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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이민혁 / 뻔한 주제, 뻔하지 않은 묘법

강철

얼굴 있는 풍경(75)

“나의 그림은 도시의 속도와 그 속에서 부유하듯 떠다니는 사람들을 그린다. 이 도시풍경들은 ‘사람이 없는 풍경’과 ‘사람이 있는 풍경’ 두 가지로 나눠진다. 도시의 속도를 빠른 붓질로 표현하려 했고 그 속도에 대비되는 멈춤은 그림을 바라보는 자신이고 행하는 나였다. 나와 도시와의 관계는 이렇듯 많은 속도의 차이가 있었으며 같은 속도로 갈수 없는 대상이었다. 흘러가는 사람들의 형상은 허무적인 속성들이 내재되어 흘러가고 떠다니는 사람들의 모습이다. 그 모습들은 서로의 깊은 관계를 부정하고 의미 없이 스치고 지날 뿐이며 어떠한 기대치도 가지지 않고 흘러가는 도시 속 소품들이다. 도시의 정해진 틀과 흐름 속에 배치되고 그 환경에 의해 삶의 방향이 결정되어 버리는 주체성을 상실한 나약한 존재들이다. 최근의 한강작업은 다소 주제의식이 강한 작업이다. 한강을 빗대어 표현된 세상의 부조리와 은폐된 진실, 누구나 판단할 수 있는 보편적인 옳고 그름. 굳이, 나 자신이 반응하려 의식하지 않아도 작품에 드러날 수밖에 없는 질퍽한 현실들에 의한 작업이다.”
- 작가의 생각



도시를 저주하며 귀농을 서두르는 이들이 해마다 늘어난다 해도, 이 시각 현재 도시는 몰려드는 사람들로 몸살을 앓고 있다. 도시에서 원하는 것을 충분히 이루지 못하면 좌절을 맛보기 마련인데, 그 패배감은 극소수의 승자를 제외하곤 대부분 경험하기 마련이다. 비교의 유혹과 우위의 욕망이 멈추지 않는 한 스스로의 가치는 낮을 수밖에 없다. 도시에 살면서 누구나 겪게 되는 이 뻔한 주제를 이민혁 작가는 뻔하지 않게 그려내고 있다. 조수를 두지 않고 언제나 혼자 하는 그의 작업 방식은 쓸데없는 고집이 아니라 그만의 주관적 붓질을 아무도 대신 해줄 수 없기 때문이다. 윤택한 문명의 혜택을 누리게 된 오늘날, 현대인의 자아가 너무도 강해져 좌절의 몸살 또한 세다. 그래서 이민혁 작가의 주제는 비단 중장년층 뿐 아니라 청년층에게도 호소력이 있다. 역사적으로 문명과 도시와 인간은 불가분의 관계이다. 우리가 살고 있는 이 도시가 살아 있는 한. 그의 작품은 매번 또렷하게 다가올 것이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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