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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4)박형렬 / 포획된 자연, 포획한 인간

강철

얼굴 있는 풍경(94)

“드라마 속 비극의 주인공처럼 모든 불행이 마치 내 것인 것처럼 행동하던 시절이 있었다. 그때 난 하루가 멀다고 기차를 타고 버스를 타고 마음 닿는 곳에 발을 디뎠다. 마치 두서없는 글처럼. 얼마의 시간이 지난 뒤에 난 내 발이 숲 속을 지나 산 정상을 내딛고 있었음을 보게 되었다. 10여 년이 지난 지금도 내가 가장 좋아하는 일은 산책이다. 자연에 내보이는 관심과 강박적인 집착은 어쩌면 위안을 받고 있다고 느낀 그 순간부터 시작되었는지 모르겠다. 이런 내 시선은 자연스레 사회 안에서 바라보게 되었고 그 안에서 풀과 나무, 바다, 바위 같은 자연이라 불리는 하나하나의 것들이 내가 있는 이곳에선 온전한 편안함을 유지할 수 없음을 볼 수 있었다. 자연이 자연으로서 우리 곁에 있기는 불가능한 것인가?
불행하게도 나조차도 욕망의 그늘에 산다. 성공하고 싶은 욕망, 갖고 싶은 욕망, 빼앗고 싶은 욕망 등 수많은 욕망의 끈을 놓지 못하고 살고 있다.
더욱이 이런 욕망을 부추기는 이곳에선 아주 조금의 틈만 보이면 이리저리 휘젓고 들어와 회색으로 물들인다. 자연은 그 회색 빛깔에 따라 옮겨지기도 하고 끌려가기도 하고 무엇으로 탈바꿈되기도 하면서 아주 피곤한 자신의 삶을 살 뿐이다. 생각해 보건대, 우린 단 한 번도 자연에게 당신 생각을 물어본 적이 없다. 그래도 되는지를. 이런 시각으로 진행되고 있는 ‘The captured nature(포획된 자연)ʼ 작업은 아무런 항변을 하지 못하는 자연을 포획하고 이용하기 위한 여러 형태의 장치들과 그 속에서 행위 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사진으로 기록하고 있다. 이를 통해 현대인들과 자연의 이기적이고 지배적인 관계를 다시 생각해 보고자 한다.” - 작가의 생각



세상 문제의 원인 대부분은 인간의 탐욕에서 비롯된다. 순수한 욕망은 인간을 인간답게 발전시키는 긍정적 요소이지만, 도를 넘은 탐욕은 항상 무질서의 근간이 되어왔다. 자연 치유의 기회를 박탈시키는 폭력의 현장은 본능적으로 시각적 불편함을 동반한다. 이러한 불편한 주제를 위트와 풍자로서 세련된 시각 효과를 만드는 작가의 노력이 곧 재능일 것이다. 이처럼 ‘메시지와 이미지의 언발란스’는 예술이 다큐멘터리와 구분되는 큰 기준이 되어왔다.<- 박형렬 작가는 2011년 11월 갤러리온에서 2번째 개인전을 가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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