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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권경환 / 낯설기가 두려우면 예술을 포기하라

강철

얼굴 있는 풍경(90)

“대량살상 무기인 미사일이 익숙한 만화캐릭터의 얼굴을 하고 어딘가로 날아간다. 이것은 전쟁을 매스컴과 컴퓨터 모니터로만 접해온 나에게 위협적인 이미지임과 동시에 가볍게 즐길 수 있는 픽션쯤으로 여겨진다. 한국 실정에서 전쟁은 내일이라도 현실이 될 수 있는 상황이지만 내 작업 속 미키마우스의 얼굴을 가진 미사일은 나에게 또 다른 전쟁을 생각하게 한다.” - 작가의 생각



TV에서 옛날 코미디 프로그램을 보다보면 추억은 넘치겠지만, 좀처럼 웃음이 터지지는 않는다. 예전에 비해 유머 감각이 달라졌다기보다 현대인이 많이 똑똑해졌다고 보는 편이 맞다. 감각의 굳은살로 둘러싸인 현대인은 예전처럼 파안대소 한번에도 관대하지 않다. 그래서인지 최근 각광받는 코미디언의 성향을 보면 시공간을 초월하는 말과 행동으로 터무니없은 상황을 연출하는 이들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예전처럼 재치와 순발력 정도로 사람들을 웃기기 힘들어졌다.

현대 미술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잘 그리고 잘 만들기만 하면 인정받는 시대는 벌써 지났고, 지극히 똑 부러지게 ‘개별적’인 작업을 해야 인정받는다. 남과 달라도 확실히 달라야 한다는 것이다.

사실 현대미술의 낯설기 경쟁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그런데, 그동안 낯설기의 결과는 난해함, 불편함, 겁주기, 무관심 등 부정적인 방향으로 대부분 치우쳐, 소수 예술가만이 ‘새롭고 본질적인 충격’을 보여주는데 성공해 왔다. 확률적으로 쉽지 않은 게임이다. 그래서인지 지금도 알게 모르게 남의 작품을 모방해, 단기적 눈가림에 안착하는 작가들이 많은 것 같다. 모 유명한 영화감독은 틈나는 대로 고전 영화를 열심히 본다고 한다. 이유인즉, 자신이 준비하고 있는 신작이 기존 영화와 비슷해 행여나 표절시비에 걸리지 않기 위해서라고 한다. 평생의 노력이 한순간의 조롱으로 사라지지 않기 위해 훌륭한 예술가는 많은 땀을 흘린다. 낯설기의 부작용이 두려워 안전빵으로 살아가는 모방 작가가 아니라면 말이다. 권경환은 낯설기에 탁월한 재능이 있는 작가임이 틀림없다. 그 낯설기가 그만의 고유한 철학과 충분한 자본으로 버무려진다면 큰 예술가가 되리라 예상한다.<- 권경환 작가는 올해 12월 원앤제이갤러리에서 3번째 개인전을 가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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