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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권오상 / 증명의 강요, 기록과 기억의 다툼

강철

“나는 사진이 가지고 있는 재현능력과 그 재현력의 한계를 알고 싶었다. 일반적으로 사진의 재현능력을 맹신하며 증명사진이나 가족사진으로 그 무엇을 증명하려 한다. 그러나 사진이 그 대상을 어디까지 증명할 수 있을까하는 생각은 대상의 모든 각도를 촬영하고 이것을 조합해 대상을 재현하기에 이르렀다. 그러나 실재 대상과의 차이는 사진이 어긋나고 시점이 움직이며 더욱 확연히 드러나게 되었다. 이것이 증명의 강요였다. 즉, 사진이면서 실재와 어긋나는 사실을 극대화한 작업이다. 이것은 사진의 표면으로 만나는 이 세계가 얼마나 부조리하며 무의미한가 보여준다. 여기서 관계의 어려움과 부적절한 관계 속에서 무엇이 진실인지 아닌지를 부단히 노력해야 하며, 그 애매함의 한 가운데서 쉽게 종지부를 찍을 것 같지 않은 인생을 괴롭게 즐겨야 할 것 같다.'
- 작가의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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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똑한 기계가 웬만한 사람보다 낫다는 세상입니다. 카메라는 사람이 인식조차 하지 못하는 찰나를 담아내고, 사람이 살 수 없는 현장의 모습까지 보여줍니다. 이쯤 되면 카메라를 만든 것은 인간이지만, 사진의 능력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하지만 ‘사진의 기록’은 ‘인간의 기억’과 수시로 갈등을 일으킵니다. 그리고 갈수록 사진의 객관성 앞에서 인간은 주관적 기억마저 포기하려 합니다. 어쩌면 카메라 회사와 필름 회사와 현상소에 따라 기억의 느낌이 결정됩니다. 사진은 기록의 재주가 뛰어 나지만 진실을 100% 대변하지 못합니다. 인체의 시신경 구조가 카메라 렌즈 기술보다 우월하고 정확하기 때문입니다. 권오상은 사진의 오만과 오류를 고발하고자 거칠고 왜곡된 입체 작품으로 표현합니다. 인간만이 우월하다고 생각은 조심스럽지만, 기계에 주눅이 들어있는 현대인에게 잊었던 자신감을 되찾아 줍니다.

- 권오상(29세)는 2001년 데오도란트 타입의 개인전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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