이트 운동과 새롭게 시작하는 문화 포럼의 희망의 깃발이 곳곳에서 펄럭이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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