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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5)손준호 / 합성사진이 흉내 낼 수 없는 비현실감

강철

얼굴 있는 풍경(85)

“누구나 종종 현실 도피를 꿈꾸곤 한다. 내가 그려내는 작업 속 세상이 현실이며, 진실한 화자는 현실에서 사는 내가 아닌 ‘꿈꾸는 현실’ 속 ‘나’가 진짜라고 생각한다. 사회라는 울타리 안에서 살아가기 위해, 감추고 속이고 연기하는 ‘나’를 진실되다 할 순 없다. 자유 상실과 틀에 박힌 삶에 대한 고찰을 ‘일탈’을 통해 자신의 자아를 찾을 수 있지 않을까 한다. 현실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작가적 욕망을 하나의 캐릭터를 통해 보여준다. 사진 안에 등장하는 그녀는 어디서 본 듯하면서도 기억해 낼 수 없는 모호함을 가진다. 이러한 판타지를 가능하게 하는 것은 일상의 작은 틈이다. 개인적인 경험과 기억을 바탕으로 한 것이며, 구체적이지 않는 무의식의 몽롱한 세계로 인도한다. 이러한 흥미로운 순간에 상상의 친구들과 이야기를 만들어 경험한 ‘시각적 환영’을 작업 안에서 구체화시킨다. 일상의 모습에서 일탈된 상상적 이미지를 꿈꾸며, 마음이나 이야기 속에 존재하는 실제가 아닌, 생각으로 그려낸 상상의 풍경을 떠올린다. 진실 된 세상이 아닌 동화 속 세상에서 사는 것을 꿈꾼다. 어쩌면 나 자신의 파인더에서 흩어져 버린 구름까지도 드래그(drag) 할 수 있는 세상을 꿈꾸고 있는 지도 모르겠다.” - 작가의 생각



지나친 성형수술의 미모가 쉬이 물리듯, 어설픈 합성사진은 예술 작품이 되기 힘들다. 손준호 작가는 합성 사진이 아닌 스트레이트 사진으로, 인공이 아닌 자연의 무대에서, 단 몇 개의 소품만으로 비현실적 이미지를 만들어낸 놀라운 재능을 지녔다.

비현실적 혼란스러움을 파인더 틀 안에서 단 한 번에 담아내는 반전의 전략이다. 이러한 소재 선택의 탁월한 직관에 비해, 주제에 대한 사무침이 조금 아쉽다. 사진은 그 속에 시간을 담던, 기술을 담던, 자아를 담던, 영원히 기억되는 작품은 그 내면에 작가 고유의 철학이 깊이 담겨있다

- 손준호 작가는 10월 두 번째 개인전을 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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