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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이른바 퓨전미술에 대하여

이경성

요사이 강남에 그 유명한 많은 음식점이 제법 잘 지은 이상한 요리를 가지고 그것을 탓하며는 당신은 구식이기 때문에 새로운 퓨전요리를 모른다고 반박한다. 이 퓨전요리는 동서양에 모든 것을 혼합하고 그것을 약간 변형시켜 새롭고 전에 없던 것이라고 자랑하는 것이다. 이와 같은 강남의 퓨전요리에 손을 든 것은 한두번의 경험이 아니다. 나는 퓨전요리는 우선 간이 안맞고 원리원칙이 없다고 생각한다. 예전 맛을 모르고 살아온 젊은이에게는 그것이 맛있는지 몰라도 나는 비위가 덧나고 해서 남기는 수가 많았다.

나는 요즈음 한국에서 이루어지는 젊은 사람들의 정체불명의 미술을 퓨전미술(Fusion Art)이라고 부르고 싶다. 이 새로운 예술의 움직임이 이처럼 퓨전요리 같은 논리 위에 서있지 않나 생각한다. 지금 이웃나라 일본의 젊은 작가들에게 유행되고 있는 새로운 미술이란 곧 퓨전요리와 같이 전통의 무시와 또 다른 미술에 대한 도전이다. 그러나 덮어놓고 전통을 부정하고 새로워야하고 그 전에 것은 피해야 된다는 그와 같은 태도는 미술의 역사에서 바람직한 게 못된다. 왜냐하면 새로운 미술은 전통의 부정에서 오는게 아니라 올바른 계승에서 오는 것이다. <늘 문제가 되지마는 새로운 것이란 낡은 것을 전적으로 부정하는 것에서 오는게 아니라 낡은 것 중에서 본질적이고 미래지향적인 것을 살리고 그 대신 그전에 없었던 생명력 있는 새로운 요소를 첨가시키는데 있다. 말하자면 낡은 것과 새로운 것의 혼합에서 오는 새로운 미술인 것이다. 그 혼합의 상황에 따라서는 온건한 것도 있고 급진적인 것도 있지만 어쨌든 낡은 것과 새로운 것을 잘 혼합한 것이 새로운 현대미술이 되는 것이다.

내가 철저한 20세기 사람이기 때문에 퓨전요리를 못먹고 그것을 비판하고 있는 것처럼 퓨전적인 경향에 있는 미술을 몰라보고 있는 것일까? 이 퓨전미술이 과연 21세기 미술로 흘러가는 본질적인 것이 되느냐? 아니면 전환기에 일어난 일시적인 현상이냐?는 두고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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