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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김들내 / 세상에는 두 종류의 일기가 있다

강철

'내 그림은 그림일기이다. 나는 그렇다. 그때그때 내가 처한 상황과 느끼는 감정들을 그림일기처럼 그린다. '자라는 인형'이란 제목으로 전시를 했던 적이 있다. 그 당시 나는 그동안 오랫동안 길들어져온 나의 모습을 한 꺼풀 벗겨내려고 발버둥을 치던 때였다. 좀더 성숙해지고 싶었고, 좀더 자유로워지고 싶었지만 그러기가 참 힘들었다. 그때 나는 내가 인형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나와 인형을 섞어서 만든 자화상일 뿐이다. 나는 작품성에 크게 집착하지 않는다. 그날그날 행복하게 살고 싶고 그런 맘을 그리고 싶다.' -작가의 생각




<급여를 받고 철저하게 베껴내는 영화관의 간판도 극장마다 모두 다릅니다. 이렇듯 타인을 완벽히 겨냥한 그림에서도 나는 들통나기 마련입니다. 하물며 김들내는 자신의 그림을 일기에까지 비유하며, 그림의 객체와 주체를 100% 자기 자신에게 한정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일기 고유의 속성인 비밀과 보안이 상실하고 번번이 공개되니, 김들내의 일기는 다른 사람이 봐도 상관없는 숙제검사용 일기인 것입니다.결국 김들내의 일기는 백일장의 그림처럼 정기적으로 바깥 나들이를 하지만 결과적으로 일기라는 형식을 취함으로서 개인적 관심 집중이라는 첫 목표에는 꽤 성공적입니다. 하지만 그럴수록 심상치 않은 분위기와 결코 쉬어 보이지 않은 그림에 걸맞은 구체적인 글을 사람들은 기대할 것입니다. 작품 속에 나타난 섬세한 슬픔과 두려움을 그럴싸한 이야기를 또박또박 들려달라면, 충분치 못하더라도 진짜일기를 보여달라면, 창작의 영역을 범하는 것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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