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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정수진 / 어쩌면 상상력은 머리가 아니라 손에서 비롯된다

강철

'내 그림에는 두 가지 전제가 있다. 첫째, 인간들이 상상하는 모든 것이 존재한다고 믿는다. 일반적으로 관측 가능한 영역을 과학, 미지의 영역을 신비로 분리한다. 나에게는 이 둘은 나누어져 있지 않다. 어떤 종류의 가설이건 그것은 이미 존재할 가능성이 있다. 둘째, 복잡한 현상의 배후에는 공통분모의 법칙이 있다고 믿는다. 이는 모든 사물과 현상의 존재법칙은 동일하다는 의미로 읽혀진다. 이런 전제 아래 나는 완벽한 구조를 구상한다. 지금의 상태를 있게 한 기본 구조와 그것의 이상적인 구조이다. 완벽한 구조, 그것은 완벽한 아름다움이고 완벽한 논리일 수 있다. 물질의 기본 입자와 구조를 찾듯, 색과 형을 통해 궁극적으로 보길 원하는 시각적 논리이다. 이것을 인간사회에 적용할 때는 개인의 자유와 전체의 질서가 동시에 공존할 수 있는 구조일 것이다.' - 작가의 생각



정수진의 그림은 작가의 주장처럼 관측된 존재를 그렸으니, 초현실적인 공상화는 아닐 것입니다. 그렇다고 평범한 인물풍경화라고도 보기도 힘듭니다. 작품 감상에 있어서 장르 구분이 중요한 것은 아니지만 정수진의 그림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단서가 될 듯합니다. 실상 인물풍경화의 제작원리, 분명한 초현실적 느낌. 결국 ‘현실’과 ‘이상향’의 완벽한 공집합을 시도하는 ‘새로운 장르’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고 보니 그의 그림이 종교화처럼 보이는 원인이 조금은 이해됩니다. 작가의 그림이 묘한 포지셔닝을 유지하는 결정적인 이유는 일반적인 초현실주의 그림에서 흔히 보는 ‘빈 공간’이 없고 ‘밀도’가 상당히 높다는 것입니다. 어쩌면 그의 상상력은 머리가 아니라 손에서 비롯되었을지 모릅니다. 손에서 비롯된 상상은 결국 손에 잡히니까요.

- 정수진 작가는 1999년, 2001년 두 차례의 개인전을 가졌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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